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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3도256 판결
[의료법위반·사기(인정된 죄명: 사기방조)][공2003.12.1.(191),2279]
판시사항

[1] 의사가 개설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수를 1개소로 제한하고 있는 의료법 제30조 제2항 제1호 의 취지

[2]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있는 의사가 다른 의사의 명의로 개설된 의료기관에서 자신이 직접 의료행위를 하거나 무자격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주관하에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 중복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의료법 제30조 제2항 제1호 에서 의사가 개설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수를 1개소로 제한하고 있는 법의 취지는, 의사가 의료행위를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장소적 범위 내에서만 의료기관의 개설을 허용함으로써 의사 아닌 자에 의하여 의료기관이 관리되는 것을 그 개설단계에서 미리 방지하기 위한 데에 있다.

[2]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있는 의사가 다른 의사의 명의로 또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그 소속의 직원들을 직접 채용하여 급료를 지급하고 그 영업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을 취하는 등 새로 개설한 의료기관의 경영에 직접 관여한 점만으로는 다른 의사의 면허증을 대여받아 실질적으로 별도의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나, 다른 의사의 명의로 개설된 의료기관에서 자신이 직접 의료행위를 하거나 무자격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주관하에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는 비록 그 개설명의자인 다른 의사가 새로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직접 일부 의료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위 의사로서는 중복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한다.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 1 및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소순무 외 4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의료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제1심 공동피고인은 내과·정신과 전문의, 피고인 1, 피고인 2는 각 정신과 전문의인바, 의료인은 1개소의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994. 3. 12.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501 소재 정남빌딩 3층에서 ' (제1심 공동피고인의 이름 생략) 내과신경과의원'을 개설하여 운영하던 제1심 공동피고인은 1999. 5. 12. 서울 강남구 논현동 1 소재 삼주빌딩 7층 내부 100평 정도에 1억 5,000만 원 정도의 의료기기를 설치하고 의료기관 개설을 준비한 다음,

(1) 제1심 공동피고인과 피고인 1은 공모하여, 1999. 5. 12.부터 2001. 4. 3.까지 사이에 위 삼주빌딩 7층에서, 제1심 공동피고인이 피고인 1에게 월 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제안하고, 피고인 1은 이를 받아들여 제1심 공동피고인이 피고인 1의 의사면허로 의료기관인 '홍박의원'(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홍정신과의원'의 오기로 보인다)을 개설하고,

(2) 제1심 공동피고인과 피고인 2는 공모하여, 2001. 4. 4.부터 같은 해 6. 6.까지 사이에 위 같은 곳에서, 제1심 공동피고인이 피고인 2에게 월급으로 600만 원, 총매출액이 월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수입액의 40%를 지급하기로 제안하고, 피고인 2가 이를 받아들여 제1심 공동피고인이 피고인 2의 의사면허로 의료기관인 '홍박의원'을 개설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설시의 증거를 종합하여, 제1심 공동피고인은 1994. 3. 21. 서울 강남구 신사동 501-1, 5 건물에서 (제1심 공동피고인의 이름 생략) 내과정신과의원을 개설하여 운영하면서 피고인 1에게 월급 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피고인 1의 의사면허로 1999. 5. 12. 서울 강남구 논현동 1 소재 삼주빌딩 7층에 홍정신과의원을 개설한 사실, 제1심 공동피고인은 2000. 4. 25. 위 내과정신과의원과 홍정신과의원의 소재지를 서로 맞바꾸어 이전한 사실, 제1심 공동피고인은 2001. 4. 4. 홍정신과의원을 폐업신고하고 같은 날 피고인 2에게 월급으로 600만 원, 총매출액이 월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수입액의 40%를 지급하기로 하고 피고인 2의 의사면허로 홍정신과의원이 소재하였던 위 신사동 건물에 홍박의원을 개설한 사실, 제1심 공동피고인은 2001. 5. 15. 위 논현동 소재 위 내과정신과의원을 폐업한 사실, 위 신사동 소재 홍박의원은 2001. 6. 7. 피고인 2의 퇴직으로 잠시 폐업되었다가 2001. 6. 15. 제1심 공동피고인이 자신의 의사면허로 다시 신화의원을 개설한 사실, 피고인들은 제1심 공동피고인으로부터 월급 등을 받고 직접 환자를 진료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제1심 공동피고인이 새로 개설된 각 의료기관의 경영에 직접 관여는 하였으나 무자격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주관하에 병원에서 진료 업무를 수행하게 한 것은 아니므로, 제1심 공동피고인은 이미 자신의 명의로 병원을 개설한 의사로서 다시 의료기관을 중복하여 개설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피고인들 역시 위 제1심 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의료기관을 중복하여 개설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의료법 제30조 제2항 제1호 에서 의사가 개설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수를 1개소로 제한하고 있는 법의 취지는, 의사가 의료행위를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장소적 범위 내에서만 의료기관의 개설을 허용함으로써 의사 아닌 자에 의하여 의료기관이 관리되는 것을 그 개설단계에서 미리 방지하기 위한 데에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있는 의사가 다른 의사의 명의로 또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그 소속의 직원들을 직접 채용하여 급료를 지급하고 그 영업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을 취하는 등 새로 개설한 의료기관의 경영에 직접 관여한 점만으로는 다른 의사의 면허증을 대여받아 실질적으로 별도의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나, 다른 의사의 명의로 개설된 의료기관에서 자신이 직접 의료행위를 하거나 무자격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주관하에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는 비록 그 개설명의자인 다른 의사가 새로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직접 일부 의료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위 의사로서는 중복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8. 10. 27. 선고 98도2119 판결 참조).

