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수사기관이 고소권자를 증인 또는 피해자로서 신문하였는데, 그 중 범인 처벌을 요구하는 고소권자의 의사표시가 조서에 기재된 경우, 이를 적법한 고소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고소에 필요한 고소능력의 정도(=사실상의 의사능력)
[3] 친고죄에서 적법한 고소가 있었는지가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인지 여부(적극) 및 일죄의 일부에 대한 고소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
[4] 피고인이 간음 목적으로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약취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고소능력 있는 피해자 본인의 구술에 의한 적법한 고소가 있고, 본인의 고소가 취소되지 아니한 이상 친고죄의 공소제기 요건은 여전히 충족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간음 목적 약취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친고죄에서 고소는, 고소권 있는 자가 수사기관에 대하여 범죄사실을 신고하고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로서 서면뿐만 아니라 구술로도 할 수 있고, 다만 구술에 의한 고소를 받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조서를 작성하여야 하지만 그 조서가 독립된 조서일 필요는 없으며, 수사기관이 고소권자를 증인 또는 피해자로서 신문한 경우에 그 진술에 범인의 처벌을 요구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고 그 의사표시가 조서에 기재되면 고소는 적법하다.
[2] 고소를 할 때는 소송행위능력, 즉 고소능력이 있어야 하나, 고소능력은 피해를 입은 사실을 이해하고 고소에 따른 사회생활상의 이해관계를 알아차릴 수 있는 사실상의 의사능력으로 충분하므로, 민법상 행위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도 위와 같은 능력을 갖추었다면 고소능력이 인정된다.
[3] 친고죄에서 적법한 고소가 있었는지는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 되고, 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죄사실 일부에 대한 고소의 효력은 일죄 전부에 대하여 미친다.
[4] 피고인이 간음할 목적으로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범행 당일 02:30경 주차장으로 끌고 간 다음 같은 날 02:40경 다시 부근의 빌딩 2층으로 끌고 가 약취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당시 피해자는 11세 남짓한 초등학교 6학년생으로서 피해입은 사실을 이해하고 고소에 따른 사회생활상의 이해관계를 알아차릴 수 있는 사실상의 의사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경찰에서 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죄사실 중 범행 당일 02:30경의 약취 범행 등을 이유로 피고인을 처벌하여 달라는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여 그 의사표시가 피해자 진술조서에 기재되었으므로, 고소능력 있는 피해자 본인이 고소를 하였다고 보아야 하며, 피고인 제출의 합의서에 피해자 성명이 기재되어 있으나 피해자의 날인은 없고,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인 부(부)의 무인 및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어 있을 뿐이어서 피해자 본인의 고소 취소의 의사표시가 여기에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설령 피해자 법정대리인의 고소는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고소가 취소되지 아니한 이상 친고죄의 공소제기 요건은 여전히 충족된다는 이유로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한 간음 목적 약취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237조 [2] 형사소송법 제223조 [3] 형사소송법 제223조 , 제233조 , 제308조 [4] 형법 제288조 제1항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제4항 , 형사소송법 제223조 , 제232조 제1항 , 제233조 , 제237조 , 제30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66. 1. 31. 선고 65도1089 판결 대법원 1985. 3. 12. 선고 85도190 판결 (공1985, 587)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3860 판결 [2][3]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도2074 판결 (공1999상, 510) [2]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664 판결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4962 판결 (공2007하, 1790) [3] 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2도5411 판결 (공2005상, 343)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변 호 인
변호사 하지혜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사건에 대하여
가. 친고죄에 있어서의 고소는 고소권 있는 자가 수사기관에 대하여 범죄사실을 신고하고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로서 서면뿐만 아니라 구술로도 할 수 있는 것이고, 다만 구술에 의한 고소를 받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조서를 작성하여야 하지만 그 조서가 독립된 조서일 필요는 없으며 수사기관이 고소권자를 증인 또는 피해자로서 신문한 경우에 그 진술에 범인의 처벌을 요구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고 그 의사표시가 조서에 기재되면 고소는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 대법원 1966. 1. 31. 선고 65도1089 판결 , 대법원 1985. 3. 12. 선고 85도190 판결 등 참조). 