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46647 판결
[구상금등][미간행]
판시사항

[1] 채권자가 수익자와 전득자를 공동피고로 하여 채권자취소의 소를 제기하면서 청구취지를 수익자에 대한 것과 전득자에 대한 것을 분리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사해행위 취소’를 구하는 취지라고만 한 경우, 전득자에 대한 관계에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사해행위를 취소하는 청구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채권자가 수익자들과 전득자들을 공동피고로 하여 사해행위 취소를 제기하면서 청구취지로 채무자와 수익자들 사이의 사해행위인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관한 각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전득자들 명의로 마쳐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구하였다가, 제1심 소송 중 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되어 위 부동산이 매각되자, 청구취지를 변경하여 채무자와 수익자들 사이의 사해행위인 각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전득자들이 임의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은 금원 및 지연이자의 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소장과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 기재된 각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의 내용, 기타 소송의 경과 등에 비추어 위 소에는 전득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사해행위를 취소하는 청구가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이와 달리 위 청구가 없었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평 담당변호사 강철구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전방 주식회사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사소송에서 법원은, 당사자가 청구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판결하지 못하고 그 청구는 청구원인에 의하여 특정되는 것이며( 대법원 1969. 12. 16. 선고 65다2363 판결 등 참조), 청구의 취지는 그 내용 및 범위가 명확히 알아볼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7다5069 판결 등 참조).

한편 채권자가 사해행위의 취소와 함께 수익자 또는 전득자로부터 책임재산의 회복을 명하는 사해행위취소의 판결을 받은 경우 그 취소의 효과는 채권자와 수익자 또는 전득자 사이에만 미치므로,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사해행위의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 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 채무자와 사이에서 그 취소로 인한 법률관계가 형성되거나 취소의 효력이 소급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5다140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채권자가 전득자를 상대로 민법 제406조 제1항 에 의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원상회복을 구하기 위해서는 같은 조 제2항 에서 정한 기간 안에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방법으로 전득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사해행위를 취소하는 청구를 하여야 하나 (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4다17535 판결 등 참조), 채권자가 수익자 및 전득자를 공동피고로 삼아 채권자취소의 소를 제기하면서 청구취지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사해행위 취소청구’를 구하는 취지임을 명시한 이상 전득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사해행위를 취소하는 청구도 이에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취지를 수익자에 대한 청구취지와 전득자에 대한 청구취지로 분리하여 각각 기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취소를 구하는 취지가 수익자에 대한 청구에 한정되는 것으로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2. 원심은, 원고가 당초 이 사건 소제기 당시 전득자인 피고들과 수익자들을 모두 공동피고로 하여 수익자들에 대하여는 사해행위인 각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청구를 하고 전득자인 피고들에 대하여는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청구를 하였다가, 소송진행 중 임의경매절차에서의 매각으로 전득자인 피고들에 대하여 원물반환청구가 불가능하게 되자 수익자들에 대한 사해행위취소 청구부분은 그대로 유지하고 피고들에 대하여는 그 청구취지를 변경하여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원물반환에 갈음하는 가액배상으로 청구를 변경하였으나, 원고가 전득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원상회복 내지 가액반환을 구하기 위해서는 전득자인 피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각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를 청구하여야 함에도 별도로 그 사해행위의 취소를 소구하지 아니한 채 가액반환만을 청구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가액배상청구는 더 나아가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당초 이 사건 소장에서 채무자에 대한 구상금청구와 아울러 수익자들 및 전득자들을 모두 공동피고로 하여 사해행위취소청구의 소를 제기하면서 그 청구취지로 채무자와 수익자들 사이의 사해행위인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각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전득자인 피고들 명의로 경료된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구한 사실, 이후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매각 및 배당절차가 종료되자 원고는 제1심에서 소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변경된 청구취지로 채무자와 수익자들 사이의 사해행위인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각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전득자인 피고들이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은 금원 및 지연이자의 반환을 구한 사실, 이에 제1심은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민사법정이율을 초과하는 지연손해금 청구부분은 이를 기각하였으나 원고의 수익자들 및 전득자들에 대한 이 사건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청구를 모두 인용한 사실, 그런데 원심은 2011. 2. 9. 변론을 재개하면서 원고 소송대리인에게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취지에 사해행위인 근저당권설정계약에 대한 취소부분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으므로 피고들에 대한 청구취지를 피고별로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제1심 공동피고인 수익자들에 대한 청구취지와 전득자인 피고들에 대한 청구취지가 사해행위취소청구와 원상회복청구로 분리된 것인지를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는 취지의 석명준비명령을 보낸 사실, 이에 원고 소송대리인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채무자와 수익자들 사이의 각 근저당권설정계약은 모두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고, 피고들은 사해행위 취소청구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한 것이 아니며 사해행위취소청구와 원상회복청구는 분리할 수 있으므로 전득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한 원상회복청구도 타당하다.”는 내용의 석명준비서면을 제출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 전방 주식회사는 “원상회복청구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한 것이 아니며 사해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항소”라고 반박하는 취지의 준비서면을 제출하자, 원고는 다시 위 피고 회사가 수익자로부터 근저당권을 양도받은 것은 그 사해의사가 발현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는 한편 “이 사건 청구취지는 수익자에 대하여 사해행위취소를 구하고 전득자인 피고들에 대하여는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으로 가액배상을 구하는 것인데, 다만 사해행위취소청구는 채무자의 법률행위에 대한 것이므로 수익자와 전득자를 공동피고로 하여 사해행위취소를 구하더라도 그 청구취지는 동일하므로 중복하여 기재하지 않고 하나의 청구취지로 기재하였을 뿐이다.”는 취지의 준비서면을 제출하여 원심 변론기일에서 이를 구술로 진술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원고 대리인이 원심의 석명준비명령에 따라 제출한 준비서면의 진술을 통하여 주장한 내용 가운데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사해행위에 대한 취소청구 부분이 이미 분리·확정되었다는 취지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후 원고가 곧바로 이를 정정하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피고들 역시 원고가 전득자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취소를 구하지 않았다는 등의 주장을 명백히 다투지도 아니한 점, 그 밖에 원고가 수익자와 전득자를 공동피고로 하여 제출한 이 사건 소장과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 기재된 각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의 내용, 기타 이 사건 소송의 경과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채권자취소의 소에는 전득자인 피고들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사해행위를 취소하는 청구도 당초부터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달리 원심이, 전득자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가 없었다고 단정하고 만 데에는 민사소송에서의 처분권주의 및 청구취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