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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9. 24. 선고 2013다200513 판결
[예금][미간행]
판시사항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45조 제2호 단서 (나)목 에 따라 예외적으로 상계가 허용되는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가 지급의 정지,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이 있은 것을 알기 전에 생긴 원인에 의하여 부담한 채무’에서 ‘원인’의 의미

[2] 갑 은행이 을 주식회사와 물품대금 등을 납품업체의 대출금 변제에 충당할 수 있도록 갑 은행에 개설된 지정계좌로 지급하기로 협약을 체결하고, 납품업체 병 주식회사와 여신거래약정을 체결하여 대출을 실행한 다음 위 계좌에 입금된 돈을 대출금 변제에 충당해 왔는데, 을 회사가 병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신청 후에도 위 계좌로 물품대금을 입금하자 갑 은행이 예금반환채무와 대출금 채권의 상계를 주장한 사안에서, 위 상계의 의사표시는 회생절차개시신청이 있음을 알기 전의 원인인 여신거래약정에 따라 부담하게 된 채무에 관한 것이어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45조 제2호 단서 (나)목 에 따라 유효하다고 한 사례

[3] 채권자 또는 제3자의 행위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상 부인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미성포리테크의 관리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담당변호사 김병균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중소기업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익현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145조 제2호 단서 (나)목 은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가 지급의 정지,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이 있은 것을 알기 전에 생긴 원인에 의하여 부담한 채무’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상계를 허용하고 있는바, 여기서의 ‘원인’이란 채권자에게 구체적인 상계의 기대를 발생시킬 정도로 직접적인 것으로서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상계의 담보적 작용에 대한 회생채권자의 신뢰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 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3다61931 판결 ,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2498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1) 엘지전자 주식회사(이하 ‘엘지전자’라 한다)와 피고는 2004. 10. 11. 엘지전자가 납품업체에 지급하는 물품대금 등이 납품업체의 피고에 대한 대출금 변제에 충당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물품대금을 피고에게 개설된 지정계좌로만 지급하기로 하는 네트워크론(Network Loan) 협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엘지전자의 납품업체인 주식회사 미성포리테크(이하 ‘미성포리테크’라 한다)는 위 협약에 기초하여 2005. 3. 피고와 대출한도 7억 원인 여신거래약정(이하 ‘이 사건 대출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대출 약정에 따른 구체적인 대출금액과 관련하여 미성포리테크는 엘지전자가 전자적으로 피고에게 통보한 발주서에 의거하여 개별적으로 대출신청을 하고 피고는 발주금액에 따른 적정한 금액을 대출 실행하기로 약정하였으며, 개별 대출의 각 만기일도 발주서상의 납품기한으로부터 6개월로 정하였다.

(3) 미성포리테크는 피고에게 개설한 이 사건 마이너스통장으로 엘지전자의 물품대금이 입금되면 피고가 별도의 통지 없이 그 물품대금을 이 사건 대출금에 자동으로 충당하는 데 동의하였고, 엘지전자와 미성포리테크는 물품대금 지급계좌를 피고와의 네트워크론 협약에 따라 이 사건 마이너스통장으로 지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엘지전자는 피고의 동의 없이는 미성포리테크에 대한 물품대금 지급방식을 변경할 수 없었고, 미성포리테크도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대출금이 전액 상환될 때까지 엘지전자와의 물품대금 전자결제방법과 결제은행을 변경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다.

(4) 피고는 2010. 3. 엘지전자가 미성포리테크에 대한 물품대금으로 이 사건 마이너스통장에 송금한 금액을 이 사건 대출금 채권에 충당하였다.

(5) 미성포리테크는 2011. 11. 30. 인천지방법원에서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고, 엘지전자는 미성포리테크에 대한 보전처분결정이 난 후인 2011. 12. 8.에도 이 사건 마이너스통장에 이 사건 물품대금 521,330,816원을 입금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원심은, 이 사건 대출 약정은 미성포리테크와 피고 및 엘지전자 사이에서 미성포리테크가 엘지전자에 대한 물품대금을 이 사건 마이너스통장을 통해서만 지급받기로 하는 이체지정의 합의를 포함하고 있고 약정의 내용상 위 합의는 미성포리테크가 임의로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회생절차개시신청 전에 이미 엘지전자가 지급하는 물품대금에 대한 예금반환채무를 부담할 것이 거의 확정적이었기 때문에 이를 수동채권으로 하여 피고의 대출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당한 신뢰를 가졌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물품대금 521,330,816원에 대한 피고의 상계의사표시는 회생절차개시신청이 있었음을 알기 전의 원인인 이 사건 대출 약정에 따라 부담하게 된 채무에 관한 것이어서 법 제145조 제2호 단서 (나)목 에 의하여 유효하고, 그로 인하여 피고의 미성포리테크에 대한 위 금액 상당의 예금반환채무는 미성포리테크의 피고에 대한 대출금반환채무와 대등액에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법 제145조 제2호 단서 (나)목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판결에 이유가 모순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법 제100조 상의 부인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채무자의 행위가 없이 채권자 또는 제3자의 행위만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채권자와 통모하여 가공하였거나 기타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하여 채무자의 행위가 있었던 것과 같이 볼 수 있는 예외적 사유가 있을 때에 한하여 부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76362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엘지전자 등이 이 사건 마이너스통장에 물품대금 등을 입금함에 있어 미성포리테크와 피고가 통모하였다거나 엘지전자 등의 위와 같은 입금행위를 미성포리테크에 의한 채무소멸행위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그 중 엘지전자가 입금한 521,330,816원에 상응하는 대출금채무의 소멸은 회생채무자인 미성포리테크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회생채권자인 피고의 상계 의사표시에 의한 것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대출금채무 소멸행위가 법 제100조 제1항 제2호 에서 정한 부인권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법 제100조 제1항 제2호 제104조 에 관한 법리오해나 이유모순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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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2.12.27.선고 2012나60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