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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10.4.8.선고 2009구합5269 판결
해임처분취소
사건

2009구합5269 해임처분취소

원고

1. 김A (68년생, 여)

2. 양A1 (77년생, 여)

3. 정 A2 (74년생, 여)

4. 한A3 (63년생, 여)

피고

부산광역시 교육감

소송대리인 변호사 진병춘

변론종결

2010. 3. 18.

판결선고

2010. 4. 8.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9. 4. 17. 원고들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은 중, 고등학교에 재임 중인 교사로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라 한다)에 소속되어 있는바,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해임처분을 할 당시 원고들의 소속학교, 직위 및 전교조에서의 활동 경력은 아래 도표 기재와 같다.

나. 원고들은 '통일학교'라는 세미나를 개최하여 김일성 및 북한의 역사를 찬양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2007. 7. 12.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으로 기소되어 2009. 2 13. 부산지방법원 2007고단3769, 3770호로 각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제1심 판결), 이에 피고는 부산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원 일반징계위 원회(이하 '징계위원회'라고 한다)에 원고들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여, 징계위원회는 2009. 4. 9. 원고들이 교육공무원으로서 법령을 준수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국가보안법위반으로 기소 및 유죄 판결을 선고받아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아 같은 법 제78조, 제79조에 의하여 해임 처분을 의결하였다.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09. 4. 17. 원고들에게 해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1 내지 4,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을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헌법 제27조 제4항에 따라 형사피고인은 3심 재판을 거쳐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되므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임에도 원고들에 대한 제1심에서의 유죄 판결만 선고되고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피고가 제1심 판결을 기초로 한 이 사건 처분은 헌법상 무죄추정원칙에 위반된다.

② 제1심에서 일반 형사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교사는 물론이고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교사에 대하여도 선고 후 바로 시·도교육감이 징계를 한 사례가 거의 없고 아직 다른 시·도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에 대한 징계의결도 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피고가 일방적으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유사사건과의 형평성에도 반한다.

③ 원고들은 통일학교 세미나 개최 외에는 직무 수행 과정에서 공무원질서의 기강을 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았고, 이 사건 통일학교 세미나 개최도 교사로서의 직무 수행이 아니고 개인적인 노동조합 활동으로 한 것임에도 원고들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임처분은 징계의 상당성이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들은 제1심의 유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 역시 원고들에게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사실이 인정된다고 보면서 다만 양형에서 원고들의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 김A, 정 A2, 한A3에게 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원고 양A1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2) 제1심 및 항소심 법원에서 인정한 원고들의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사실은 다음과 같다.

