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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다5514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토지에 대한 매매는 현실의 경계와 관계없이 지적공부상 경계와 지적에 따라 확정된 토지를 대상으로 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 매매당사자가 토지의 실제 경계가 지적공부상 경계와 상이한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실제의 경계를 대지의 경계로 알고 매매한 경우, 현실의 경계에 따라 매매목적물을 특정하여 매매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담당변호사 한재철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지적법에 의하여 어떤 토지가 지적공부에 1필지의 토지로 등록되면 그 토지의 소재, 지번, 지목, 지적 및 경계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등록으로서 특정되고 그 소유권의 범위는 현실의 경계와 관계없이 공부상의 경계에 의하여 확정되는 것이어서, 토지에 대한 매매는 매매당사자가 지적공부에 의하여 소유권의 범위가 확정된 토지를 매매할 의사가 아니고 사실상의 경계대로의 토지를 매매할 의사를 가지고 매매한 사실이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현실의 경계와 관계없이 지적공부상의 경계와 지적에 의하여 확정된 토지를 매매의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 대법원 1991. 2. 22. 선고 90다12977 판결 등 참조), 또한 매매당사자가 그 토지의 실제의 경계가 지적공부상의 경계와 상이한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당시 실제의 경계를 대지의 경계로 알고 매매하였다고 해서 매매당사자들이 지적공부상의 경계를 떠나 현실의 경계에 따라 매매목적물을 특정하여 매매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48918, 48925 판결 , 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다71522, 71539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들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원심 별지 1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제1 부동산’이라고 한다)의 아래쪽 경계선에 대하여 원심 별지 2 목록 제10, 13항 기재 각 부동산의 바깥쪽 경계선으로 인식한 나머지 위 각 토지의 위쪽에 있는 각 부동산 중 유자나무가 심어져 있는 토지를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물로 삼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들은 이 사건 제1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에도 측량 등을 통하여 토지의 정확한 경계를 파악하고 있지는 않았다.

② 피고 1의 남편 소외 1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한 달 전쯤 이 사건 매매계약을 중개한 소외 2에게 지적도를 보여 주면서 매매목적물을 설명하였는데, 그 지적도에는 이 사건 제1 부동산 북쪽을 지나는 시멘트 포장 도로(이하 ‘이 사건 도로’라고 한다)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이 사건 도로가 지적도상 어느 위치에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③ 소외 1은 그 당시 소외 2에게 매매목적물에 관하여 “위쪽 소나무가 심어져 있는 지점부터 아래쪽은 유자나무가 심어진 조금 위까지다. 가운데 밭(원심 별지 2 목록 제3 내지 6항 기재 각 부동산을 가리킨다)은 빠지고, 할머니집에서부터 그 밑으로 전체다.”라고 설명하였다.

④ 원고는 소외 2로부터 매매목적물의 위치에 관한 설명을 듣고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매목적물에 관하여 평당 16,500원으로 정하여 3억 8,790만 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제1 부동산의 계약 당시 시가는 117,458,900원이고, 원심 별지 2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제2 부동산’이라고 한다)의 시가는 111,584,400원이다.

⑤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후인 2010. 12.경 자신이 매입한 땅의 경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고흥군청에 문의하였는데, 고흥군청 소속 소외 3은 그 무렵 현장을 방문하여 이 사건 제1 부동산은 이 사건 도로 아래쪽(북쪽)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말을 하여 주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원고는 그 당시까지도 적어도 이 사건 제2 부동산 중 일부가 매매목적물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⑥ 원심 별지 2 목록 제1, 2, 7, 8, 10, 11, 13, 14항 기재 각 부동산에는 계약 당시 유자나무가 바둑판 모양으로 일정하게 식재되어 있었고, 이 사건 제1 부동산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원심 별지 2 목록 제8, 10, 11항 기재 각 부동산에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밭으로 사용되던 원심 별지 2 목록 제3 내지 6항 기재 각 부동산과 묵전으로 보이는 원심 별지 2 목록 제9, 12, 15, 16항 기재 각 부동산에는 유자나무가 식재되어 있지 않았다.

⑦ 한편 소외 4는 2007년경부터 이 사건 매매계약 시까지 소외 1로부터 유자밭을 차임 연 300만 원에 임차하여 유자농사를 지었는데, 이 사건 도로의 아래쪽에 있는 원심 별지 2 목록 제8, 10, 11항 기재 각 부동산 역시 소외 1의 소유로 생각하고 함께 경작하였다. 소외 4는 ‘저수지가 있는 쪽의 유자밭(원심 별지 2 목록 제1, 2, 13, 14항 기재 각 부동산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도 경작하려고 하였으나, 경매로 그 소유권을 잃은 전 소유자 소외 5가 화를 내었고, 소외 1에게 이를 이야기하자, 소외 1도 ‘있는 것, 큰 것이나 잘 관리하라’고 하므로 이 부분 유자나무는 관리하지 않았다.

