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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도8467 판결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공2013상,807]
판시사항

[1]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상 프로그램저작권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프로그램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프로그램저작권이 명의신탁된 경우, 제3자의 침해행위에 대한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48조 에서 정한 고소권자(=명의수탁자)

판결요지

[1]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 법률 제9625호 저작권법 부칙 제2조로 폐지)에서 보호하는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하 ‘프로그램’이라 한다)이란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 안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된 창작물을 의미하므로, 프로그램저작권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프로그램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창작적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

[2]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 법률 제9625호 저작권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이하 같다) 제48조 는 ‘프로그램저작권자 또는 프로그램배타적발행권자’ 등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저작권이 명의신탁된 경우 대외적인 관계에서는 명의수탁자만이 프로그램저작권자이므로 제3자의 침해행위에 대한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48조 에서 정한 고소 역시 명의수탁자만이 할 수 있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으뜸 담당변호사 이상건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프로그램저작권 침해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간의 실질적 유사 여부 판단 방법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2009. 4. 22.자 법률 제9625호에 의해 2009. 7. 23.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서 보호하는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하 ‘프로그램’이라 한다)이라 함은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 안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된 창작물을 의미하므로, 프로그램저작권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프로그램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창작적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다10813 판결 등 참조).

나. 리습(LISP) 파일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① 원심 판시 ‘엘콘플랜’ 프로그램과 피고인들이 판매·배포한 원심 판시 ‘InerCAD’ 프로그램의 구성요소 중 리습 파일(파일확장자가 LSP인 파일)은 오토리습(AutoLISP)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된 것으로서 오토캐드(AutoCAD) 프로그램에서 실행되어 오토캐드로 작성되는 건축설계도면 중 기둥이나 문, 창호 등의 부분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파일이고, ② 파일확장자가 DCL인 파일(이하 ‘DCL 파일’이라 한다)은 다이얼로그 컨트롤 랭귀지(Dialog Control Language, DCL)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된 것으로서 리습 파일이 도면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데 필요한 값을 사용자가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대화상자 파일이며, ③ 리습 파일은 그 파일들이 서로 연결되어 일체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리습 파일마다 작성하는 도면이 달라서 작성되는 도면에 따라 해당 리습 파일이 개별적으로 실행되고, ④ 각각의 DCL 파일은 그에 대응하는 각각의 리습 파일과 연결되어 해당 리습 파일과 함께 실행되며, ⑤ ‘엘콘플랜’ 프로그램이나 ‘InerCAD’ 프로그램에서 하나의 리습 파일 또는 하나의 리습 파일 및 그와 연결되어 있는 DCL 파일을 떼어내어 이를 다른 써드파티 프로그램에 삽입하거나 오토캐드(AutoCAD) 프로그램에서 구동시키더라도 별다른 수정 없이 그대로 실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비록 리습 파일과 DCL 파일이 ‘엘콘플랜’ 프로그램이나 ‘InerCAD’ 프로그램의 구성요소라고 하더라도 각각의 리습 파일(DCL 파일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DCL 파일을 포함한 것을 말한다, 이하 같다)은 그 표현형식에 창작성이 인정되는 한 그 자체로도 프로그램저작물성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리습 파일의 복제 여부는 각각의 리습 파일별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구성요소를 이루는 리습 파일들 중 일부 파일과 그에 대응하는 ‘InerCAD’ 프로그램의 리습 파일 간의 유사도가 매우 높은 점이 인정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들은 그러한 리습 파일을 복제·배포함으로써 ‘엘콘플랜’의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그 이유 설시에 부족한 점은 있으나 위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이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2000년에 판매된 ‘InerCAD’ 프로그램과 2007년에 판매된 ‘InerCAD’ 프로그램의 리습 파일들은 이름이 모두 동일하고 일부 파일은 그 내용이 약간 다르기는 하나 실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2000년도 버전의 ‘InerCAD’ 프로그램만을 감정목적물로 삼은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의 감정 결과를 증거로 채택한 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다. 건축설계용 심볼파일 및 그 라이브러리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건축설계용 심볼파일 및 그 라이브러리를 작성한 공소외 1은 검찰 조사에서는 물론 제1심에서도 ‘기존의 다른 유사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던 심볼파일 및 라이브러리를 이용하여 파일명, 크기, 색상 등만을 변형하여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 및 라이브러리를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실제로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들 중 상당 부분은 그 전부터 시중에서 판매되던 다른 유사 프로그램의 심볼파일과 동일·유사하며, 심볼파일은 해당 자재의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 사실,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 라이브러리 역시 종전 다른 유사 프로그램의 심볼파일 라이브러리와 각 폴더의 이름 및 그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된 심볼 유형이 동일·유사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들 중 상당 부분과 심볼 라이브러리는 창작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들을 복제·배포하여 엘콘플랜의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하였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들 중 창작성 있는 부분을 가린 다음, 그 중 창작성이 있는 부분과 피고인들의 ‘InerCAD’ 프로그램 중 그에 대응하는 부분을 비교하여 엘콘플랜 프로그램과 ‘InerCAD’ 프로그램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심볼파일 전부와 그 라이브러리가 모두 창작성이 있음을 전제로 그에 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은 프로그램저작물의 창작성 및 실질적 유사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라. 폰트파일에 관하여

