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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3도8238 판결
[위계공무집행방해·공무상표시무효][미간행]
판시사항

[1]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진술과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대하여 임의성을 부인하면서 허위의 자백이라고 다투는 경우, 임의성 유무의 판단 방법

[2] 형법 제140조 제1항 의 공무상표시무효죄 중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압류 기타 강제처분의 표시를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것'의 의미

[3] 건물의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채무자가 그 가처분의 집행 취지가 기재된 고시문이 그 가처분 목적물에 부착된 이후 제3자로 하여금 그 건물 중 일부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경우, 공무상표시무효죄의 성립 여부(적극)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지창권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점에 관하여

가. 제1심이 유죄의 증거로 채택한 증거들의 증거능력 등에 관하여 본다.

(1) 피고인이 제1심 법정에서 한 진술의 임의성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 및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의 임의성을 다투면서 그것이 허위자백이라고 다투는 경우,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피고인의 학력, 경력, 직업, 사회적 지위, 지능 정도, 진술의 내용,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그 조서의 형식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위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도70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수사기관 이래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 이르기까지 위 공소사실을 부인하자, 제1심 판사가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법정구속함으로써 피고인이 구속상태에서 열린 제2회 공판기일에서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자백한 사실을 알 수 있으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범 최분식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음에도 피고인이 그 신빙성을 다투며 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데다, 최분식과 피고인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당시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었다고 보여지므로 제1심 판사가 피고인을 구속한 것이 불법 구금이라고 할 수는 없는 점, 피고인이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 자백 진술의 내용, 피고인의 연령·학력과 지능 정도, 공범 최분식의 진술 내용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제1심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한 진술이 제1심 판사의 구속과 변호인의 회유에 못이겨 단지 석방될 목적으로 사실과 다른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자백 진술은 임의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최분식의 검찰에서의 진술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최분식은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 중 세차장 부분을 임차하여 세차장 영업을 하다가 피고인과 정현수 사이의 이 사건 건물 등에 얽힌 송사, 영업부진 등으로 인하여 그 영업을 중단하고 피고인에게 세차장을 반환하였으나 피고인으로부터 시설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한 이순길의 처로서 당시 피고인에 의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믿고 있었던 터여서, 피고인의 부탁 없이 스스로 나서서 집행관에게 원심 판시 거짓말을 할 만한 특별한 동기를 찾아 볼 수 없으므로 비록 최분식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 가운데 다소 일관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 등이 있다 하더라도 최분식의 경찰 및 검찰에서의 진술은 전체적으로 신빙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비록 정현수가 경찰에서 한 진술이 위 공소사실에 대한 직접증거가 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간접증거는 될 수 있다.

나. 위계와 철거집행 불능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

기록에 의하면, 집행관은 이 사건 범행 당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1카기1219호 강제집행정지결정의 존재를 알고서도 이 사건 건물의 철거를 집행하기 위하여 현장에 나왔으나, 최분식 등의 주장에 의하여 철거대상 건물 중 세차장 부분의 점유관계가 불분명하게 된, 예상치 않은 새로운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철거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다음, 그 집행불능조서에 위 점유관계 불분명으로 인하여 집행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유를 먼저 기재하고, 그 다음으로 위 성남지원 2001카기1219호 강제집행정지결정의 주문 내용이 제3자이의의 소에 관한 잠정처분의 주문으로 보기에는 이례적이지만, 집행관으로서는 위 강제집행정지결정의 효력을 따질 권한이 없으므로 위 강제집행정지결정에 따라 집행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기재를 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이 위 강제집행정지결정의 존재를 아는 집행관이 철거 집행을 위하여 현장에 나왔다가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철수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철거가 집행될 수 없었던 주된 이유는 피고인과 최분식의 원심 판시 기망행위 때문이라 할 것이므로 그 위계와 집행불능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고, 집행관이 경정 사유가 있는 정도에 불과한 위 강제집행정지결정의 주문 취지를 오해한 나머지 집행불능사유에 위 강제집행정지결정의 존재를 기재하였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다. 따라서 위와 같은 증거들을 채택하여 이 사건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공무상표시무효의 점에 관하여

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형법 제140조 제1항 규정의 공무상표시무효죄 중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압류 기타 강제처분의 표시를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것'이라 함은 손상 또는 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그 표시 자체의 효력을 사실상으로 감살 또는 멸각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 표시의 근거인 처분의 법률상의 효력까지 상실케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 할 것이다 .

이 사건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채무자인 피고인은 집행관이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가처분을 집행하면서 '채무자는 점유를 타에 이전하거나 또는 점유명의를 변경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등의 집행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고시문을 이 사건 건물에 부착한 이후에 제3자로 하여금 이 사건 건물 중 3층에서 카페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이를 무상으로 사용케 하였다는 것인바,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위 고시문의 효력을 사실상 멸각시키는 행위라 할 것이고, 가족, 고용인 기타 동거자 등 가처분 채무자에게 부수하는 사람을 거주시키는 것과 같이 가처분 채무자가 그 목적물을 사용하는 하나의 태양에 지나지 아니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형법 제140조 제1항 소정의 공무상표시무효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비록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채권자가 가처분이 가지는 당사자항정효로 인하여 가처분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은 제3자를 상대로 본안판결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를 실현할 수 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

변호인이 상고이유에서 내세우고 있는 대법원 1999. 3. 23. 선고 98다59118 판결 은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원심이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피고인의 판시 행위를 위 공무상표시무효죄에 해당한다고 본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판단 누락 등의 주장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건물 중 일부의 점유를 제3자에게 이전하는 행위에 관하여 변호사들에게 전화 문의하여 본 바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기에 이 사건 건물 중 3층을 제3자에게 무상으로 임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자료라며 임대차계약서, 이행각서, 제소전 화해조서까지 제출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은 형법 제16조 소정의 법률의 착오 주장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주장은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2항 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률상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사유에 관한 진술에 해당하므로 원심으로서는 이에 관한 판단을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판단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변호사들에게 전화로 개괄적으로 문의하여 자문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판시 점유이전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믿는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 누락 등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어서 결국 이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유지담(주심) 배기원 김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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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수원지방법원 2003.12.16.선고 2003노2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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