가) 원고들은 2003년경부터 전교조 부산지부에서 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해 오던 중 2004년부터 민주노동자 전국회의(이하 ‘전국회의'라 한다) 부산지부에 가입하여 전국회의 부산지부 내 전교조 분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나) 원고들은 전국회의 부산지부의 조직 확대를 꾀하고 전국회의 부산지부 2005년 정책 · 교육선전사업의 주요방법인 '분회 및 분회간 공동사업으로 자체 및 단위 노조의 통일학교와 노동자교실이 실속있게 진행하도록 한다.'라는 방침에 따라 분회인 전교조 부산지부에서 '통일학교'라는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2005. 9. 2. 부산 연제구 연산5동 △ ▲빌딩 4층 소재 전교조 부산지부 위원회 사무실에서 원고들과 전교조 부산지부 위원회 회원인 홍C, 현C1, 조C2 등 총 7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교조 부산지부 ▦위원회 회의”에서 원고들은 '6. 15 시대에 맞는 이북 바로 알기를 통해 조합원 대중의 의식을 높여내고 통일일꾼을 양성하기 위해 통일학교를 개최하자', '이번 강의는 외부강사를 초청하지 말고 우리가 직접 하자'고 제안하는 형식으로 통일학교를 전교조 부산지부 ▦위원회 사업으로 공론화하여 통일학교 일정 · 목표· 내용 · 준비주체 · 조직화대상 · 선전방법 등에 대하여 논의하여, 통일학교를 10월 11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6시에 전교조 부산지부 강당에서 4차례에 걸쳐 제1강(일제시대 이북을 중심으로 한 항일투쟁)을 원고 양A1이, 제2강(해방이후 이북의 현대사)을 원고 한A3이, 제3강(영화를 통해본 이북사회 “자강도 사람들)을 원고 김A가, 제4강(북미핵 대결에서 드러난 이북의 새로운 사상은 무엇인가)을 원고 정A2가 각 강의하기로 하였다.다) 통일학교에서 쓸 자료집을 제작하기 위하여 2005. 9. 말경 원고 한A3은 전교조 부산지부에 보관되어 있던 북한역사서 “현대조선 역사(평양, 사회과학원 력사연구소, 1983)"와 인터넷에서 한호석의 글 “북(조선)의 선군정치와 한(조선)반도의 정세" 등을 검색하여 수집한 후, 자신은 현대조선역사의 해방이후 부분을, 원고 양A1에게는 현대조선역사의 해방이전 부분을, 원고 정A2에게는 인터넷에서 검색한 자료를 각각 건네주고 각자 강의할 내용을 한글 워드로 정리하여 디스켓에 저장토록 한 후, 같은 해 10. 초순경 원고 양A1이 자료집 내용을 최종 취합·정리하여 전교조 부산지부 위원회 예산으로 제작하였다.

라) 통일학교 자료집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제1강 「일제시대의 해방투쟁」 이롱헌 고유수에서 공청 및 반제청년동맹 핵심들로 조선공산주의자들의 첫 혁명적 무장조직인 조선혁명군을 결성하였다.

조선혁명군을 결성한 후 그 대오를 부단히 확대하면서 대원들의 정치사상적 및 군사적 자질을 빨리 높이도록 하였으며 모든 면에서 실천적 경험을 쌓도록 하였다.

조선혁명군은 여러 소조들로 편성되어 각지에 파견되었다.

조선혁명군의 소조들은 만주의 장춘시와 금강관 전투, 하얼빈시의 도리전투, 연길현 도목구전투를 비롯하여 사평가, 공주령, 노원, 안도, 돈화, 임강, 장백의 넓은 지역에서 군사정치활동을 맹렬히 벌였다. (2면) 당시 민족적 및 사회적 모순은 그 어느 때보다도 격화되어 노동자, 농민은 물론 중소기업가, 상인 및 수공업자들과 지식인, 종교인들에 이르기까지 광범한 주민층이 일제의 파쇼정책에 심각한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하여 계급적 입장, 정치적 견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반일운동의 기치 밑에 광범히 단합할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을 조성하였다.

이런 정세 하에 1936년 조국광복회를 창건하였다. 조국광복회는 바로 국제적으로는 인민전선의 일부분이며, 국내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민족해방운동사상에서 처음으로 되는 광범한 반일 민족통일 전선 체였다. (7면)

- 조국광복회 10대 강령

1. 조선민족의 총동원으로 광범한 반일 통일전선을 실현함으로써 강도 일본제국주의자들의 통치를 전복시키고 진정한 조선인민정부를 수립할 것.

2. 조중민족의 친밀한 연합으로써 일본 및 그 추구 ‘만주국'을 전복하고 중국인민들이 자기가 선거한 혁명정부를 창설하여 중국영토 내에 거주하는 조선인의 진정한 자치를실행할것.-중략 (7~8면)

- 드디어 1945년 8월 9일 조선인민혁명군 전체 부대에 조국해방의 최후 공격작전을 개시하는 데 대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장기간의 가열찬 유격투쟁과 조국해방의 대사변을 주동적으로 맞이하기 위한 군정훈련을 통하여 불패의 혁명군대로 자라난 조선인명군의 전체 지휘관들과 대원들은 최후공격전의 첫 순간부터 무비의 용감성과 희생성, 대중적 영웅주의를 발휘하였다. -중략

일제는 패망하고 조선인민은 근 반세기에 걸친 식민지통치기반에서 해방되었다.