(2) 피고인 1의 의료법위반의 점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1998. 3.경 위 내과정신과의원에 정신과 담당의사로 취직하여 월 400만 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1주일에 월, 수, 금 3일간 근무하여 오다가 1999. 3.경부터는 1주일에 4일(월, 화, 목, 금)을 근무하는 조건으로 월 500만 원을 지급받았는데, 제1심 공동피고인이 1999. 5. 12. 피고인 1의 면허로 강남구 논현동에 홍정신과의원을 개설한 후에는 제1심 공동피고인은 주로 위 홍정신과의원에서 진료를 하고 환자가 없을 때에는 위 내과정신과의원에서도 진료를 하였으며, 피고인 1은 금요일에만 위 홍정신과의원에서 진료를 하고 나머지는 위 내과정신과의원에서 진료를 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제1심 공동피고인은 이미 자신의 명의로 위 내과정신과의원을 개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1의 명의로 홍정신과의원을 개설한 다음 이를 경영한 데에 그치지 아니하고 자신이 직접 홍정신과의원에서도 의료행위를 한 것이고, 이는 의사가 개설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수를 1개소로 제한하는 위 법 규정에 반하여 중복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제1심 공동피고인이 무자격자를 고용하여 진료업무를 수행하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료기관의 중복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의료법 제30조 제2항 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피고인 2의 의료법위반의 점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자신이 매일 진료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그의 명의로 홍박의원의 개설신고를 하였음을 알 수 있고, 기록상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이 피고인 2의 명의로 개설한 홍박의원에서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제1심 공동피고인은 피고인 2의 명의로 개설한 홍박의원의 영업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을 얻는 등 위 병원의 경영에 관여한 것에 불과할 뿐, 위 의료법의 규정에 반하여 의료기관을 중복개설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이 피고인 2의 의료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의료법 소정의 의료기관 중복개설금지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설시의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 1이 내원한 환자들에게 일반적인 내과진료만 하고 정신과적인 치료를 한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 공동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진료기록부에 정신과적인 치료를 한 것으로 기재한 사실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인 1이 제1심 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진료비 편취의 범행을 한 것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정범인 제1심 공동피고인의 진료비 편취범행을 용이하게 한 방조행위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및 종범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이고, 피고인 1의 유죄 부분에 대한 상고가 이유 없음은 위에서 판단한 바와 같으나,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각 죄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무죄로 인정한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도 위에서 본 무죄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박재윤(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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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2.12.27.선고 2002노1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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