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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 2011. 5. 13. 선고 2011노126 판결
[정당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사

박향철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당 △△시 지역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시 지역의 ○○당의 정치 관련 사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고, 2009. 8. 11. ‘ △△아카데미’(이하 ‘ △△아카데미’라 한다)라는 명칭의 사무소에서 당원단합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회의를 개최한 점, 지역위원회 소속 ○○당원들이 위 사무소를 ‘당사무실’이라고 진술하는 점, 위 사무소에 걸려 있는 현수막의 내용이나 위 사무소의 구조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시·도당 하부조직의 운영을 위하여 △△아카데미 사무소를 당원협의회 등의 사무소로 사용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됨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시·도당 하부조직의 운영을 위하여 당원협의회 등의 사무소를 둘 수 없음에도, 피고인은 ○○당 전라북도당 △△시 지역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2008. 5. 6.경부터 △△시 (이하 생략) 소재 △△아카데미 사무실에서, 전화기, 팩스, 컴퓨터, 회의실 등을 설치한 다음 △△ 지역 ○○당 출신 현역 의원들이 모여 ○○당 전라북도당에서 제안하거나 △△ 지역에서 자체 제기한 당원협의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 회의를 하거나 ○○당 전라북도당으로부터 연락을 받으면 이를 당원들에게 전파하는 등으로 위 사무실을 시·도당 하부조직의 운영을 위하여 당원협의회 등의 사무소로 사용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시·도당 하부조직의 운영을 위하여 당원협의회 등의 사무소를 두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은 2008. 4. 9. 실시된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시 선거구에 출마하였다가 낙선하였고, 2008. 5.경부터는 ○○당 소속 △△시 지역위원회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당 당헌 제67조 등에 따르면 지역위원회는 당해 지역 소속 당원협의체이고, 지역위원장은 지역위원회를 대표하고, 지역위원회의 당무를 통할하는 업무 등을 담당하는 지위에 있다.

(나) 피고인은 자신의 비용으로 2008. 5. 6.경 △△시 (이하 생략) 소재 건물의 3층 부분 294.62㎡에 △△아카데미라는 명칭의 사무소를 설치하고, 사무소 운영에 필요한 물적·인적 시설과 ‘농촌사회복지사업 연구 및 시행’을 목적사업으로 정한 △△아카데미의 정관까지 마련하였으나, 현재까지 사단법인 설립을 위한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거나 설립등기를 마치지 않았다(피고인은 2009. 12. 16. 검찰에서, ‘피고인이 사단법인 설립을 위하여 전라북도측과 협의를 하였으나 주무과 선정을 위하여 사단법인의 목적을 명확히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 후 2009. 4.경 재·보궐 선거, 노무현 대통령 서거 정국, 연이은 김대중 대통령 서거 정국, 2009. 10.경 재·보궐 선거에 따른 당 업무로 바빴던 관계로 사단법인 설립 추진 업무가 잠시 중단된 상태’라고 진술하였다).

(다) △△아카데미 사무소에는 △△시 지역위원회 명의로 “MB악법 - 재벌방송 반대! 재벌은행 반대! 휴대폰 도청 안돼! 악법은 막아내고 민생경제는 살리겠습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된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고, 피고인의 비서 역할을 하는 여직원 1명이 상근하는 외에 △△시 지역위원회 소속 상임고문이라는 직책으로 공소외 1이, 민원실장이라는 직책으로 공소외 2가 근무하고 있다. 공소외 2는 △△시 소재 □□□□ 대표자로 2009. 11. 25. 검찰에서 “나는 필요한 일이 있을 때만 △△아카데미 사무소에 나가서 일을 한다. ○○당 행사와 관련한 업무는 내가 주로 맡아서 한다.”고 진술하였으나, 공소외 2가 그동안 ○○당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를 하였는지는 드러난 바 없다.

(라) ○○당 소속 △△시의원 공소외 4, 전라북도의원 공소외 5 등은 검찰에서 “지구당 제도가 폐지되어 당사무소는 따로 없다. △△아카데미 사무소가 당원협의회 사무실로도 사용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마) ○○당은 2009. 8. 13. 전주시청 광장에서 ‘언론악법 원천 무효를 위한 규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는데, 피고인은 위 규탄대회 개최 당일 오전에 △△시 지역 당원단합대회를 개최하여 당원들에게 위 규탄대회 참여를 독려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당원단합대회 준비를 위하여 2009. 8. 11. 17:00경 △△아카데미 사무소에서 ○○당 소속 시·도의원, 공소외 2 등 2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대책회의를 하였고, 그 자리에서 참석한 사람들과 당원단합대회 행사 진행, 비용 부담, 교통편 제공 등과 관련한 논의를 하였다.

(바) 한편, △△아카데미 사무소가 설치된 2008. 5. 6.경부터 현재까지 위 사무소에서 위 (마)항 기재 대책회의 외에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당원협의회에 관한 회의가 개최된 사실이 있는지, 개최되었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의 회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밝혀진 바 없다.

(2)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110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아카데미 사무소는 사단법인으로서의 준비활동 외에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 없는 반면, △△아카데미 사무소에서 △△시 지역위원회 소속 당원들이 근무하고, △△시 지역위원회 명의의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으며, ○○당의 ‘언론악법 원천 무효를 위한 규탄대회’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하여 그전에 대책회의가 개최되었고, ○○당 소속 시·도 의원들 중 일부는 △△아카데미 사무소가 당원협의회 사무소로도 이용되고 있다는 진술하는 등 △△아카데미 사무소가 정당법 제37조 제3항 단서에서 금지하고 있는 ‘당원협의회 등의 사무소’라는 의심이 가지 않는 바는 아니나, 정당법 제37조 제3항 이 본문에서 정당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하여 정당이 지역단위의 당원협의회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도, 단서에서 과거 지구당의 존재로 말미암아 발생하였던 각종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시·도당 하부조직의 운영을 위한 당원협의회 등의 사무소’의 개설을 금지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아카데미 사무소를 ‘시·도당 하부조직의 운영을 위한 당원협의회 등의 사무소’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위 사무소에서 ○○당 전라북도당의 업무보고나 지시전달 등을 위한 정례적인 회의가 개최되거나 상시적인 당원 내지 당비의 관리를 하는 등 실질적으로 정당활동 기타 정당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사무소처럼 이용되어야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지역위원회 위원장인 피고인이 자신의 비용으로 설치, 운영하는 △△아카데미 사무소에서 위 당원단합대회 준비를 위하여 대책회의를 하였거나, 정당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당원협의회의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위 사무소의 인적, 물적 설비를 일부 이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아카데미 사무소가 ‘시·도당 하부조직의 운영을 위한 당원협의회 등의 사무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관용(재판장) 최승준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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