15성상에 걸친 조선인민의 영웅적인 항일무장투쟁은 조국정사에 영원히 빛날 불멸의 업적을 쌓아올리고 빛나는 승리를 이룩하였다. (16~17면) 조선인민의 혁명투쟁발전에서 항일무장투쟁은 참으로 커다란 역사적 의의를 가졌다. 그 역사적 의의는 첫째로, 이 투쟁이 우리 인민의 혁명투쟁을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켰으며 민족해방의 역사적 위업을 빛나게 실현하고 새 사회 건설의 넓은 길을 열에 놓았다는데있다.-중략 항일무장투쟁의 역사적 의의는 둘째로, 이 투쟁의 행정과정에서 조선혁명을 앞으로 힘차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주체적 역량이 튼튼히 꾸려졌다는 데 있다.

항일무장투쟁의 불길 속에서 참다운 주체형의 공산주의혁명가들이 자라나고 혁명대오의 주체사상화가 실현됨으로써 주체의 혁명위업을 끝까지 떠메고 나갈 골간부대가 튼튼히 꾸려졌다. (17면)

제2강 「해방이후 이북의 현대사」 김일성은 1945년 8월 20일 군사정치간부들 앞에서 한 연설 《해방된 조국에서의 당, 국가 및 무력 건설에 대하여>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다. 《이북은 무엇보다 먼저 조선혁명을 승리로 확고히 영도할 수 있는 맑스-레닌주의당을 창건해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인민정권을 세움으로써 혁명에서 기본문제인 주권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나라와 인민을 보위하고 혁명의 전취물을 수호할 인민무력을 건설해야 합니다. 당면한 이 3대 과업은 해방된 조국에서 조선혁명을 급속히 발전시키기 위하여 하루도 지체할 수 없는 긴급한 혁명임무로 나서고 있습니다.》 (18쪽) 1945년 10월 14일 평양공설운동장에서는 10만 이상의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평양시 김일성귀국환영대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일제하 '전설적인 항일영웅 김일성 장군이 나온다는 예고에 따라 수많은 인파들이 운집하였다. (18쪽)

- 이어 1945년 10월 10~13일에 평양에서 당 창립대회가 열렸다.

김일성은 대회에서 이북에서의 맑스-레닌주의 당건설과 당의 당면과업에 대하여라는 역사적인 보고를 하였다. (20면) 김일성은 6월 26일 전체 인민들과 인민군장병들을 전쟁승리로 조직동원하기 위하여 《모든 힘을 전쟁의 승리를 위하여》라는 방송연설을 하였다. (35면) 또 이북은 전쟁을 조국해방전쟁이자 조국수호전쟁으로 규정하고, 빠른 복구를 위해 미국의 폭력성을 선전하면서 대중에게 자신감과 전투성을 불어넣었다. 이북은 김일성을 단장으로 하는 대규모 지원사절단을 소련과 중국 등에 보내 경제 기술 원조를 요청했다. (45면) 김일성은 현지지도를 통하여 아래에 깊이 들어가 모든 실태를 세밀히 요해하고 구체적인 지도를 주며 당정책을 끝까지 관철하기 위한 정확한 대책을 제시하여 주는 실제적인 산 모범을 보여주었으며 이 과정에 청산리정신, 청산리방법을 창조하였다. (50면) 공산주의 교양에서는 김일성이 1958년에 발표한 고전적 노작 《공산주의 교양에 대하여》를 비롯한 노작들에서 천명된 방향에 따라 근로자들 속에서 혁명적 세계관을 튼튼히 세우고 계급의식을 높여 그들이 제국주의와 착취계급, 착취제도를 견결히 반대하고 사회주의, 공산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하여 적극 투쟁하도록 하는 데 선차적 관심이 돌려졌다. (55면)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한다는 것은 김일성의 혁명사상, 주체사상을 유일한 지도적 지침으로 하여 혁명을 전진시키며 주체사상에 기초하여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하고 완성해 나간다는 것을 말한다. (62면)

