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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712 판결
[사기·공문서변조·변조공문서행사·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부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위증][미간행]
판시사항

[1] 담보대출에 의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경우 피해자의 손해액 산정을 위한 ‘담보물 가치’의 평가 방법

[2] 배임죄로 인한 손해액 또는 이득액 계산에 잘못이 있더라도 올바른 금액 또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각 호 에 해당하는 경우, 그 잘못이 그 법조항을 적용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소극)

[3] 금융기관의 대출담당 직원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해준 후 그 아파트에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춘 후에 그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배임행위로 금융기관이 입은 손해액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김세환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 산입에 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2, 검사의 상고 및 나머지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 1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검사의 상고에 대한 판단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변조된 전입세대열람내역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그 증명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들의 상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1의 상고에 대한 판단

(1)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원심에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으므로 상고심에서 새로이 채증법칙 위반 등을 상고이유로 주장할 수 없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의 규정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인 1에게 그보다 가벼운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다만 직권으로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형법 제57조 제1항 의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는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유기징역, 유기금고, 벌금이나 과료에 관한 유치 또는 구류에 산입한다.”는 규정에 따라 원심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 중 일부만을 제1심이 선고한 형에 산입하였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57조 제1항 중 ‘또는 일부’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였는바( 헌법재판소 2009. 6. 25. 선고 2007헌바25 결정 ), 이로 인하여 위 부분을 적용하여 원심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 중 일부만을 산입한 원심 판단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나. 피고인 2의 상고에 대한 판단

(1) 원심은 그 판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2가 아파트의 임차인들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이 이루어진 아파트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대출일보다 늦은 일자에 접수해달라는 피고인 1의 부탁을 받고, 법무사 사무장인 공소외 1로 하여금 각 아파트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지연하여 접수하게 하여 그 사이에 임차인들이 임대보증금에 대한 대항력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공소외 2, 피고인 1 등에게 5억 원이 넘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방림신용협동조합(이하 ‘방림신협’이라 한다)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입힌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저당권설정등기 지연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2) 또한 원심은,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경우 피해자의 손해액을 산정하기 위하여 담보물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서는 담보물의 대출 당시의 시가를 해당 담보물의 객관적 가치로 보아야 하고, ‘시가’라 함은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의미하는 것이고 담보물의 시가는 해당 담보물에 대한 시가감정에 의하여 평가를 하는 것이 비교적 정확할 것이나, 반드시 그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합리적인 방법에 의한 것인 한 다른 방법에 의하여 시가를 판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므로, 제1심이 금융기관의 담보대출시 부동산가격 산정의 자료로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국민은행 부동산시세’를 적용하여 대출 당시의 부동산가액을 산정한 것에 어떤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 역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3) 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일단 손해의 위험성을 발생시킨 이상 사후에 피해가 회복되었다 하여도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0. 12. 8. 선고 99도3338 판결 ,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567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경우 그 이후에 대출원금이나 이자가 회수되었다 하더라도 그 금액을 손해액에서 공제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배임죄에서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으로 실해를 가한 경우 뿐만 아니라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케 할 경우도 포함하는 것이므로 손해액이 구체적으로 명백하게 산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배임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고, 설사 손해액이나 이득액의 계산에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금액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것에 해당한다면 그 잘못은 같은 법 조항을 적용한 판결의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 ( 대법원 1989. 10. 24. 선고 89도641 판결 참조).

그리고 이 사건과 같이 금융기관의 대출담당 직원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해준 후 그 아파트에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는 등으로 대항력을 갖추고 나서야 아파트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경우, 금융기관이 입은 손해는 아파트에 대한 대출액수와 대출 당시 부동산가액에서 대항력이 발생한 임대차보증금의 액수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비교하여, 부동산 가액에서 위 임대차보증금 액수를 공제한 잔액 즉 잔존 담보가치가 대출액수에 미달하는 때에 그 부족분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 2의 이 사건 범행을 부실대출에 의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경우로 보아 대출금 전액을 손해액으로 산정하고 있으므로 그 손해액의 산정방법이 잘못되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옳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들에 대한 각 대출액수와 대출 당시의 각 아파트가액에서 대항력이 발생한 각 임대차보증금 액수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비교하여 그 부족분에 해당하는 각 금액을 합산하여도 그 금액이 5억 원을 초과하므로(위 합산 금액은 제1심판결 제34-36쪽의 범죄일람표 8 기재 배임액의 합산액인 53,295만 원 상당 액수이다) 피고인 2의 행위가 원심이 적용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에 해당하게 되는 결론에는 영향이 없고, 원심판결이 위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에 정해진 법정형을 작량감경한 형기 범위 내에서 최저형을 선고하고 집행유예까지 선고하였으므로 원심이 인정한 손해액보다 실제 손해액이 훨씬 낮아진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양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으므로 결국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 산입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형사소송법 제396조 에 의하여 이 법원이 직접 판결하기로 하되,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는 전부 본형에 산입될 것이므로 항소 이후의 구금일수 산입에 관하여 따로 정하지 아니하기로 하며, 피고인 2, 검사의 상고 및 나머지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 1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김용담 박시환(주심) 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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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2009.4.9.선고 2008노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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