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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5도5403 판결
[공무상표시무효][공2018하,1661]
판시사항

[1] 형법 제140조 제1항 의 공무상표시무효죄 중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압류 기타 강제처분의 표시를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것’의 의미

[2] 집행관이 유체동산을 가압류하면서 이를 채무자에게 보관하도록 하였는데 채무자가 가압류된 유체동산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 그 점유를 이전한 경우, 공무상표시무효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채무자와 양수인이 가압류된 유체동산을 원래 있던 장소에 그대로 두었더라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형법 제140조 제1항 이 정한 공무상표시무효죄 중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압류 기타 강제처분의 표시를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것'이란 손상 또는 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그 표시 자체의 효력을 사실상으로 감쇄 또는 멸각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 표시의 근거인 처분의 법률상 효력까지 상실케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2] 집행관이 유체동산을 가압류하면서 이를 채무자에게 보관하도록 한 경우 그 가압류의 효력은 압류된 물건의 처분행위를 금지하는 효력이 있으므로, 채무자가 가압류된 유체동산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 그 점유를 이전한 경우, 이는 가압류집행이 금지하는 처분행위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압류표시 자체의 효력을 사실상으로 감쇄 또는 멸각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는 채무자와 양수인이 가압류된 유체동산을 원래 있던 장소에 그대로 두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140조 제1항 이 정한 공무상표시무효죄 중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압류 기타 강제처분의 표시를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것'이라 함은 손상 또는 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그 표시 자체의 효력을 사실상으로 감쇄 또는 멸각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 표시의 근거인 처분의 법률상 효력까지 상실케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3도8238 판결 참조).

한편 집행관이 유체동산을 가압류하면서 이를 채무자에게 보관하도록 한 경우 그 가압류의 효력은 압류된 물건의 처분행위를 금지하는 효력이 있으므로 (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도7407 판결 참조), 채무자가 가압류된 유체동산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 그 점유를 이전한 경우, 이는 가압류집행이 금지하는 처분행위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압류표시 자체의 효력을 사실상으로 감쇄 또는 멸각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는 채무자와 양수인이 가압류된 유체동산을 원래 있던 장소에 그대로 두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가압류표시가 부착된 유체동산을 매도하여 가압류표시의 효용을 해하였다.”라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피고인은 공소외인에게 이 사건 점포 내 시설물을 양도할 당시 일부 유체동산들이 가압류되어 있다는 사정을 고지하였고, 그 유체동산들은 법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위 점포 내에 계속 보관될 예정이었다. ② 가압류의 집행은 그 목적물에 대하여 채무자의 매매, 증여 그 밖의 일체의 처분을 금지하는 효력을 생기게 하지만, 이는 채무자의 처분행위를 절대적으로 무효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압류채권자와 처분행위 전에 집행에 참가한 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상대적으로 무효가 될 뿐이므로, 위와 같은 조건하에 피고인이 공소외인에게 가압류목적물을 매도하였다고 하여 강제처분의 효용을 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3. 7. 31. 공소외인에게 가압류결정의 집행에 따라 압류표시가 부착된 유체동산들을 포함한 이 사건 점포 내 시설물 일체를 양도하였고, 2013. 10. 2. 공소외인에게 위 점포의 출입문 열쇠를 넘겨준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이처럼 피고인이 가압류집행으로 압류표시가 부착된 유체동산들을 양도하고 공소외인에게 점포의 열쇠를 넘겨주어 그 점유를 이전한 것은 가압류집행이 금지한 처분행위로서, 압류표시 자체의 효력을 사실상으로 감쇄 또는 멸각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는 가사 위 유체동산들이 이 사건 점포 내에 계속 보관될 예정이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다. 그럼에도 원심이 앞에서 본 이유만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강제처분의 효용을 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가압류된 유체동산의 처분 및 그로 인한 공무상표시무효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범한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상옥 이기택(주심) 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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