제3강 「북미 핵대결에서 드러난 이북의 새로운 사상은 무엇인가」 북한에서 말하는 선군정치는 ‘군사를 우선시하는 정치’ 또한 ‘군에 의거하여 주체혁명 위업(주체사회주의)을 전진시키는 정치'라고 할 수가 있다. (76면)

- 다음으로, 선군정치라고 함은 ‘군에 의거해서 주체혁명위업을 전진시키는 정치'라고 볼 수가 있다. 군을 혁명의 기둥으로 주력군으로 내세우고 혁명을 전진시키는 정치란 종래의 사회주의 정치에서 전혀 없던 일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창조한 선군정치는 세계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독창적인 정치방식이라고 볼 수가 있다. (76~77면) 이처럼 군력에 의거하여 주체혁명위업을 전진시키는 선군정치는 군대의 결정적 역할에 기초하여 사회의 모든 분야를 부추겨 혁명위업 전반을 추진해 나가는 정치방식인 것이다. 오늘날 북한의 인민군대는 “조국 보위도 사회주의 건설도 우리가 다 맡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어렵고 힘든 건설현장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7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창조한 선군정치는 세계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독창적인 정치방식이라고 볼 수가 있다. (77) 선군정치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가 출현하게 된 목적과 배경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다. 여기서 먼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사상에 기초한 선군정치는 영원한 수령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계승한 주체의 혁명위업을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그를 고수하여 발전 완성해 나가야 한다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79면) 1990년대에 북(조선)이 '고난의 행군'을 하였던 선군정치의 목적은 사회주의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 곧 자주성의 완성이었습니다.

자주성의 완성이라는 보편적 개념을 한(조선)반도의 특수한 상황에서 해석한 개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천명하였던 강성대국 건설입니다.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것은 민족국가의 자주성을 완성하는 것을 뜻합니다. (91면)

마) 2005. 10. 18. 18:00부터 20:00경까지 전교조 부산지부 강당에서 원고들과 전교조 소속 수강교사인 홍C3, 박C4, 현C1, 성C5 등 약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고들은 통일학교를 개최하여 원고 양A1이 강사로 나서 위 통일학교 자료집의 제1강 “일제시대의 해방투쟁” 부분을 읽어주고 의문점에 대해 질의 응답하는 형식으로 강의하고, 위 자료집을 수강교사들에게 배포하였으며, 위와 같은 형식으로 같은 해 10. 25. 18:00부터 20:00경까지 원고 한A3이 위 자료집 제2강 “해방이후 이북의 현대사” 부분을 강의하였고, 같은 해 11. 1. 18:00경부터 20:00경까지 원고 정A2가 위 자료집 제3강 “북미 핵대결에서 드러난 이북의 새로운 사상은 무엇인가" 부분을 강의하였다. 한편 원고 김A는 위 자료집의 내용을 이메일로 저장하여 보관하고 있었다.

3) 원고들은 형사재판 및 이 법원에서의 재판과정에서 통일학교 개최 및 강의, 통일학교 자료집 제작 및 배포사실은 인정하면서, 다만 통일학교 개최는 북한에 동조하거나 북한을 찬양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남북의 서로 다른 역사인식을 비교·토론하여 보자는 취지에서 전교조 자체 행사의 일환으로 한 것이며 이로써 대한민국을 적대하거나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변소하였다.

