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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24981 판결
[감자대금][공2008하,1118]
판시사항

[1] 주식 임의소각의 효력발생시기

[2] 주식 임의소각의 경우, 주식소각대금채권의 발생시기

[3] 소송 외에서 어음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 어음의 교부가 상계의 효력발생요건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1] 주식의 강제소각의 경우와 달리, 회사가 특정 주식의 소각에 관하여 주주의 동의를 얻고 그 주식을 자기주식으로서 취득하여 소각하는 이른바 주식의 임의소각에 있어서는, 회사가 그 주식을 취득하고 상법 소정의 자본감소의 절차뿐만 아니라 상법 제342조 가 정한 주식실효 절차까지 마친 때에 소각의 효력이 생긴다.

[2] 주식 임의소각의 경우 그 소각의 효력이 상법 제342조 의 주식실효 절차까지 마쳐진 때에 발생한다 하더라도, 주주가 주식소각대금채권을 취득하는 시점은 임의소각의 효력발생시점과 동일한 것은 아니며, 적어도 임의소각에 관한 주주의 동의가 있고 상법 소정의 자본감소의 절차가 마쳐진 때에는 주식소각대금채권이 발생하고, 다만 그때까지 주주로부터 회사에 주권이 교부되지 않은 경우에는 회사는 주주의 주식소각대금청구에 대하여 주권의 교부를 동시이행항변 사유로 주장할 수 있을 뿐이다.

[3] 소송 외에서 어음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에는 어음채무자의 승낙이 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어음의 교부가 필요불가결하고 어음의 교부가 없으면 상계의 효력이 생기지 않으며, 이때 어음의 교부는 상계의 효력발생요건이라 할 것이므로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는 자가 이를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원고, 상고인

정리회사 대우자동차 주식회사의 관리인 소외인의 소송수계인 대우자동차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인만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베스트리드리미티드(코리아)(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임의소각의 효력발생시기 및 이 사건 주식소각대금채권의 발생시기

