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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5. 24. 선고 2013두14863 판결
[명예퇴직수당지급거부처분취소][공2016하,877]
판시사항

[1]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당사자소송의 피고적격 및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없이 당사자소송으로 제기하여야 할 것을 항고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경우, 법원이 취할 조치

[2] 법관이 이미 수령한 명예퇴직수당액이 구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 제4조 [별표 1]에서 정한 정당한 수당액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차액의 지급을 신청한 것에 대하여 법원행정처장이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 위 의사표시를 행정처분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 명예퇴직한 법관이 미지급 명예퇴직수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경우, 소송 형태(=행정소송법의 당사자소송)

[3] 구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에서 법관의 명예퇴직수당액에 대하여 정년 잔여기간만을 기준으로 하지 아니하고 임기 잔여기간을 함께 반영하여 산정하도록 한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한 당사자소송에서는 그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를 피고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 , 제39조 ). 다만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없이 당사자소송으로 제기하여야 할 것을 항고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경우에, 당사자소송으로서의 소송요건을 결하고 있음이 명백하여 당사자소송으로 제기되었더라도 어차피 부적법하게 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법원으로서는 원고가 당사자소송으로 소 변경을 하도록 하여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2]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의 결정과 수당액 산정 등에 관한 구 국가공무원법(2012. 10. 22. 법률 제114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4조의2 제1항 , 제4항 , 구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2011. 1. 31. 대법원규칙 제23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명예퇴직수당규칙’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 제2항 , 제7조 , 제4조 [별표 1]의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명예퇴직수당은 명예퇴직수당 지급신청자 중에서 일정한 심사를 거쳐 피고가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로 결정한 경우에 비로소 지급될 수 있지만,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로 결정된 법관에 대하여 지급할 수당액은 명예퇴직수당규칙 제4조 [별표 1]에 산정 기준이 정해져 있으므로, 위 법관은 위 규정에서 정한 정당한 산정 기준에 따라 산정된 명예퇴직수당액을 수령할 구체적인 권리를 가진다. 따라서 위 법관이 이미 수령한 수당액이 위 규정에서 정한 정당한 명예퇴직수당액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차액의 지급을 신청함에 대하여 법원행정처장이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그 의사표시는 명예퇴직수당액을 형성·확정하는 행정처분이 아니라 공법상의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로서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에 불과하므로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 결국 명예퇴직한 법관이 미지급 명예퇴직수당액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는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 결정 절차를 거쳐 명예퇴직수당규칙에 의하여 확정된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권리로서, 그 지급을 구하는 소송은 행정소송법의 당사자소송에 해당하며, 그 법률관계의 당사자인 국가를 상대로 제기하여야 한다.

[3] 명예퇴직 제도의 재량성, 평등원칙에 관한 일반 법리와 법관의 명예퇴직수당액에 대한 산정 기준, 헌법상의 법관 임기제, 법관의 자진퇴직 및 군복무기간의 근속연수 가산에 따른 결과 등에 관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명예퇴직수당 수급권의 형성에 관한 폭넓은 재량에 기초하여 구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2011. 1. 31. 대법원규칙 제23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5항 본문에서 법관의 명예퇴직수당액에 대하여 정년 잔여기간만을 기준으로 하지 아니하고 임기 잔여기간을 함께 반영하여 산정하도록 한 것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동시에 퇴직하는 법관들을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헌 담당변호사 김우찬 외 1인)

피고, 상고인

법원행정처장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김재방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1)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한 당사자소송에서는 그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를 피고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 , 제39조 ). 다만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없이 당사자소송으로 제기하여야 할 것을 항고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경우에, 당사자소송으로서의 소송요건을 결하고 있음이 명백하여 당사자소송으로 제기되었더라도 어차피 부적법하게 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법원으로서는 원고로 하여금 당사자소송으로 소 변경을 하도록 하여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7다42250 판결 등 참조).