또한 고소를 함에는 소송행위능력, 즉 고소능력이 있어야 하나, 고소능력은 피해를 받은 사실을 이해하고 고소에 따른 사회생활상의 이해관계를 알아차릴 수 있는 사실상의 의사능력으로 충분하므로, 민법상의 행위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도 위와 같은 능력을 갖춘 사람이면 고소능력이 인정된다 (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664 판결 ,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496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친고죄에서 위와 같은 적법한 고소가 있었는지 여부는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 되고 (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도2074 판결 등 참조), 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죄사실의 일부에 대한 고소의 효력은 그 일죄의 전부에 대하여 미친다 ( 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2도541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친고죄인 이 부분 공소사실, 즉 간음 목적 미성년자 약취 범행과 관련하여, 당시 피해자는 11세 남짓한 초등학교 6학년생으로서 그 정신능력과 수사기관 조사에서의 진술 태도 등에 비추어 자신이 피해를 받은 사실을 이해하고 고소에 따른 사회생활상의 이해관계를 알아차릴 수 있는 사실상의 의사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는 고소장을 제출하지는 아니하였으나 경찰에서 피해자 진술조서를 작성할 당시 사법경찰리에게 위 범행 당일 02:30경 간음 목적으로 피해자를 주차장으로 끌고 간 약취 범행 등을 이유로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인(이하 ‘피고인’이라고만 한다)을 형사처벌하여 달라는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여 그 의사표시가 피해자 진술조서에 기재되었으며, 위 진술조서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변호인이 제1심 공판기일에서 증거동의하여 증거조사가 마쳐진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고소능력이 있는 피해자 본인이 고소를 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한편 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간음 목적으로 위 범행 당일 02:30경 피해자를 주차장으로 끌고 간 다음 같은 날 02:40경 다시 피해자를 그 부근의 빌딩 2층으로 끌고 간 약취 범죄사실이 포함되어 있으나 이들은 서로 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친고죄인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공소제기 요건은 충족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제출한 합의서에 피해자의 성명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피해자의 날인은 없고,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인 부 공소외인의 무인 및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어 있을 뿐이어서 피해자 본인이 고소를 취소한다는 의사표시가 여기에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고, 그 밖에 기록을 살펴보아도 피해자 본인이 제1심판결 선고 전에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고소 취소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그 법정대리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고소를 취소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그렇다면 설령 피해자의 법정대리인 부 공소외인의 고소는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본인의 고소가 취소되지 아니한 이상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공소제기 요건은 여전히 충족되고 있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고소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자는 항소심의 공판기일에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의 일부를 철회할 수 있으나 항소이유를 철회하면 이를 다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게 되는 제한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항소이유의 철회는 명백히 이루어져야만 그 효력이 있다( 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2도683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항소이유서에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과 함께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사실오인도 주장하였음이 명백한데,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변호인이 피고인의 항소이유는 친고죄에서의 고소 및 고소 취소에 관한 법리오해와 양형부당이라고 진술하자 원심은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위 주장 부분으로만 보아 이를 배척하는 판단만을 하고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음을 알 수 있으나, 항소이유 철회에 관한 법리와 변호인이나 피고인이 원심 공판과정에서 사실오인 주장을 명시적으로 철회하지는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항소이유 중 사실오인 주장을 명백하게 철회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사실오인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질렀음이 넉넉히 인정되므로, 위와 같은 항소이유 철회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단누락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바 없다.
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부착명령사건에 대하여
피고사건에 관하여 상고를 제기한 이상,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8항 의 규정에 의하여 부착명령사건에 관하여도 상소를 제기한 것으로 의제되는 것임은 분명하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의 변호인은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재범의 위험성이 없다는 주장은 부착명령의 부당함을 다투는 취지가 아니라 양형참작사유로 주장하는 것’이라고 진술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제1심의 부착명령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가 없고 직권파기사유도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 원심의 조치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단누락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