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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44884 판결
[대여금반환][공2009하,1990]
판시사항

[1] 타인의 채무에 대한 담보의 목적으로 약속어음에 배서한 경우, 그로 인하여 어음의 배서인과 채권자 사이에 민사상 보증계약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약속어음의 배서인이 채무자(어음발행인)와 채권자의 대여관계의 내용을 알고 배서하였다는 점이나 채권자가 배서인의 보증이 없었다면 대여금을 대여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러한 사정을 배서인이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은 배서인에게 민사상 보증채무까지 부담지우는 근거가 되기에 부족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약속어음의 배서인에게 어느 특정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약속어음의 사용 목적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이 약속어음의 배서인에게 민사상의 보증채무까지 부담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데 있어 적극적인 요소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사실로부터 바로 약속어음의 배서인과 채권자 사이에 민사상 보증계약이 성립한다고 추단할 수는 없다. 그보다 더 나아가 채권자의 입장에서 배서시에 원인이 되는 채무에 대한 민사상의 보증채무를 부담할 것까지도 배서인에게 요구하는 의사가 있었고 배서인도 채권자의 그러한 의사 및 채무의 내용을 인식하면서 그에 응하여 배서하였다는 사실, 즉 배서인이 단순히 어음법상의 상환의무를 부담한다는 형태로 채권자에게 신용을 공여한 것이 아니라 민사상의 보증의 형태로도 신용을 공여한 것이라는 점이 채권자 및 채무자와 배서인 사이의 관계, 배서에 이르게 된 동기, 배서인과 채권자 사이의 교섭 과정 및 방법, 약속어음의 발행으로 인한 실질적 이익의 귀속 등 배서를 전후한 제반 사정과 거래계의 실정에 비추어 인정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만 배서인과 채권자 사이의 민사상 보증계약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배서인은 원칙적으로 약속어음의 채무자로서 약속어음이 지급거절된 경우 그 소지인에 대하여 상환청구에 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음법상의 채무만을 부담할 뿐이다.

[2] 약속어음의 배서인이 채무자(어음발행인)와 채권자의 대여관계의 내용을 알고 배서하였다는 점이나 채권자가 배서인의 보증이 없었다면 대여금을 대여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러한 사정을 배서인이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은 배서인에게 민사상 보증채무까지 부담지우는 근거가 되기에 부족하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성심종합 담당변호사 강수림)

피고, 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강 담당변호사 김봉석)