(2) 구 국가공무원법(2012. 10. 22. 법률 제114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가공무원법’이라 한다) 제74조의2 는,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사람이 정년 전에 스스로 퇴직하면 예산의 범위에서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제1항 ), 그 지급대상범위·지급액·지급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 등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제4항 ). 그 위임에 따라 제정된 구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2011. 1. 31. 대법원규칙 제23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명예퇴직수당규칙’이라 한다)에 의하면, 일정한 법관, 일반직공무원 및 기능직공무원으로서 자진퇴직하는 사람이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가 될 수 있는데( 제3조 제1항 ), 피고는 예산상 부득이한 경우에는 그 지급대상 범위를 제한할 수 있으며( 제3조 제2항 ), 제6조 의 규정에 의하여 명예퇴직수당 지급신청서를 받은 때에는 신청기간 경과 후 30일 이내에 이를 심사하고 예산 등을 고려하여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를 결정하며( 제7조 제1항 ),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심사·결정에서 상위직 공무원, 장기근속공무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다( 제7조 제2항 ). 한편 명예퇴직수당규칙 제4조 [별표 1]은 명예퇴직수당지급액에 대하여,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 5년 이내인 경우에는 [퇴직당시 월봉급액의 반액 × 정년 잔여월수]로 하고, 정년 잔여기간이 5년 초과 10년 이내인 경우에는 [퇴직 당시 월봉급액의 반액 × (60 + 정년 잔여월수 - 60 / 2)]로 하되, 정년 잔여월수가 7년(84개월)을 넘지 못하도록 구체적으로 산정 기준을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의 결정과 수당액 산정 등에 관한 관계 법령의 내용과 그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명예퇴직수당은 명예퇴직수당 지급신청자 중에서 일정한 심사를 거쳐 피고가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로 결정한 경우에 비로소 지급될 수 있지만,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로 결정된 법관에 대하여 지급할 수당액은 명예퇴직수당규칙 제4조 [별표 1]에 그 산정 기준이 정해져 있으므로, 위 법관은 위 규정에서 정한 정당한 산정 기준에 따라 산정된 명예퇴직수당액을 수령할 구체적인 권리를 가진다. 따라서 위 법관이 이미 수령한 수당액이 위 규정에서 정한 정당한 명예퇴직수당액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그 차액의 지급을 신청함에 대하여 피고가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했다 하더라도, 그 의사표시는 명예퇴직수당액을 형성·확정하는 행정처분이 아니라 공법상의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로서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 결국 명예퇴직한 법관이 미지급 명예퇴직수당액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는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 결정 절차를 거쳐 명예퇴직수당규칙에 의하여 확정된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권리로서, 그 지급을 구하는 소송은 행정소송법의 당사자소송에 해당하며 (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4두244 판결 등 참조), 그 법률관계의 당사자인 국가를 상대로 제기하여야 한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1991. 3. 법관으로 임용되어 2010. 2. 28. 퇴직하면서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로 결정된 사실, 원고는 그 무렵 잔여 임기가 1년임을 전제로 산정된 명예퇴직수당액 20,703,600원을 수령한 사실, 원고는 2012. 1.경 명예퇴직수당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이 무효여서 정당한 명예퇴직수당액이 153,360,000원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이미 수령한 금액과의 차액(이하 ‘이 사건 차액’이라 한다)에 대한 지급을 구하는 신청을 하였는데, 피고는 2012. 1. 17.경 이 사건 차액을 지급할 수 없다는 내용의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를 한 사실,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통지가 행정처분임을 전제로 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이 사건 통지는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국가를 상대로 이 사건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당사자소송을 제기하였어야 하며, 다만 권리 구제나 소송경제의 측면에 비추어 원고로 하여금 당사자소송으로 소 변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함이 타당하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을 항고소송에서 당사자소송으로 소 변경할 것인지에 대하여 석명권을 적절하게 행사함으로써 적법한 소송형태를 갖추도록 하였어야 한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절차를 취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소송이 항고소송으로서 적법함을 전제로 하여 본안에 관하여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당사자소송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 및 절차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나아가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국가공무원법 제74조의2 제4항 의 위임에 따른 명예퇴직수당규칙 제3조 제1항 은 명예퇴직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법관은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의 법관 및 16호봉 이상인 법관’을 제외한 법관으로서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퇴직일 전 1년 이상의 기간 중 자진퇴직하는 자로 정하고, 제5항 은 “정년 잔여기간의 계산은 법관의 경우에는 정년퇴직일 전에 임기만료일이 먼저 도래하는 경우에는 임기만료일을 정년퇴직일로 본다. 다만, 법관의 경우 그 기간은 7년을 초과할 수 없다.”라고 정하고 있다(이하 명예퇴직수당규칙 제3조 제5항 본문을 ‘이 사건 조항 본문’이라 한다).

