사건
2021재고정1 낙태
피고인
H (개명전 A)
검사
장진성(기소), 전종택(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운율
담당변호사 안소현
판결선고
2021. 4. 16.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B과 2013. 가을 무렵부터 연인관계로 지내던 중 2013. 12.경 B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자, 태아를 낙태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4. 1. 3.경 서울 은평구 C에 있는 D병원에서 성명불상의 여자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임신 5주인 태아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낙태수술을 받아 태아를 낙태하였다.
2. 판단
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은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변형된 형태이지만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해당한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4도7111 판결, 헌법재판소 2004. 5. 27. 선고 2003헌가1, 2004헌가4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그리고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본문은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그 조항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 경우에 당해 조항을 적용하여 공소가 제기된 피고사건은 범죄로 되지 않은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법원은 그 피고사건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6. 23. 선고 2008도756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도1793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공소제기 후 헌법재판소는, 주문에서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69조 제1항, 제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조항들은 2020.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라는 내용의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다(헌법재판소 2019. 4. 11. 선고 2017헌바127 전원재판부 결정, 이하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이라 한다).
다.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은 형법 제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부분 등에 대한 것으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해당한다. 그런데 헌법 제111조 제1항과 헌법재판소법 제45조 본문(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6항에 의하여 헌법소원을 인용하는 경우에 준용된다)에 의하면 헌법재판소는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만을 심판·결정할 수 있으므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된 이상 그 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 정해진 대로 효력이 상실된다1). 그러므로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의 주문에서 위 법률조항이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되고, 이유 중 결론에서 개정시한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그 다음날부터 이 사건 법률조항이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였더라도,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을 위헌결정으로 보는 이상 이와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11. 6. 23. 선고 2008도756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라. 결국 검사가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적용한 형법 제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부분은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라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 박현이
주석
1) 한편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단서는 해당 법률조항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는 2012. 8. 23. 2010헌바402 사건에서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70조 제1항 중 '조산사'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선고한 바 있으나, 이 사건은 위 결정의 선고일 이후 발생한 것이므로 위 단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