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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11. 23. 선고 2015두37433 판결
[과징금납부명령취소][미간행]
판시사항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제1호 에 정한 가격 결정 등의 합의에 참가한 사업자 일부 및 전부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종료하였다고 보기 위한 요건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유니큰

피고, 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담당변호사 김지홍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고 한다) 제19조 제1항 제1호 에 정한 가격 결정 등의 합의와 그에 터 잡은 실행행위가 있었던 경우에 ‘부당한 공동행위가 종료한 날’은 그 합의에 터 잡은 실행행위가 종료한 날이다. 따라서 합의에 참가한 일부 사업자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종료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자에 대하여 합의에서 탈퇴하였음을 알리는 명시적 내지 묵시적인 의사표시를 하고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담합이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가격 수준으로 인하하는 등 합의에 반하는 행위를 하여야 한다. 또한 합의에 참가한 사업자 전부에 대하여 부당한 공동행위가 종료되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합의에 참가한 사업자들이 명시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각 사업자가 각자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담합이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가격 수준으로 인하하는 등 합의에 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또는 합의에 참가한 사업자들 사이에 반복적인 가격 경쟁 등을 통하여 담합이 사실상 파기되었다고 인정되는 행위가 일정 기간 계속되는 등 합의가 파기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두12774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원고, 동양에코 주식회사(이하 명칭에서 ‘주식회사’는 모두 생략한다), 에코시스템, 이에스티, 케이엠그린, 코엔텍, 인선이엔티(이들을 통칭하여 ‘원고 등’이라고 한다)는 2008. 3. 6.경부터 6. 24.경까지 대표자 모임 및 영업팀장 모임 등을 통하여 2008. 7. 1.부터 적용할 폐석면 매립 ‘기준가격’을 톤(ton)당 25만 원으로 정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공동행위’라고 한다).

나. 원고 등이 합의한 ‘기준가격’은 최종 거래가격이 아니라, 실제 개별거래에서 납품가격이나 판매가격을 결정할 때 참고가 되는 가격이다. 그런데 2008. 7.부터 피고가 이 사건 공동행위의 종기라고 본 2013. 7.까지의 톤당 실제 월평균 가격은 매우 큰 변동 폭을 보였다.

다. 원고 등은 2008. 7.부터 2 내지 3개월 동안은 기준가격에 근접한 가격을 책정하였다. 그러나 2008. 10. 내지 11.부터 이에스티는 217,000원에서 150,000원으로, 케이엠그린은 213,000원에서 155,000원으로 큰 폭으로 폐석면 매립가격을 인하하였고, 이들은 그 후에도 일시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경우도 있으나 대체로 2013. 7.까지 큰 폭으로 인하된 가격상태를 유지하였다.

라. 이에 원고도 점차 폐석면 매립가격을 낮추기 시작하다가, 2009. 11.경 그 이전과 확연히 구분되는 정도인 174,000원으로 가격을 인하하였으며, 그 후로도 2011. 11.까지 약 2년 동안 기준가격에 비하여 상당히 인하된 가격상태를 유지하다가, 2012. 1.부터 2013. 7.까지는 대체로 20만 원 선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은 동양에코와 에코시스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찾아볼 수 있다.

마. 원고 등이 기준가격을 합의한 이후, 신규업체로서 ○○○○개발이 2008. 9.경, △△△△산업이 2009. 3.경 각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폐석면 매립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관한 제보를 접하고 2008. 10.경 1차 현장조사, 2011. 11.경 2차 현장조사를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 등이 이 사건 공동행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바. 원고 등이 합의의 계속적 유지·실행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였다거나, 합의를 준수하지 아니한 사업자들에 대한 제재 조치를 논의·실행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인정할 자료는 기록상 찾아보기 어렵다.

3. 이러한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를 포함한 다수의 사업자들은 적어도 2009. 9. 내지 11. 이후부터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기준가격에 비하여 큰 폭으로 가격을 인하하였고, 각 시기별로 업체별 가격차이 역시 상당히 컸으므로, 원고 등의 이 사건 합의는 적어도 2009. 11.경에 이르러서는 사업자들 사이에 반복적인 가격 경쟁 등을 통하여 사실상 파기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심이 원고가 2009. 11.경 이 사건 공동행위에서 탈퇴하였다고 본 점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이 사건 공동행위가 2009. 11.경 종료되었다는 전제에서 그 이후의 기간에 관한 매출액까지 관련매출액에 포함한 후 이를 기초로 과징금을 산정한 피고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부당한 공동행위 종료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조희대 권순일(주심)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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