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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6256 판결
[사기방조·장물취득·전자금융거래법위반][공2011상,170]
판시사항

[1] 사기 범행의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예금계좌로 송금받은 경우, 그 사기죄의 객체가 ‘재물’인지 또는 ‘재산상의 이익’인지 여부(=재물)

[2] 본인 명의의 예금계좌를 양도하는 방법으로 본범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한 방조범이 본범의 사기행위 결과 그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돈을 인출한 경우, ‘장물취득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3] 사기 범행에 이용되리라는 사정을 알고서도 자신의 명의로 은행 예금계좌를 개설하여 갑에게 이를 양도함으로써 갑이 을을 속여 을로 하여금 현금을 위 계좌로 송금하게 한 사기 범행을 방조한 피고인이 위 계좌로 송금된 돈 중 일부를 인출하여 갑이 편취한 장물을 취득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장물취득’ 부분을 무죄로 선고한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사기죄의 객체는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이므로,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살펴보아 그것이 피해자 소유의 재물인지 아니면 피해자가 보유하는 재산상의 이익인지에 따라 ‘재물’이 객체인지 아니면 ‘재산상의 이익’이 객체인지 구별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본범의 기망행위에 속아 현금을 피고인 명의의 은행 예금계좌로 송금하였다면, 이는 재물에 해당하는 현금을 교부하는 방법이 예금계좌로 송금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여, 피해자의 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은 당초 발생하지 않는다.

[2] 장물취득죄에서 ‘취득’이라 함은 장물의 점유를 이전받음으로써 그 장물에 대하여 사실상 처분권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본범의 사기행위는 피고인이 예금계좌를 개설하여 본범에게 양도한 방조행위가 가공되어 본범에게 편취금이 귀속되는 과정 없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의 예금계좌로 돈을 송금받아 취득함으로써 종료되는 것이고, 그 후 피고인이 자신의 예금계좌에서 위 돈을 인출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예금명의자로서 은행에 예금반환을 청구한 결과일 뿐 본범으로부터 위 돈에 대한 점유를 이전받아 사실상 처분권을 획득한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인출행위를 장물취득죄로 벌할 수는 없다.

[3] 사기 범행에 이용되리라는 사정을 알고서도 자신의 명의로 새마을금고 예금계좌를 개설하여 갑에게 이를 양도함으로써 갑이 을을 속여 을로 하여금 1,000만 원을 위 계좌로 송금하게 한 사기 범행을 방조한 피고인이 위 계좌로 송금된 돈 중 140만 원을 인출하여 갑이 편취한 장물을 취득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갑이 사기 범행으로 취득한 것은 재산상 이익이어서 장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판단은 적절하지 아니하지만, 피고인의 위와 같은 인출행위를 장물취득죄로 벌할 수는 없으므로, 위 ‘장물취득’ 부분을 무죄로 선고한 원심의 결론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웅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무죄 부분(장물취득의 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자신의 통장이 사기 범행에 이용되리라는 사정을 알고서도 그 명의로 새마을금고 예금계좌를 개설한 다음 성명불상자에게 이를 양도함으로써 성명불상자가 피해자를 속여 피해자로 하여금 1,000만 원을 위 계좌로 송금하게끔 한 사기 범행을 방조한 피고인이 위 예금계좌로 송금된 1,000만 원 중 140만 원을 인출하여 성명불상자가 취득한 장물을 취득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본범이 사기죄로 취득한 것은 예금채권으로서 재물이 아니라 재산상 이익이어서 피고인이 자신 명의의 예금계좌에서 돈을 인출하였더라도 장물취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는 본범인 성명불상자의 기망행위에 속아 현금 1,000만 원을 피고인의 예금계좌로 송금하였고, 이는 재물에 해당하는 현금을 교부받는 방법이 예금계좌로 송금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다.

즉, 사기죄의 객체는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이므로,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살펴보아 그것이 피해자 소유의 재물인지 아니면 피해자가 보유하는 재산상의 이익인지에 따라 재물이 객체인지 아니면 재산상의 이익이 객체인지 구별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 명의의 새마을금고 예금계좌로 돈을 송금한 경우 피해자의 새마을금고에 대한 예금채권은 당초 발생하지 않는다.

위 법리에 의하면, 본범이 사기 범행으로 취득한 것은 재산상 이익이어서 장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시는 사기죄의 객체 및 장물취득죄에 있어서의 장물의 의미 등에 관한 법리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적절하지 아니하다.

다만, 장물취득죄에 있어서 ‘취득’이라 함은 장물의 점유를 이전받음으로써 그 장물에 대하여 사실상 처분권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1366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본범의 사기행위는 피고인이 예금계좌를 개설하여 본범에게 양도한 방조행위가 가공되어 본범에게 편취금이 귀속되는 과정 없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의 예금계좌로 돈을 송금받아 취득함으로써 종료되는 것이고, 그 후 피고인이 자신의 예금계좌에서 위 돈을 인출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예금명의자로서 은행에 예금반환을 청구한 결과일 뿐 ( 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8다4582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본범으로부터 위 돈에 대한 점유를 이전받아 사실상 처분권을 획득한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인출행위를 장물취득죄로 벌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장물취득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의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앞서 본 원심판결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2. 유죄 부분(사기방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의 점)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불복한다는 취지의 상고장을 제출하였음에도 상고이유서에 그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를 기재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김지형(주심)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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