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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6. 28. 선고 2010도3810 판결
[대통령긴급조치위반·반공법위반][공2013하,1438]
판시사항

[1] 구 반공법 제7조 에서 정한 편의제공죄의 성립요건

[2] 구 반공법 제7조 에서 정한 편의제공죄의 처벌 대상인 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미칠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로 제한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구 반공법(1980. 12. 31. 법률 제3318호로 국가보안법에 통합되어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조 에서 정한 편의제공의 죄는 구 반공법 또는 국가보안법 위반의 죄를 범한 사람이라는 정을 알면서 총포, 탄약, 금품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잠복·회합연락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거나 또는 기타의 방법으로 편의를 제공한 때에 성립하는데, 여기서 편의제공의 상대방이 구 반공법 또는 국가보안법 위반의 죄를 범한 사람이라는 정에 대하여는 확정적 인식까지는 필요 없으나, 적어도 미필적 인식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2]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구 반공법(1980. 12. 31. 법률 제3318호로 국가보안법에 통합되어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내지 국가보안법이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해석원리는 구 반공법 또는 국가보안법 위반의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한 편의제공죄에 대하여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구 반공법 제7조 에서 규정한 편의제공행위 가운데 처벌의 대상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미칠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로 제한하여야 하고, 그와 같은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면 처벌의 대상에서 배제하여야 한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원 담당변호사 박승진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가. 구 반공법(1980. 12. 31. 법률 제3318호로 국가보안법에 통합되어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조 에서 정한 편의제공의 죄는 구 반공법 또는 국가보안법 위반의 죄를 범한 사람이라는 정을 알면서 총포, 탄약, 금품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잠복·회합연락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거나 또는 기타의 방법으로 편의를 제공한 때에 성립하는데, 여기서 편의 제공의 상대방이 구 반공법 또는 국가보안법 위반의 죄를 범한 사람이라는 정에 대하여는 확정적 인식까지는 필요 없으나, 적어도 미필적 인식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편의제공의 죄에 관한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0도6310 판결 참조).

나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구 반공법 내지 국가보안법이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해석원리는 구 반공법 또는 국가보안법 위반의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한 편의제공죄에 대하여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구 반공법 제7조 소정의 편의제공행위 가운데 처벌의 대상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미칠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로 제한하여야 하고, 그와 같은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면 처벌의 대상에서 배제하여야 한다.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당시 피고인은 수사기관의 발표 내용이나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공소외인이 공산계열과 관련되어 있다’는 인식이 결여되어 있고, 그 행위 내용에 있어 공산계열과의 관련성 또는 국가의 안전이나 국민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위태롭게 할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공소사실 기재 피고인의 행위가 구 반공법 제7조 의 ‘편의제공’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달리 구 반공법 위반의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구 반공법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구 반공법 제7조 위반죄의 고의 및 국가의 안전, 국민의 자유에 대한 실질적 위험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으며, 이처럼 원심의 판단과 결론이 정당한 이상, 단순히 범죄의 혐의를 받아 수사대상이 되어 있는 사람도 구 반공법 제7조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이므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한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긴급조치 위반의 점은 그 공소사실에 관하여 적용할 법령인 긴급조치 제4호가 해제 내지 실효되기 이전부터 위헌·무효이어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의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1도263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중 이유 부분에서 면소한다고 판시한 긴급조치 위반 부분은 위 법리에 비추어 무죄라고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나, 제1심이 판결 주문에서 긴급조치 위반의 점에 대하여 따로 면소를 선고하지 않고 1개의 주문으로 이와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구 반공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을 뿐만 아니라, 망 피고인의 상속인들로서는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 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형사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열려 있어( 대법원 2013. 4. 18.자 2011초기689 전원합의체 결정 참조), 제1심이 따로 긴급조치 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으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주심)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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