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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다62977 판결
[양수금][공2011하,2559]
판시사항

[1] 인영 부분 등의 진정성립이 인정된 경우, 사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인영 부분 등의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면 ‘완성문서’로서 사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을 추정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갑이 을에게서 을의 병에 대한 채권을 양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현금보관증을 증거로 제출하여 병을 상대로 양수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위 현금보관증이 병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작성되었다고 판단하여 갑의 청구를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사문서의 진정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사문서는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이 있는 때에는 진정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민사소송법 제358조 ), 사문서 작성명의인이 스스로 당해 사문서에 서명·날인·무인하였음을 인정하는 경우, 즉 인영 부분 등의 성립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반증으로 그러한 추정이 번복되는 등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 전체에 관한 진정성립이 추정되고, 인영 부분 등의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문서는 전체가 완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작성명의인이 그러한 서명·날인·무인을 하였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그 당시 문서의 전부 또는 일부가 미완성된 상태에서 서명·날인만을 먼저 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이례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완성문서로서 진정성립의 추정력을 뒤집으려면 그럴만한 합리적인 이유와 이를 뒷받침할 간접반증 등의 증거가 필요하다.

[2] 갑이 을에게서 을의 병에 대한 채권을 양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현금보관증을 증거로 제출하여 병을 상대로 양수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위 현금보관증의 내용에 대하여 갑과 병이 서로 다툴 여지가 있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위 현금보관증이 백지에 병의 서명·날인을 먼저 받는 등의 방법으로 병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작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며, 위 현금보관증이 병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작성되었다고 보아 갑의 청구를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사문서의 진정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원고

원고보조참가인

원고보조참가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중도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웅)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사문서는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이 있는 때에는 진정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민사소송법 제358조 ), 사문서의 작성명의인이 스스로 당해 사문서에 서명·날인·무인하였음을 인정하는 경우, 즉 인영 부분 등의 성립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반증으로 그러한 추정이 번복되는 등의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서 전체에 관한 진정성립이 추정된다고 할 것이고, 인영 부분 등의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문서는 그 전체가 완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작성명의인이 그러한 서명·날인·무인을 하였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며, 그 당시 그 문서의 전부 또는 일부가 미완성된 상태에서 서명·날인만을 먼저 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이례에 속한다고 볼 것이므로 완성문서로서의 진정성립의 추정력을 뒤집으려면 그럴만한 합리적인 이유와 이를 뒷받침할 간접반증 등의 증거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1140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2008. 12. 19. 원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으로부터 참가인의 피고에 대한 2억 원의 용역대금채권을 양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서 갑 제2호증(현금보관증, 이하 ‘이 사건 현금보관증’이라 한다)을 제출함에 대하여,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스스로 이 사건 현금보관증에 서명·날인하였음을 인정하고 있어 이 사건 현금보관증 전체에 관한 진정성립이 추정된다고 할 것이나,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현금보관증이 완성문서로서 진정하게 성립되었다는 추정력을 뒤집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이 사건 현금보관증에 피고의 서명·날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2007. 11. 23. 작성 당시 이 사건 현금보관증에 이미 부동문자로 인쇄된 부분까지 존재함으로써 그 전체가 완성되어 있는 상태였다는 추정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워 이 사건 현금보관증의 진정성립의 추정은 번복된다 할 것이고, 나아가 이 사건 현금보관증이 완성문서로서 진정하게 성립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현금보관증은 원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삼을 수 없으며, 그 밖의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양수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수긍할 수 없다.

원심은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에서 핵심적인 증거인 이 사건 현금보관증이 피고가 백지에 서명·날인하였던 것에 ‘현금보관증’이라는 등의 문언이 사후에 기재되어 작성되었다고 인정하였으나, 우선 그 서명·날인경위에 관한 피고의 주장 자체가 당초 그 서명·날인사실조차 부인하다가 소외인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현금보관증에 서명·날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다가는 다시 백지에 서명·날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일관되어 있지 아니한 데 비하여, 참가인은 일관되게 “피고와 소외인이 참가인에게 참가인의 비용으로 피고와 소외인이 장차 신축·운영할 휴게소와 주유소 및 충전소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허가 등에 관한 용역업무를 수행하여 줄 것을 부탁하면서 나중에 이 사건 사업의 인가를 득하게 되면 용역대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였고, 그 후 위 용역대금을 확정하기 위하여 이 사건 현금보관증을 작성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현금보관증의 작성경위와 이유는 피고의 주장보다는 참가인의 주장에 의하여 보다 설득력 있게 설명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현금보관증은 부동문자로 인쇄된 부분과 피고의 서명·날인 부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외관상으로는 백지에 피고의 서명·날인만을 먼저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부동문자로 인쇄된 부분에 피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업의 용역대금 명목으로 2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용역대금채권을 확정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피고와 소외인이 이 사건 사업을 목적으로 한 법인을 설립하기 전이기 때문에 피고 개인 명의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현금보관증의 기재와 형식이 이례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

아울러, 이 사건 현금보관증의 기재형상과 관련하여 부동문자로 인쇄된 부분과 수기로 기재한 부분이 나누어져 있다거나 수기로 기재한 부분 역시 연필로 기재된 부분과 유성필기구로 기재된 부분이 혼재되어 있다는 점, 이 사건 현금보관증에 첨부된 인감증명서의 발급일자가 이 사건 현금보관증이 작성되기 전이라는 점, 참가인이 이 사건 현금보관증에 기재된 용역대금채권의 변제일부터 약 10개월이 넘도록 용역대금을 청구하지 아니한 점 등을 비롯하여 원심이 설시하고 있는 그 밖의 사정들은 이 사건 현금보관증이 위조되었다는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현금보관증의 내용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가 서로 다툴 여지가 있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원심이 든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현금보관증이 백지에 피고의 서명·날인을 먼저 받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작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현금보관증이 피고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작성되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문서의 진정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박일환 신영철(주심) 박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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