주식의 강제소각의 경우와 달리, 회사가 특정 주식의 소각에 관하여 주주의 동의를 얻고 그 주식을 자기주식으로서 취득하여 소각하는 이른바 주식의 임의소각에 있어서는, 회사가 그 주식을 취득하고 상법 소정의 자본감소의 절차뿐만 아니라 상법 제342조 가 정한 주식실효 절차까지 마친 때에 소각의 효력이 생기는 것이다 ( 대법원 1992. 4. 14. 선고 90다카2269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임의소각의 경우 그 소각의 효력이 위와 같이 상법 제342조 의 주식실효 절차가 마쳐진 때에 발생한다 하더라도, 주주가 주식소각대금채권을 취득하는 시점은 임의소각의 효력발생시점과 동일한 것은 아니며, 적어도 임의소각에 관한 주주의 동의가 있고 상법 소정의 자본감소의 절차가 마쳐진 때에는 주식소각대금채권이 발생하고, 다만 그때까지 주주로부터 회사에 주권이 교부되지 않은 경우에는 회사는 주주의 주식소각대금청구에 대하여 주권의 교부를 동시이행항변 사유로 주장할 수 있을 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주위적 청구원인 즉, 피고의 유상감자 결의에 의한 이 사건 주식소각은 임의소각으로서 피고가 소각을 위하여 주주로부터 소각대상 주식을 자기주식으로 취득한 후 이를 실효시킨 때에 그 효력이 발생하므로 피고가 소각대상 주식의 취득을 위하여 주권을 교부받은 때{이 사건 주식 1,922,755주 중 1,922,727주에 관하여는 정리회사 대우자동차 주식회사(2000. 11. 30.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었다, 이하 ‘대우자동차’라 한다)가 주권을 피고에게 공탁한 2005. 1. 6., 나머지 28주에 관하여는 피고가 주권을 교부받은 2000. 11. 28.}에 주식소각대금채권이 발생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주식소각은 상법 제343조 제1항 본문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피고가 주권을 교부받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회사채권자 이의기간 만료일 다음날인 2000. 11. 28.에 그 효력이 발생하고 주식소각대금채권 역시 이때 발생한다고 판단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의 이 사건 주식소각은 피고가 소각대상 주식의 주주인 대우자동차의 동의를 얻어 대우자동차로부터 그가 보유하는 이 사건 주식을 자기주식으로 취득하여 소각하는 방법에 의하기로 한 것이므로 임의소각에 해당한다 할 것인바, 이러한 이 사건 주식 임의소각의 효력은 피고가 대우자동차로부터 소각대상 주식을 자기주식으로 취득한 후 상법 제342조 의 주식실효 절차를 마친 때에 발생한다고 보아야 할 것임은 상고이유 제1점의 주장과 같으나, 다만 대우자동차가 주식소각대금채권을 취득한 것은 임의소각의 효력발생시점과는 달리 임의소각에 관한 주주의 동의와 상법 소정의 자본감소 절차의 완료 요건이 갖추어진 회사채권자 이의기간 만료일 다음날인 2000. 11. 28.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주식 임의소각의 효력발생시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나, 원심이 이 사건 주식소각대금채권의 발생시점을 상법 소정의 자본감소 절차가 마쳐진 때로서 회사채권자 이의기간 만료일 다음날인 2000. 11. 28.이라고 본 것은 결론에 있어 옳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어음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의 효력발생요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대우자동차에 대한 회사정리절차에서의 정리채권 신고기간 만료 전인 2000. 12. 27.에 이르러, 대우자동차에게 ‘피고가 대우증권 주식회사로부터 1999. 8. 18. 배서양도받아 소지하고 있던 대우자동차 발행의 약속어음 원금 129억 원과 위 약속어음 만기일인 1999. 8. 27. 이후의 지연이자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대우자동차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주식소각대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통지를 하였고 이 통지가 2000. 12. 28. 원고에게 도달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로써 대우자동차의 이 사건 주식소각대금채권과 피고의 약속어음금 원리금채권은 상계적상 발생일인 2000. 11. 28. 대등액에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소송 외에서 어음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에는 어음채무자의 승낙이 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어음의 교부가 필요불가결하고 어음의 교부가 없으면 상계의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는 것이며 ( 대법원 1976. 4. 27. 선고 75다739 판결 , 대법원 1977. 3. 8. 선고 76다2999 판결 , 대법원 1991. 4. 9. 선고 91다2892 판결 등 참조), 이때 어음의 교부는 상계의 효력발생요건이라 할 것이므로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는 자가 이를 주장ㆍ입증하여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위 2000. 12. 27. 당시 대우자동차에게 상계의 의사표시만 통지하였을 뿐 따로 어음을 교부하지는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이에 관하여 어음채무자인 대우자동차의 승낙이 있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피고의 위 상계는 효력이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상계의 의사표시만으로 피고의 위 상계의 효력이 생겼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어음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효력발생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대우자동차가 2000. 11. 9. 최종부도처리된 것은 회사정리법 제163조 제2호 의 지급정지에 해당하고, 피고가 상계의 수동채권으로 삼은 이 사건 주식소각대금채무는 그 이후인 2000. 11. 28. 발생하였으며, 위 채무 발생 당시 피고는 대우자동차의 지급정지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상계는 정리채권자인 피고가 대우자동차의 지급정지 사실을 알고 대우자동차에 대하여 이 사건 주식소각대금채무를 부담한 때에 해당하여 회사정리법 제163조 제2호 에 의하여 금지된다 할 것이나, 한편 이 사건 주식소각대금채무의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인 피고의 임시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대우자동차의 지급정지일인 위 2000. 11. 9. 이전인 2000. 10. 26.자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고의 이 사건 주식소각대금채무는 피고가 대우자동차의 지급정지가 있은 것을 알기 전에 생긴 원인에 기하여 발생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회사정리법 제163조 제2호 단서 (나)목 의 예외적 상계허용조항에 해당하여 피고의 이 사건 상계권행사는 결국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 역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회사정리법 제163조 제2호 단서 (나)목 의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가 지급의 정지 또는 파산·화의개시·정리절차개시의 신청이 있은 것을 알기 전에 생긴 원인’에 해당하는 법률관계란 채권자에게 구체적인 상계기대를 발생시킬 정도로 직접적인 것이어야 하고, 개별적인 경우에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상계의 담보적 작용에 대한 정리채권자의 신뢰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 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3다61931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의 이 사건 주식소각은 피고가 ‘대우계열 채권금융기관 운영협의회(이하 ‘금융기관협의회’라 한다)’와 체결한 재무구조개선약정의 이행을 위하여 피고 소유였던 서울힐튼호텔의 매각자금으로 주식을 유상소각하겠다는 피고의 요청과 그 소각대금을 금융기관협의회 소속의 채권금융기관들에게 배분ㆍ귀속시키는 것을 전제로 한 금융기관협의회의 승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점, 당초에는 김우중의 소유로서 채권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되었던 피고 발행 주식 3,779,127주를 주식회사 대우에게 증여하도록 한 후 소각하여 그 소각대금으로 주식회사 대우의 채권금융기관에 대한 차입금채무를 변제하기로 금융기관협의회와 피고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졌으나 그 후 금융기관협의회가 이 사건 소각대상 주식을 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 주식회사, 대우전자 주식회사에 각 차입금채무액 비율에 따라 분산증여하고 위 3개 회사의 차입금채무를 담보하는 것으로 변경함에 따라 김우중 소유의 주식이 2000. 9. 21. 위 3개 회사에 증여된 점(그 중 대우자동차에게 증여된 것이 이 사건 1,922,755주이다), 피고는 금융기관협의회로부터 위와 같은 내용을 통지받고 2000. 10. 26. 위 3개 회사가 주주로 참석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 사건 유상감자결의를 하였던 것인 점, 피고는 회사채권자 이의절차가 2000. 11. 27. 종료되고 대우자동차에 대한 회사정리절차가 2000. 11. 30. 개시된 후 대우자동차로부터 이 사건 주식의 소각대금 지급청구를 받고서도 단지 그 지급기한의 연기만을 요청하였을 뿐, 상계권행사에 관한 의향을 전혀 표명하지 않고 있다가, 정리채권신고기간 만료 전인 2000. 12. 27.에 이르러 이 사건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점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위 임시주주총회 당시 대우자동차에 대한 이 사건 주식소각대금채무를 어음금채권으로써 당연히 상계하리라는 구체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위 임시주주총회의 결의가 비록 대우자동차의 지급정지 이전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위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회사정리법 제163조 제2호 단서 (나)목 의 ‘전에 생긴 원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위 임시주주총회에서의 유상감자 결의가 대우자동차의 지급정지 이전에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이 사건 상계가 회사정리법 제163조 제2호 단서 (나)목 의 예외적 상계허용조항에 해당하여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회사정리법 제163조 제2호 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그 결과 위 임시주주총회 결의 당시 피고가 이 사건 상계에 대한 구체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심리를 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 역시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4.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고현철(주심) 김지형 차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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