주문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타인의 채무에 대한 담보의 목적으로 약속어음에 배서한 경우 배서인이 그 채권자에 대하여 어음법상의 채무만을 부담한 것인지 아니면 더 나아가 민사상의 보증채무까지도 부담한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는데, 민사상의 보증계약이라는 것은 어음상의 권리·의무에 관한 행위와는 엄연히 구분되는 법률행위이므로 그에 관한 청약과 승낙이 별도로 존재하여야 하고 그 존재 여부의 판단 문제는 근본적으로 당사자 사이의 의사해석의 문제이다. 그리고 보증계약의 성립 요건인 보증의사의 판단방법에 관한 일반 법리, 즉 보증계약의 성립을 인정하려면 당연히 그 전제로서 보증인의 보증의사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보증의사의 존재 여부는 당사자가 거래에 관여하게 된 동기와 경위, 그 관여 형식 및 내용, 당사자가 그 거래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할 당사자의 의사해석 및 사실인정의 문제이지만 보증은 이를 부담할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보증의사의 존재나 보증범위는 이를 엄격하게 제한하여 인정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감안해 볼 때, 비록 약속어음의 배서인에게 어느 특정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약속어음의 사용 목적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이 약속어음의 배서인에게 민사상의 보증채무까지 부담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데 있어 적극적인 요소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사실로부터 바로 약속어음의 배서인과 채권자 사이에 민사상 보증계약이 성립한다고 추단할 수는 없다. 그보다 더 나아가 채권자의 입장에서 배서시에 원인이 되는 채무에 대한 민사상의 보증채무를 부담할 것까지도 배서인에게 요구하는 의사가 있었고 배서인도 채권자의 그러한 의사 및 채무의 내용을 인식하면서 그에 응하여 배서하였다는 사실, 즉 배서인이 단순히 어음법상의 상환의무를 부담한다는 형태로 채권자에게 신용을 공여한 것이 아니라 민사상의 보증의 형태로도 신용을 공여한 것이라는 점이 채권자 및 채무자와 배서인 사이의 관계, 배서에 이르게 된 동기, 배서인과 채권자 사이의 교섭 과정 및 방법, 약속어음의 발행으로 인한 실질적 이익의 귀속 등 배서를 전후한 제반 사정과 거래계의 실정에 비추어 인정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만 배서인과 채권자 사이의 민사상 보증계약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배서인은 원칙적으로 약속어음의 채무자로서 약속어음이 지급거절된 경우 그 소지인에 대하여 상환청구에 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음법상의 채무만을 부담할 뿐이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다17928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피고와 소외 1 주식회사 모두 ○○학원의 수익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주주가 ○○학원으로서 동일한데,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발행할 당시 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소외 2는 이 사건 제1약속어음 발행 직전까지 피고의 대표이사로 근무한 사실, 소외 1 주식회사는 2000년경부터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되어 자신의 신용으로는 돈을 빌릴 수가 없었으므로, ○○학원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피고는 소외 1 주식회사에 피고 명의의 어음을 발행하거나 소외 1 주식회사 명의의 어음에 배서를 해주는 방법으로 자금을 지원하였는데, 위와 같은 경위로 피고는 2000년 이래 소외 1 주식회사가 부담하는 대부분의 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을 하였고, 피고가 소외 1 주식회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하여 지원한 액수만큼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계산한 사실, 소외 2는 2001. 1. 15.과 2001. 2. 5.경 ○○빌딩과 ○○전문학교 신축과 관련하여 자금이 필요하자 소외 1 주식회사의 이사인 소외 3에게 각 자금 조달을 지시하였고, 이에 따라 소외 3은 원고들에게 소외 1 주식회사가 발행한 어음을 교부받고 연 18%의 이자로 자금을 대여해 줄 것을 부탁한 사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제1, 2약속어음에 피고가 배서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소외 2 또는 소외 3이 피고에게 요청하여 이 사건 제1, 2약속어음에 피고 명의의 배서를 마친 후 원고들은 별도의 차용증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각 대여금을 대여하였는데, 원고들은 2006. 8월경까지 소외 3 명의로 이자를 지급받아 온 사실, 피고의 회계장부에는 2006. 12. 31.경 피고가 소외 1 주식회사에 일시 대여금 3,182,500,000원, 어음대여금 7,550,000,000원을 대여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① 이 사건 각 대여금은 소외 1 주식회사가 발행하여 피고가 배서한 약속어음을 교부받고 소외 1 주식회사에 건네졌으나, 당시 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던 소외 2는 ○○학원이 건설하고 있던 ○○빌딩과 ○○전문학교 건립의 총괄책임자로서 위 빌딩 등의 건설을 위하여 자금이 필요하였고 이 사건 각 대여금도 ○○학원의 수익사업인 ○○빌딩과 ○○전문학교의 건설을 위하여 사용되었던 것이므로, 위 대여관계로 인한 실질적 이익은 피고에게도 귀속되었다고 볼 수 있고, ② 피고는 ○○학원의 지시에 따라 원고들과 소외 1 주식회사의 대여관계의 내용을 명확히 알고, 그 내용에 따라 기재된 이 사건 제1, 2약속어음에 배서한 후, 소외 3을 통하여 원고들에게 교부하였으며, ③ 원고들도 소외 1 주식회사의 신용이 좋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보증이 없었다면 이 사건 각 대여금을 대여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러한 사정은 피고도 잘 알고 있었고, ④ 이 사건 제1, 2약속어음은 이 사건 각 대여금의 차용증서에 갈음하는 의미에서 작성되었던 것으로 피고 역시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으며, ⑤ 피고는 2000년경부터 소외 1 주식회사의 채무에 대부분 연대보증하였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들은 처음부터 피고의 신용을 중시하여 어음발행의 원인이 된 대여금 채무의 보증까지 요구하는 의사로 피고에게 이 사건 제1, 2약속어음에 배서할 것을 요구한 것이고, 이 사건 제1, 2약속어음의 원인관계인 대여금 채무와 실질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피고는 대여금 채무의 발생원인과 금액을 상세히 파악한 상태에서, 원고들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제1, 2약속어음에 배서를 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결국 피고는 이 사건 제1, 2약속어음의 원인채무인 대여금 채무를 보증할 의사로 배서를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먼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대여 당시 원고들의 누나인 소외 4가 원고들을 대리하였는데, 원고들이나 소외 4는 이 사건 각 약속어음 배서 전에 피고와 거래한 적이 없고, 이 사건 각 대여 당시에도 소외 1 주식회사가 어떤 경위로 피고의 배서를 받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소외 1 주식회사 이사인 소외 3으로부터 피고의 배서가 된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교부받고 위 소외 3에게 돈을 건네주는 등 이 사건 각 대여를 전후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직접적인 교섭관계 또는 알선관계가 전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소외 1 주식회사가 돈을 차용함에 있어 신용이 낮아 피고의 배서를 요구한 것으로서 원고들로부터 돈을 차용하는 주체는 여전히 소외 1 주식회사이고 피고는 단지 신용을 제공하여 준 것이며, 이자도 소외 1 주식회사의 이사인 소외 3, 소외 5 명의로 송금하거나 소외 1 주식회사 명의로 송금한 것이므로, 원심이 적시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대여관계로 인한 실질적인 이익이 피고에게도 귀속되었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대여금이 ○○학원의 수익사업인 ○○빌딩과 ○○전문학교의 건설을 위하여 사용되었던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를 찾아볼 수도 없다).

또, 피고가 원고들과 소외 1 주식회사의 대여관계의 내용을 알고 배서를 하였다는 점이나 원고들도 피고의 보증이 없었다면 이 사건 각 대여금을 대여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러한 사정을 피고도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은 피고에게 어음법상의 채무를 부담 지우는 근거가 될 수는 있으나 민사상의 보증채무까지도 부담 지우는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그렇다면, 원심이 적시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각 대여금에 대한 민사상 채무를 보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이 이와 달리 판단한 데에는 약속어음 배서로 인한 민사상 보증책임 인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그 판단기준을 벗어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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