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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3다85448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1] 신기술을 건설공사의 설계에 반영하는 것에 관하여 정한 구 건설기술관리법 시행령 제34조 제4항 의 법적 성질(=행정청에 대한 직무상 훈시규정)

[2]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가 순전히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거나 전체적으로 공공 일반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인 경우, 그 의무를 위반하여 국민에게 가한 손해에 대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소극) 및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가 오로지 공공 일반의 전체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지 판단하는 기준

[3] 공공기관이 구 산업기술혁신 촉진법령에서 정한 인증신제품 구매의무를 위반한 경우, 신제품 인증을 받은 자에 대하여 국가배상법 제2조 가 정한 배상책임이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소극)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길라씨엔아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원규)

피고, 피상고인

대한민국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목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구 건설기술관리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8조 , 구 건설기술관리법 시행령(2010. 12. 13. 대통령령 제225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4조 등의 관련 규정과 신기술 지정제도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신기술을 건설공사의 설계에 반영하는 것에 관하여 정한 구 건설기술관리법 시행령 제34조 제4항 은 행정청에 대한 직무상 훈시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이 사건 신기술을 건설공사의 설계에 반영할 것인지는 피고들의 재량사항이라고 보아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배척한 것은 이러한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건설기술관리법에서 정한 신기술의 설계반영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일반적으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을 행사할 때에는 국민에 대한 손해를 방지하여야 하고, 국민의 안전을 배려하여야 하며, 소속 공무원이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라도 국민 개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법령에서 정한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여 국민에게 손해를 가하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부담한다. 그렇지만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그 근거되는 법령의 규정에 따라 구체적으로 의무를 부여받았더라도, 그것이 국민의 이익과는 관계없이 순전히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거나 또는 국민의 이익과 관련된 것이라도 직접 국민 개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공공 일반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 의무에 위반하였다는 사유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부담하지는 아니한다 ( 대법원 2001. 10. 23. 선고 99다36280 판결 등 참조). 이때 공무원이 준수하여야 할 직무상 의무가 공공 일반의 전체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지 혹은 국민 개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인지는 결국 근거 법령 전체의 기본적인 취지·목적과 그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개별 규정의 구체적 목적·내용 및 그 직무의 성질,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내용·정도 등의 제반 사정을 개별적·구체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55949 판결 ,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6다87798 판결 등 참조).

나. 구 산업기술혁신 촉진법(2011. 5. 24. 법률 제107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산업기술혁신을 촉진하고 산업기술혁신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여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 혁신역량을 높임으로써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제1조 ), 정부는 산업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하여 이를 시행하고, 기업은 산업기술을 개발하고 신속한 사업화를 통하여 산업기술혁신과 산업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며, 대학 및 연구기관은 우수한 산업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산업기술을 개발·제공함으로써 산업기술혁신을 위하여 노력할 책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3조 ). 또한, 정부는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기술 또는 이에 준하는 대체기술을 적용하여 실용화가 완료된 제품 중 경제적·기술적 파급효과가 크고 성능과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신제품으로 인증할 수 있고( 제16조 제1항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기관은 구매하고자 하는 품목에 위 신제품 인증을 받은 제품(이하 ‘인증신제품’이라 한다)이 있는 경우에는 당해 품목의 구매액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 비율 이상을 인증신제품으로 구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7조 제1항 본문).

그리고 구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시행령(2011. 11. 23. 대통령령 제233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서는 산업자원부장관(정부조직법 개정으로 2008. 2. 29. 지식경제부장관으로, 다시 2013. 3. 23. 산업통상자원부장관으로 그 명칭이 변경되었다)의 공공기관에 대한 인증신제품 구매요청( 제23조 ), 인증신제품 의무구매비율( 제24조 ), 공공기관의 산업자원부장관에 대한 인증신제품 구매면제 요청 및 구매면제사유의 제한( 제25조 ), 공공기관의 구매실적 및 구매계획의 제출( 제27조 ) 등 인증신제품 구매촉진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구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및 그 시행령은 신제품 인증을 받은 자가 직접 공공기관에 대하여 인증신제품의 구매를 청구할 수 있는 절차나 공공기관이 일정 비율의 인증신제품 구매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경우의 구체적인 법률효과 및 불복절차 등과 같이, 신제품 인증을 받은 자에 대한 공공기관의 직접적인 구매의무를 인정하거나 그 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해석할 만한 근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이러한 구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및 그 시행령의 목적과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법령이 공공기관에 부과한 인증신제품 구매의무는 기업에 신기술개발제품의 판로를 확보해 줌으로써 산업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국가적 지원책의 하나로 인정된 것으로서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공공 일반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공공기관이 구매의무를 이행한 결과 신제품 인증을 받은 자가 재산상 이익을 얻게 되더라도 이는 반사적 이익에 불과할 뿐 위 법령이 직접적으로 보호하려는 이익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들이 위 법령에서 정한 인증신제품 구매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지는 아니한다 할 것이다.

다. 피고들이 구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및 그 시행령이 정한 인증신제품 구매의무 규정을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이로써 원고에 대하여 국가배상법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이러한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인증신제품 구매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단에 국가배상법 제2조 가 정한 고의, 과실 유무의 판단에 관한 잘못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가정적·부가적 판단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피고들이 인증신제품의 구매의무 규정을 위반하였더라도 원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원심의 판단이 위법하지 아니한 이상, 위 가정적·부가적 판단의 당부는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고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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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수원지방법원 2012.11.1.선고 2011가합8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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