⑧ 소외 6은 2008년경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제2 부동산 중 일부에 식재되어 있던 비파나무 1,000그루 정도를 대금 300만 원에 매수하였는데, 소외 5가 자신이 비파나무를 가져가겠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소외 6은 소외 1에게 비파나무 대금 중 50만 원을 줄여줄 것을 요청하여 소외 1로부터 이를 돌려받아 소외 5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하였는바, 만약 이 사건 제2 부동산 중 비파나무가 심어져 있던 부분이 타인 소유라는 사실을 소외 1과 소외 6이 알았다면 소외 6은 그 토지소유자에게 비파나무 대금 전부를 지급하였어야지 그 일부만을 위자료로 지급할 것은 아니어서, 소외 1과 소외 6 사이의 위와 같은 거래는 이 사건 제2 부동산 중 비파나무가 심어져 있는 부분도 소외 1의 소유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결국 소외 1은 2008년경 비파나무 대금을 받을 당시에도 여전히 이 사건 제2 부동산 중 비파나무가 심어져 있는 부분을 이 사건 제1 부동산의 일부로서 자신의 소유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⑨ 한편 소외 1은 2011. 1. 3.경 원고로부터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 이 사건 도로 아래의 땅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항의를 받자, 지적도상에는 이 사건 도로 아래에도 매매목적물이 존재한다고 하면서 군청에 있는 지적도가 잘못된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그 후 소외 1과 피고들은 원고와 함께 약 3차례에 걸쳐 군청을 방문하여 지적도를 열람하고 당초 측량이 잘못되었다고 하면서 군청에 항의하였다.

⑩ 소외 7 소유의 부동산은 원심 별지 2 목록 제7항 기재 부동산인데, 소외 2는 제1심에서 ‘집(전남 고흥군 (주소 생략) 지상 주택) 옆에 전이 있는데 소외 7의 소유로 알고 있다’고 증언하였다. 그러나 원심 별지 2 목록 제7항 기재 부동산은 위 주택의 옆이 아니라 뒤쪽에 있고 그 현황도 임야로서 원고가 매수한 원심 별지 1 목록 제1항 기재 토지와 연접되어 유자나무가 식재되어 있는 반면, 위 주택 바로 옆의 원심 별지 2 목록 제9항 기재 토지는 현황이 전이며 유자나무도 식재되어 있지 않는바, 소외 2는 원심 별지 2 목록 제7항과 제9항 기재 각 부동산을 혼동하여 증언한 것으로 보인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건 매매계약에 관한 처분문서로 원고와 피고들이 2010. 10. 22. 작성한 매매계약서에는 이 사건 제1 부동산이 매매목적물로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고, 위 매매목적물 표시는 이 사건 제1 부동산에 관한 등기부등본의 지번, 지목, 면적과 일치한다.

따라서 이 사건 매매계약 당사자인 원고와 피고들이 매매계약서 및 등기부등본에 의하여 지번, 지목, 면적이 특정된 이 사건 제1 부동산을 매매할 의사가 아니고 사실상의 경계대로의 토지를 매매할 의사를 가지고 매매한 사실이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현실의 경계와 관계없이 지적공부상의 경계와 지적에 의하여 확정된 이 사건 제1 부동산을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물로 삼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와 피고들이 이 사건 제1 부동산의 지적공부상의 경계를 모르는 상태에서 이 사건 제2 부동산 중 일부 부동산이 이 사건 제1 부동산의 경계 내에 있는 것으로 알고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해서 원고와 피고들이 지적공부상의 경계를 떠나 현실의 경계에 따라 매매목적물을 특정하여 매매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원심이 근거로 삼고 있는 각 사정들은 원고와 피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물인 이 사건 제1 부동산의 위치 내지 경계를 오인하거나 이에 관한 착오가 있었다는 사정에 불과하여 이러한 사정을 들어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물에 이 사건 제1 부동산과 별개의 부동산으로 위치와 면적이 상이한 원심 별지 2 목록 제1, 2, 7, 8, 10, 11, 13, 14항 기재 각 부동산까지 포함된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그와 같이 볼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를 찾을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물이 매매계약서 및 등기부등본에 의하여 지번, 지목, 면적이 특정된 이 사건 제1 부동산뿐만 아니라 원심 별지 2 목록 제1, 2, 7, 8, 10, 11, 13, 14항 기재 각 부동산까지 포함된다고 인정한 후 그것을 전제로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매매계약 목적물의 특정, 처분문서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조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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