[인정근거]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징계처분시 유죄의 확정판결 필요 여부

가) 공무원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면 관련된 형사사건이 아직 유죄로 확정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두418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들에 대한 유죄의 제1심 및 항소심 판결 이 선고되었고, 원고들이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여 위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나) 한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통일학교 세미나 개최 사실, ‘현대 조선역사’, ‘북(조선)의 선군정치와 한(조선)반도의 정세 등 북한측 서적 내지 자료를

기초로 한 통일학교 자료집 제작·배포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하에서는 원고들의 이러한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검토하기로 한다.

2) 교육에 대한 헌법의 이념 및 원리

가) 원래 자녀의 양육과 교육은 일차적으로 부모의 천부적인 권리인 동시에 부모에게 부과된 의무이기도 하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권'은 비록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아니 하지만, 이는 모든 인간이 누리는 불가침의 인권으로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10조 및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는 헌법 제37조 제1항에서 나오는 중요한 기본권이다. 다만 근대사회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급진적인 발달과 다원화에 따른 교육수요에 부응할 수 없게 되어 공공의 교육전 문시설에서 교육전문가에 의하여 조직적, 계획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학교라는 것은 그러한 배경 하에서 생겨난 공교육기관이라 할 것으로, 국민이 국가에게 학교에서 자녀의 교육을 맡아 올바른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에 대한 부분을 위임한 것이라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00. 4. 27. 선고 98헌가16, 98헌마429 결정, 1992. 11. 12. 89헌마88 결정 등 참조).

나) 헌법 제3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교육을 받을 권리란, 국민이 위 헌법규정을 근거로 하여 직접 특정한 교육제도나 학교시설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기 보다는 모든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제도를 제공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한 것이다. 즉, 모든 국민에게 저마다의 능력에 따른 교육이 가능하도록 그에 필요한 설비와 제도를 마련해야 할 국가의 과제와 아울러 이를 넘어 사회적·경제적 약자도 능력에 따른 실질적 평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실현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뜻한다(헌법재판소 2000. 4. 27. 선고 98헌가16, 98헌마429 결정 참조).

다) 교육을 받을 권리(이하 ‘수학권'이라 한다)는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하고(헌법 제10조)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데(헌법 제34조 제1항) 필수적인 전제이자 다른 기본권을 의미있게 행사하기 위한 기초이고, 민주국가에서 교육을 통한 국민의 능력과 자질의 향상은 바로 그 나라의 번영과 발전의 토대가 되는 것이므로, 헌법이 교육을 국가의 중요한 과제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며, 헌법 제31조 제2항 내지 제6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 의무교육의 무상,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중립성 보장, 평생교육진흥, 교육제도 및 교육재정, 교원지위법률주의 등은 국민의 수학권의 효율적인 보장을 위한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헌법 제31조 제6항은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을 포함한 교육제도와 그 운영, 교육재정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함으로써 학교교육에 관한 국가의 권한과 책임을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항은 국가에게 학교제도를 통한 교육을 시행하도록 위임하였고, 이로써 국가는 학교제도에 관한 포괄적인 규율권한과 자녀에 대한 학교교육의 책임을 부여받았다. 따라서 국가는 헌법 제31조 제6항에 의하여 모든 학교제도의 조직, 계획, 운영, 감독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 즉, 학교제도에 관한 전반적인 형성권과 규율권을 가지고 있다(헌법재판소 2000. 4. 27. 선고 98헌가16, 98헌마429 결정,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5다25298 판결 등 참조).

라) 그런데 헌법은 국민의 수학권(헌법 제31조 제1항)의 차질없는 실현을 위하여 교육제도와 교육재정 및 교원제도 등 기본적인 사항이 법률에 의하여 시행되어야 할 것을 규정(헌법 제31조 제6항)하는 한편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 정치적 중립성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되어야 할 것을 규정(헌법 제31조 제4항)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넓은 의미의 “교육제도 법률주의"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이 일시적인 특정정치 세력에 의하여 영향을 받거나 집권자의 통치상의 의도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는 것을 예방하고 장래를 전망한 일관성이 있는 교육체계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며 그러한 관점에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통제 하에 두는 것이 가장 온당하다는 의회민주주의 내지 법치주의 이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헌법이 한편으로는 수학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보장하고 다른 한편으로 이를 실현하는 의무와 책임을 국가가 부담하게 하는 교육체계를 교육제도의 근간으로 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1992. 11. 12. 89헌마88 결정 참조).