이에 따라 명예퇴직수당규칙 제4조 [별표 1]이 정한 산정 기준에 의한 명예퇴직수당액은, 법관의 경우에 퇴직 당시 월봉급액의 반액에 정년 잔여기간 범위 내의 임기 잔여기간에 따라 임기잔여월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곱한 금액으로 산정되며, 임기잔여월수는 7년을 넘지 못한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통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다.

(1) 공무원의 명예퇴직수당제도는 공무원으로 하여금 정년 이전의 퇴직을 유도하여 조직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자 하는 데 그 주된 취지가 있다. 반면에 임기제를 통한 법관의 신분보장은 기본적으로 법관으로 재직하는 동안에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않는 제도 등에 의하여 법관의 신분을 보장한다는 의미이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된 신분을 스스로 포기하고 퇴직하는 법관의 경우 퇴직 당시의 잔여 임기의 장단에 따라 명예퇴직수당이 달리 산정된다 하더라도 이를 헌법상의 법관 임기제의 본질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2) 그렇지만 법관의 연임에 관한 헌법과 관련 법령에 비추어 보면, 법관에게 임기의 만료는 신분보장 기간의 만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탄핵·연임제한 사유의 발생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년까지 법관의 지위를 유지하고 신분도 보장되며, 법관에게는 연임이 반복되어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기대권 내지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법관에게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하면서 그 산정 기준으로 임기의 잔여기간을 정년의 잔여기간에 우선하여 적용함으로써 지급액에 차등을 두는 이 사건 조항 본문은, 정년의 잔여기간이 동일하거나 비슷한 퇴직법관들 사이에 잔여 임기의 장단으로 인하여 연임 심사까지 남은 기간이 짧은 퇴직법관과 장래에 연임 심사를 앞두고 있지 않거나 연임 심사까지 남은 기간이 긴 퇴직법관 사이의 지급액에 차이를 가져오고, 더구나 현역병, 군법무관 및 공익법무관의 복무기간을 근속연수에 합산함에 따라 같은 시기에 퇴직하는 법관들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위와 같은 지급액의 차이를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인 근거 내지 이유가 부족한 반면, 퇴직 시기 내지 재직기간의 합산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기하여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퇴직법관들 사이에 합리적인 근거 없는 차별을 초래함으로써 헌법상의 평등원칙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조항 본문에 따른 명예퇴직수당액의 산정이 적법하다고 인정한 이 사건 통지는 위법하다.

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국가공무원법상 명예퇴직수당은,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이 정년이 되기 전에 공무원 신분을 종료하는 경우에 엄격한 요건 아래 공무원으로서의 특별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데 대해 생활보장을 도모하고 자발적인 명예퇴직을 유도하여 공무원 조직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능률을 향상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민에게 보다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로서, 입법자가 명예퇴직수당 수급권의 구체적인 지급요건·방법·액수 등을 형성함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폭넓은 재량이 허용되며(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다24646 판결 , 헌법재판소 2002. 12. 18. 선고 2001헌바55 전원재판부 결정 , 헌법재판소 2010. 11. 25. 선고 2010헌바9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와 같은 명예퇴직수당 수급권의 형성에 관한 폭넓은 재량은 국가공무원법 제74조의2 제4항 의 위임에 따른 대법원규칙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인정된다.