프로그램저작권의 침해는 해당 프로그램의 복제·개작·번역·배포·발행 및 전송에 의하여 성립하는 것인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InerCAD’ 프로그램에 ADHD.SHX, CADKG.SHX, CADSG.SHX 등 세 개의 폰트파일(이하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이라 한다)을 복제하여 이를 배포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설령 ‘InerCAD’ 프로그램에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을 사용하는 기능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의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된다. 따라서 이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공소제기의 적법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48조 는 ‘프로그램저작권자 또는 프로그램배타적발행권자’ 등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저작권이 명의신탁된 경우 대외적인 관계에서는 명의수탁자만이 프로그램저작권자이므로 제3자의 침해행위에 대한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48조 소정의 고소 역시 명의수탁자만이 할 수 있다.

나. 엘콘플랜 및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의 프로그램저작권자

이 사건은 자신이 ‘엘콘플랜’의 프로그램저작권자라고 주장하는 공소외 2의 고소에 따라 공소가 제기된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① 공소외 3 주식회사가 1994. 6. 18. 프로그램 등록을 마친 ‘도편수’의 프로그램저작권은 1999. 6. 30. 고소인 공소외 2에게 양도되고 1999. 8. 18. 공소외 2 앞으로 이전등록까지 마친 사실, ② 한편 당시 공소외 2가 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4 회사’라고만 한다)은 1999년 5월경부터 도편수 프로그램을 ‘엘콘플랜’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판매하여 왔으며 2000. 5. 15. ‘엘콘플랜’ 프로그램에 관하여 ‘작성일자 2000. 4. 30.’, ‘작성자 공소외 4 회사’로 하여 공소외 4 회사 명의로 새로이 프로그램저작권 등록을 마친 사실, ③ 공소외 4 회사는 2004. 5. 11. 공소외 5에게 ‘엘콘플랜’의 프로그램저작권을 양도하고, 2004. 5. 14. 공소외 5 앞으로 프로그램저작권 이전등록까지 마쳐준 사실, ④ 공소사실 기재 프로그램저작권 침해기간에는 물론 현재까지도 프로그램저작권등록부상 엘콘플랜의 프로그램저작권자는 공소외 5인 사실, ⑤ 한편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은 공소외 6이 1992. 8. 15.경 작성하여 1992. 11. 23. 프로그램 등록을 마친 ‘멋진 글’이라는 서체파일 프로그램의 일부인데, ‘멋진 글’의 프로그램저작권은 1999. 7. 30. 공소외 4 회사에 전부 양도되어, 1999. 8. 23. 그 이전등록까지 마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에서 침해대상 프로그램으로 특정된 ‘엘콘플랜(구 명칭: 도편수)’ 프로그램은 도편수 v3.5 프로그램으로서 공소외 4 회사가 2000년경 프로그램 등록을 마친 ‘엘콘플랜 프로그램’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보이고, 공소사실 기재 프로그램저작권 침해기간 당시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프로그램저작권자는 공소외 5이며,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의 프로그램저작권자는 공소외 4 회사이므로, 원심으로서는 공소외 2가 어떠한 권원에 근거하여 이 사건 고소를 한 것인지 등을 심리하여 공소외 2의 고소에 기한 이 사건 공소제기가 적법한 것인지를 살펴보았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공소외 2가 엘콘플랜 및 이 사건 각 폰트파일의 프로그램저작권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제기가 적법한 것으로 단정하고 공소사실의 당부에 관하여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공소제기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리습 파일은 프로그램저작물인 엘콘플랜 프로그램의 구성요소이고, 이 사건은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이 폐지되기 전의 엘콘플랜 프로그램 이용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리습 파일에 관해서는 2009. 4. 22. 법률 제9625호로 개정된 저작권법 부칙 제5조 제2항에 따라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이 적용되는데, 구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5조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 와 달리 업무상 작성된 프로그램은 그것이 기명저작물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모두 법인 등 사용자를 저작자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 저작권법 제9조 를 근거로 리습 파일의 저작권이 공소외 1에게 귀속된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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