마) 국가는 헌법으로부터 위와 같은 권한과 의무를 부여받아 구체적인 학교제도를 구성하면서 헌법이 부여한 교육과제를 실질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자원을 교사로 임용하여 교사에게 교육에 대한 실무적인 권한을 위임하였다. 그리하여 교사는 헌법 제31조 제4항에 의하여 교육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그 내용 및 방법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발현할 수 있는 권리, 이른바 수업권을 가지게 되었으나, 이러한 수업권은 자연법적으로는 학부모에게 속하는 자녀에 대한 교육권을 신탁받은 것이고, 실정법상으로는 공교육의 책임이 있은 국가의 위임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수업권은 교사의 개인적 자유가 아니라 학교의 기능과 목적, 이로써 궁극적으로 학생의 이익과 연관된 자유이며 학생의 '학습을 통한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에 봉사하는 자유, 이에 종속적인 자유이며 학생의 기본권을 존중해야 할 의무를 포함하는 자유이다. 따라서 수업권을 내세워 수학권을 침해할 수는 없으며 국민의 수학권의 보장을 위하여 교사의 수업권은 일정범위 내에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업권을 이유로 하여 교사가 무제한적으로 사물에 대한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모든 의견을 학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국민의 수학권 보장 및 국가의 위임에 따른 헌법상 교육이념 수행에 있어서 교사의 수업권은 일정 범위 내에서 제약받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1992. 11. 12. 89헌마88 결정 참조).

바) 한편 여기서의 헌법상 교육이념이라 함은 개인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하에서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을 느끼고 독자적인 인격체로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행동할 수 있는 주체를 육성함에 있다. 따라서 국가의 학교제도 구성에 대한 권한 및 여기에서 파생된 교사의 수업권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되고 따라

서 가치편향적이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고 심지어 이를 파괴하는 내용으로

교육이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3) 헌법 이념 및 원리에서 도출되는 교사의 의무

위에서 살펴본 교육에 대한 헌법의 이념 및 원리에 비추어 볼 때, 교사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배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인 교육에 대한 자율적인 수업권이 인정되고, 수업권 행사에 있어서도 가치중립성을 지켜야 하며, 국가는 교육현장에서 실제로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가 헌법에 부합하는 교육이념과 이를 구체화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입법자의 객관적 의사에 따라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감독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만약 어떠한 교사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회의를 품고 일인독재 하의 공산주의체제를 옹호·찬양하거나 심지어 자유민주주의를 전복하여 공산주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이를 대외적인 언행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존재하고, 그 교사가 교육현장에 있도록 방치한다면, 그 교사는 분명 학생들에게 가치 편향적이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가 되는 방향으로 교육을 할 것이고, 이는 아직 사물의 시비 및 선악을 분별하는데 미숙한 학생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게 되어 헌법과 법률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적 헌법 질서를 교란시킬 우려가 심대하여질 것이 예상된다. 그러한 사태는 헌법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결과로서 방지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위와 같은 교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할 책임이 있고, 그러한 교사가 발생할 경우 그 교사에 대한 징계처분을 해야 하는 것이며, 그렇게 하여 이루어지는 징계처분은 충분히 헌법적으로도 용인되는 적법한 처분이 된다고 할 것이다.

