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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15660 판결
[손해배상(기)][공2012상,974]
판시사항

[1] 방송보도에서 특정되지 않거나 방송보도와 개별적 연관성이 없는 일반 시청자가 방송보도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경우, 민법 제750조 , 제751조 , 구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1항 에 의해 보호되는 인격권 등 법익이 위법하게 침해되었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일반시청자 갑과 을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방송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이유로 방송사와 제작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갑과 을이 위 방송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방송보도의 내용에서 직간접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거나 방송보도의 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없는 일반 시청자가 당해 방송보도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일반시청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방송보도로 인하여 민법 제750조 , 제751조 , 구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2009. 2. 6. 법률 제94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1항 에 의하여 보호되는 인격권 내지 인격적 이익 등 법익이 위법하게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방송의 자유는 주관적인 자유권으로서의 특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견해의 교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존립·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는 언론의 자유의 실질적 보장에 기여한다는 특성을 함께 가지는 것으로서, 이러한 방송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권력은 물론 사회의 다양한 세력들로부터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은 보장되고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방송법 또는 다른 법률 등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함부로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방송법 제4조 제1항 , 제2항 ). 그런데 방송은 그 속성상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방송보도로 인하여 일반 시청자에게 정신적 고통이 발생하는지 여부와 그 고통의 정도는 당해 시청자의 가치관 내지 세계관 등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임의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성격을 지닌 일반시청자의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방송보도를 한 이에게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다면 방송의 자유를 훼손하고 자유로운 의견형성이나 여론형성에 필수적인 방송의 기능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2] 일반시청자 갑과 을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방송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이유로 방송사와 제작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갑과 을은 일반시청자로서 위 방송에서 지칭 내지 특정되거나 방송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거나 개별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방송으로 인격권이나 재산권이 위법하게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설령 갑과 을이 위 방송으로 불안감, 공포감, 불신감, 분노감을 느꼈거나 다른 사람들과 견해대립으로 불화와 갈등을 겪었거나, 재산적 불이익을 입는 등 정신적 고통을 입었더라도, 방송사와 제작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헌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문화방송 외 2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방송보도의 내용에서 직간접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거나 방송보도의 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없는 일반 시청자가 당해 방송보도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일반시청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방송보도로 인하여 민법 제750조 , 제751조 , 구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2009. 2. 6. 법률 제94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1항 에 의하여 보호되는 인격권 내지 인격적 이익 등의 법익이 위법하게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방송의 자유는 주관적인 자유권으로서의 특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견해의 교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존립·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는 언론의 자유의 실질적 보장에 기여한다는 특성을 함께 가지는 것으로서 (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두13101 판결 참조), 이러한 방송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권력은 물론 사회의 다양한 세력들로부터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은 보장되고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방송법 또는 다른 법률 등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함부로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방송법 제4조 제1항 , 제2항 ). 그런데 방송은 그 속성상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방송보도로 인하여 일반 시청자에게 정신적 고통이 발생하는지 여부와 그 고통의 정도는 당해 시청자의 가치관 내지 세계관 등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임의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성격을 지닌 일반시청자의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방송보도를 한 이에게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다면 방송의 자유를 훼손하고 자유로운 의견형성이나 여론형성에 필수적인 방송의 기능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원심은, 원고들이 그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일반시청자들에 해당하고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방송(이하 ‘이 사건 방송이라고 한다’)에서 지칭 내지 특정되거나 이 사건 방송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거나 개별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므로, 결국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인격권이나 재산권이 위법하게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설사 원고들이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불안감, 공포감, 불신감, 분노감 등을 느꼈거나, 다른 사람들과의 견해대립으로 인하여 불화와 갈등을 겪었거나, 재산적 불이익을 입는 등으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었더라도, 이 사건 방송을 이유로 피고들에게 그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방송으로 원고들의 인격적 이익 등의 법익이 위법하게 침해되었다고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기록상 찾을 수 없는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판단누락의 주장에 대하여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하면 족하고 당사자의 모든 주장이나 공격방어방법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다( 민사소송법 제208조 ). 따라서 법원의 판결에 당사자가 주장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직접적인 판단이 표시되어 있지 아니하였더라도 판결 이유의 전반적인 취지에 비추어 그 주장을 인용하거나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다면 이에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88631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이 이 사건 방송 이후에도 피고들이 이 사건 2차 보도를 강행하고 각종 뉴스 등에서 이 사건 방송을 인용 보도하면서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한 법적·제도적 책임을 외면하는 등의 태도를 보임에 따라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하였음에도 원심이 이에 대하여 구체적·직접적인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음은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정신적 손해는 이 사건 방송이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가 됨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원심은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인격권 등이 위법하게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어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판결이유의 전반적인 취지에는 원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배척하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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