그리고 헌법 제11조 제1항 에 근거를 둔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을 하고 법을 적용할 때에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2309 판결 , 대법원 2007. 10. 29. 선고 2005두1441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법관이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가 되려면, 명예퇴직수당규칙 제3조 에 따라 ① 20년 이상 근속한 자로서, ②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의 법관 또는 16호봉 이상인 법관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③ 정년퇴직일(임기만료일이 앞서는 경우 임기만료일) 전 1년 이상의 기간 중에 자진퇴직하는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중 근속연수는 법관으로 재직한 기간 이외에도 공무원연금법 제23조 제1 내지 3항 에 의하여 합산되는 법관 임용 전 공무원·군인 등으로 재직한 기간 등에 따라 정해지고, 호봉은 법관의 승급기준에 관한 규칙 제2조 , 제2조의2 에 따라 일정 기간 법관으로 재직하면 단계적으로 상위 호봉으로 승급하도록 정해지며, 잔여 임기는 임용 시점 및 연임 시점과 퇴직 시점에 따라 정해진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 본문은 위 요건을 갖춘 법관의 명예퇴직수당액을 잔여임기월수에 따라 산정함에 따라, 퇴직법관들의 근속연수 및 연령 등 다른 조건이 동일하더라도, 군복무 등의 사정으로 인하여 임용 시점 및 연임 시점이 달라 잔여 임기에 차이가 있으면 이 사건 조항 본문에 의하여 산정된 명예퇴직수당액에 차이가 생긴다.

(3) 그렇지만 이처럼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법관 재직기간 및 임용 전 공무원 근무 또는 군 복무 등 재직기간의 합산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근속연수, 정년, 퇴직 시기에 따른 정년 잔여기간 및 잔여 임기와 같은 다양한 기준이 고려되고 명예퇴직수당 수급권의 형성에 관한 폭넓은 재량의 허용에 비추어 보면,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가 인정되기 위한 여러 기준을 모두 반영하여 명예퇴직수당액을 산정하도록 정하더라도 합리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임기를 제외한 정년 등 다른 기준에 의하여 명예퇴직수당액을 산정한다 하더라도, 동시에 퇴직하는 법관들의 연령 및 임용 시기 등의 차이에 따라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 여부 또는 명예퇴직수당액의 다과 등 일정한 범위에서 차이가 발생함은 불가피하고, 이는 원심이 문제로 삼고 있는 사법연수원을 같은 기수로 수료한 법관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4) 헌법은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도록 정하고( 제103조 ), 이러한 법관의 신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법관의 임기를 10년으로 정하는 한편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년 내에서 연임할 수 있도록 정하며( 제105조 제3항 ), 나아가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하고, 중대한 심신상의 장해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퇴직하게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제106조 ).

이에 따라 구 법원조직법(2011. 7. 18. 법률 제108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 제3항 은 판사의 임기를 10년으로 하면서 임기가 만료된 판사의 연임을 허용하고, 나아가 제45조의2 는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받아 대법원장의 연임발령에 의하여 연임하도록 그 절차를 정하는 한편( 제1항 ), ‘신체 또는 정신상의 장해로 인하여 판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제1호 ),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하여 판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제2호 ), 판사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제3호 )’에는 연임발령에서 제외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헌법은 법관의 임기를 10년으로 정하여, 그 임기 동안 파면·징계처분 및 퇴직을 제한하여 법관이 독립하여 재판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한편, 임기 후에는 헌법법원조직법에서 정한 연임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으로서, 법관의 임기가 정하여져 있는 이상 법관의 임용 시기 및 연임 여부에 따라 잔여 임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명예퇴직의 요건인 자진퇴직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된 신분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으로서, 잔여 임기의 장단은 자진퇴직 여부 및 그 시기에 의하여 결정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법관 퇴직 당시의 잔여 임기의 장단에 따라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가 정하여지고 그 수당액이 달리 산정된다 하더라도 헌법상의 법관 임기제의 본질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또한 이러한 헌법상의 법관 임기 내지 잔여 임기를 반영하여 명예퇴직수당액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이 사건 조항 본문을 가지고 자의적인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퇴직 법관의 정년까지의 잔여기간이 동일하거나 비슷하다는 사유만으로 달리 보기는 어렵다.