4) 징계사유 해당 여부

위 인정사실 및 그로부터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① 원고들이 통일학교 자료집 제작에서 그 기초로 삼은 '현대조선역사 및 ‘북(조선)의 선군정치와 한(조선)반도의 정세에 기재된 내용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편찬되어 발행된 국사교과서에 기재되어 있는 정사의 내용과는 아주 거리가 먼, 모두 북한 당국이 김일성, 공산당, 주체사상 및 선군정치노선을 일방적으로 찬양 · 동조하는 내용으로

위 서적 내지 자료들은 북한이 그 내용을 왜곡·조작하여 작성한 표현물로서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

② 원고들은 이러한 북한측 서적 내지 자료들에 대한 아무런 비판도 없이 그 내용들을 전부 수용하여 이를 기초로 통일학교 자료집을 제작하고, 이적표현물인 통일학교 자료집을 강의안으로 하여 세미나에서 강의까지 하였다.

③ 원고들의 전교조에서의 활동 경력, ▦위원회에서의 원고들 지위 및 경찰 및 검찰에서의 조사 당시 원고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대하여 반성함이 없이 당당한 태도를 유지한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통일학교 세미나는 전교조 및 그 하부조직인 ▦위원회의 간부급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원고들이 하부 조직원들인 수강교사들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한 이른바 '사상강화강의'에 해당한다.

4) 통일학교 자료집에는 북한이 왜곡 조작한 내용만 기술되어 있을 뿐 이에 대한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역사인식에 대한 기재가 전혀 없는 점, 원고들이 수강교사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대한민국 및 북한에 대한 정사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통일학교 자료집 내용만 전달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의 행위에 남북의 서로 다른 역사인식을 비교 · 토론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북한의 역사, 활동 등을 선전 · 동조하고 이를 정당화하려는 목적 하에서 이루어진 행위로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여 헌법에서 도출되는 교사의 의무를 위배하고 국가보안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이러한 행위는 공무원의 성실의무에 반한다고 할 것이어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5) 징계양정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가) 이 사건 처분이 타 시·도와 비교하여 형평성이 없고, 그 상당성도 없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결국 징계권자인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혹은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주장의 의미로 파악되고, 원고들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처분이 징계양정에 있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나)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위에서 살핀 헌법상 이념 및 원리 등에 비추어 볼 때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학생들을 상대로 국가와 법에 대한 올바른 가치판단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여 헌법상 교육이념을 실현할 의무가 있는 교사의 지위에 있는 원고들이 이에 반하여 오히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고 일인독재의 공산주의체제 사상에 심취하여 이적표현물을 제작하고 개인적으로 가입한 노동조합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 실정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였고, 위반행위의 태양 및 정도를 살펴볼 때 그 심각성 및 비난가능성이 너무나 크고 중대하다.

② 원고들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고, 이 사건 처분의 정당성을 다투는 과정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자신들의 신념을 바꾸거나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적도 없다.

③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원고들과 같은 교사를 교육현장에 그대로 방치할 경우 그 교사에 의하여 학생들에게 이루어질 가치편향적이고 특정이념에 의한 교육으로 인하여 학생들에게 미칠 악영향은 헌법 질서가 용납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게 될 것이고, 이로써 당초 국가에 교육권한을 위임한 국민들의 교사 조직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게 되어 국가교육에 대한 정당성까지 의문시될 것이 자명하므로, 원고들을 교육현장에서 배제함으로서 얻는 공익이 상당히 크다 할 것이다.

④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직장을 잃게 됨으로서 얻게 될 사익의 피해는 분명 원고들에게 회복하기 쉽지 않은 손해에 해당한다고 하겠으나, 원고들을 교육현장에서 배제하여 얻게 되는 공익은 이보다 훨씬 크고 중하며, 자유민주적인 헌법 질서의 수호 및 유지 ·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러한 공익을 지켜야 할 필요성이 요구되는 이상 원고들이 입게 될 손해가 수인한도를 넘는다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그 양정에 있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교육현장에서 헌법상 교육이념을 구현하는데 있어 적정한 처분으로 볼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홍광식

판사유정우

판사남성우

관계 법령

제56조 (성실 의무)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전문개정 2008.3.28]

제78조 (징계 사유)

① 공무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징계 의결을 요구하여야 하고 그 징계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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