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가 정비구역 지정 전 토지 등 소유자들로부터 ‘신건축물의 설계개요와 건축물 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 부분이 공란으로 된 조합설립동의서를 미리 제출받은 후 사업구역 축소변경에 따라 위 동의서의 작성연월일 등을 변개하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처분을 받은 사안에서,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2]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법령과 사실상태 및 흠 있는 행정행위의 치유가 허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3]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처분의 취소소송에 대한 1심 판결 이후 정비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의 4분의 3을 초과하는 조합설립동의서를 새로 받았다고 하더라도, 위 설립인가처분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4]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사정판결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1]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1항 [2] 행정소송법 제19조 , 제27조 [행정소송재판일반] [3] 행정소송법 제19조 , 제27조 [행정소송재판일반],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1항 [4] 행정소송법 제28조
참조판례
[2] 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두10684 판결 (공2002하, 1962)
원고, 피상고인
원고 1외 7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병수)
피고, 상고인
서울특별시 동대문구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강용현외 2인)
피고보조참가인
○○제5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재철외 4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판단한다.
1. 조합설립인가신청 당시 제출한 조합설립동의서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제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라고 한다)가 정비구역 지정 이전인 2006. 4. 14. 토지 등 소유자에게 등기우편으로 조합설립동의서 양식을 보내면서 동의서의 날인란에 인감도장을 날인한 다음 인감증명서 1통을 첨부하여 송부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당시 동의서 2쪽의 ‘신축건물의 설계개요’, ‘건축물 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에 관한 사항이 모두 공란으로 되어 있었던 사실, 조합설립인가신청시 피고에게 제출된 동의서 중 100장은 작성연월일이 변개되었거나 서명날인란의 기재와 다른 필기구가 사용되어 있고, 그 중 97장의 동의서에 첨부된 인감증명서는 정비구역 지정 이전에 발급된 것이며, 동의서 2쪽의 교체 흔적이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이 점에 비추어 적어도 97장의 동의서는 그 진정성에 대한 강한 의심이 들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동의서만으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 제16조 제1항 에서 정한 토지 등 소유자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이 사건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은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토지 등 소유자들로부터 위와 같이 동의서 2쪽을 교체하고 작성연월일을 변경하는 것에 대한 사전 동의를 받았다는 피고 및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의 주장에 대하여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토지 등 소유자가 ‘신축건축물의 설계 개요와 건축물 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 부분이 공란으로 된 조합설립동의서에 미리 서명날인함으로써 향후 이 부분이 결정되면 그러한 내용에 동의하고 추진위원회로 하여금 이를 보충하도록 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에 대하여 그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위 동의서 제3쪽 제7항의 기재내용과 조합창립총회에서의 ‘사업시행안 결의의 건’ 통과, 2009. 2. 6. 법률 제9444호로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3조 제3항 의 취지에 비추어 위와 같은 동의서가 적법하다는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에 대하여도, 처음부터 적법하게 작성되지 아니한 동의서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조합설립동의서의 적법 여부에 관한 채증법칙 위배나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흠이 있는 행정행위의 치유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관하여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있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처분 후 법령의 개폐나 사실상태의 변동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할 것이며, 흠이 있는 행정행위의 치유는 행정행위의 성질이나 법치주의 관점에서 볼 때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고, 예외적으로 행정행위의 무용한 반복을 피하고 당사자의 법적 안정성을 위해 이를 허용하는 때에도 국민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구체적 사정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두10684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 이후 이 사건 정비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 318명 중 그 4분의 3을 초과하는 247명으로부터 새로 조합설립동의서를 받았으니 이 사건 처분의 흠은 치유되었다는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에 대하여, 구 도시정비법 제16조 제1항 에서 정하는 조합설립인가처분은 설권적 처분의 성질을 갖고 있고, 흠의 치유를 인정하더라도 원고들을 비롯한 토지 등 소유자들에게 아무런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흠이 있는 행정행위의 치유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사정판결의 필요성에 대한 법리오해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시행은 이 사건 정비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의 권리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고, 그 사업의 진척 정도가 상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 사건 처분의 취소로 새로이 조합설립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종전과 동일한 결과에 이른다고 단정할 수도 없어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사정판결의 필요성이 있다는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정판결의 필요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