(5) 원심은 정년까지의 잔여기간이 유사한 법관들 사이에 현역병 복무기간의 근속연수 합산 제도에 따라 발생하는 차이를 평등원칙에 위반되는 사유로 들고 있다. 그렇지만 현역병 복무기간이 근속연수에 합산됨에 따라 법관 재직기간이 20년에 미달되더라도 명예퇴직수당 대상자로 인정될 수 있다면, 이는 법관 재직기간이 같은 다른 법관에 비하여 명예퇴직수당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더 부여받게 되므로 그 근속연수의 합산이 해당 법관에게 불리하다고만 볼 수 없다. 그뿐 아니라 앞에서 본 것처럼 자진퇴직하는 법관이 스스로 퇴직 시기를 연임 후 등으로 정하여 잔여 임기를 선택함으로써 원심이 들고 있는 불이익을 피할 수 있는 이상, 정년이 유사하다거나 연임 절차가 보장된다는 사유만으로 그와 같은 차이가 자의적이며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원심은 군법무관, 공익법무관으로 복무하여 그 복무기간이 근속연수에 가산됨에 따라 2차로 연임되기 전에 근속연수 20년을 초과하고 임기 종료 1년 전에 퇴직하는 경우와 사법연수원을 같은 기수로 수료하여 바로 임용되고 2차 연임된 후에 잔여 임기를 많이 남기고 퇴직하는 경우를 비교하면, 사법연수원을 같은 기수로 수료한 법관들의 명예퇴직수당액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합리적인 차별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사법연수원을 같은 기수로 수료하였더라도 헌법이 법관 임기제를 정한 이상 법관 임용 시기의 차이에 따라 그 잔여 임기가 달라지고 연임 절차도 달리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리고 늦게 임용된 법관이 퇴직 시기를 2차 연임 후로 선택한다면 그에 앞서 2차 연임된 다른 같은 기수의 법관들에 비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더 장기의 잔여 임기가 인정될 수 있어 오히려 더 유리하므로, 이에 비추어 보면 잔여 임기에 의한 명예퇴직수당액의 산정이 늦게 임용된 법관에게 현저히 불리한 제도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위의 경우에도 잔여 임기 내지는 그에 따른 명예퇴직수당액의 차이는 해당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된 신분을 스스로 포기하고 퇴직하는 시기를 결정함에 따라 발생되는 결과여서, 이를 두고 자의적인 처우로서 형평에 현저히 반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6) 따라서 위에서 살펴본 명예퇴직 제도의 재량성, 평등원칙에 관한 일반 법리와 법관의 명예퇴직수당액에 대한 산정 기준, 헌법상의 법관 임기제, 법관의 자진퇴직 및 군복무기간의 근속연수 가산에 따른 결과 등에 관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명예퇴직수당 수급권의 형성에 관한 폭넓은 재량에 기초하여 이 사건 조항 본문에서 법관의 명예퇴직수당액에 대하여 정년 잔여기간만을 기준으로 하지 아니하고 임기 잔여기간을 함께 반영하여 산정하도록 한 것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동시에 퇴직하는 법관들을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조항 본문이 평등원칙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고, 이에 따라 이루어진 이 사건 거부 통지도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명예퇴직 제도와 평등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조항 본문의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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