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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다95380 판결
[소유권보존등기말소][미간행]
판시사항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토지에 대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는지 여부(소극)

원고, 피상고인

원고 1외 5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부동산의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민법’ 제197조 제1항 에 의하여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며, 이러한 추정은 지적공부 등의 관리주체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리고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에 소유권의 취득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것임이 입증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자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니, 이로써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는 추정은 깨어진다고 할 것이나 ( 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토지에 관한 지적공부 등이 6·25 전란으로 소실되었거나 기타의 사유로 존재하지 아니하는 등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적공부 등에 소유자로 등재된 자가 따로 있음을 알면서 그 토지를 점유하여 온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고, 그 점유의 경위와 용도 등을 감안할 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 개시 당시에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서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소유권 취득의 법률요건이 없이 그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 토지를 무단점유한 것임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토지에 관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고 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05. 12. 9. 선고 2005다33541 판결 ,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다36045 판결 ,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42112 판결 ,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78258 판결 등 참조).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한 원심은, 당초 소외인이 사정받아 원시취득한 분할 전 경기 광주군 경안면 쌍령리 45 전 146평에서 분할되어 나온 같은 리 45의 3 도로 172㎡(이하 ‘이 사건 도로’라고 한다)가 포함된 광주시 쌍령동 490 도로 3,907㎡ 중 이 사건 도로 부분에 관하여 이루어진 피고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를 구하는 위 소외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국가가 자신의 부담이나 기부의 채납 등 국유재산법 등에 정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유토지를 도로부지에 편입시킨 경우에는 자주점유의 추정은 깨어진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이 사건 도로에 관하여 적법한 취득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그와 달리 이 사건 도로를 일제 강점기부터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여 왔으므로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하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소외인이 위 분할 전 45 토지를 사정받은 직후인 1912년경 작성된 지적원도에는 45의 1, 2로만 분할, 표기되어 있고 위 45의 3에 해당하는 이 사건 도로 부분은 지번이 부여되지 않고 그 지적선에 ‘X’로 표기된 도로용지로 되어 있는 사실, 일제하의 토지조사령(1912. 8. 13. 제령 제2호)은 도로 등에 대하여는 지번을 붙이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관련 규정에 의하면 사유지가 도로로 되면서 국유지로 된 경우에도 국유지의 표시를 따로 하지는 아니한 사실, 이 사건 도로는 위와 같이 분할 당시 지번이 부여되지 않은 채로 도로부지로 사용되어 오다가 1976년 12월경 위 쌍령동 490 도로가 신규 등록되면서 그 일부를 이루어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일반 공중의 통행로로 이용되고 있는 사실, 위 분할 전 45 토지에서 분할된 45의 1, 2 토지는 그 등기부상 제3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반면, 이 사건 도로에 관하여는 분할 당시부터 지번이 부여되지 아니하여 지적공부나 등기부가 존재하지 않다가 6·25 전쟁 후 임의 복구된 것으로 보이는 구 토지대장에 위 분할 전 45 토지가 마치 1953. 3. 20.경 위 세 필지로 분할된 것처럼 등재되면서 이 사건 도로의 소유 명의자를 소외인으로 기재하였으나 지적도에는 이 사건 도로를 여전히 등재하지 않고 있던 중 1996. 9. 18. 피고 명의로 등기부상 소유권보존등기가 이루어졌으며, 그 후 위 45의 3 도로에 관한 토지대장의 기재가 위 490 도로와 중복된다는 이유로 위 45의 3 도로가 토지대장상 등록말소된 사실, 원고들은 이 사건 소의 제기 이전까지는 이 사건 도로의 소유 혹은 이용과 관련하여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보상을 청구하는 등 권리행사를 하여 왔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도로에 관한 분할 전 45 토지가 1912년경 분할된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위 임의 복구한 구 토지대장의 기재 외에는 분할 후의 이 사건 도로에 관한 지적공부 등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가 이 사건 도로의 소유자가 따로 있음을 알면서 이를 점유해 온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위와 같은 이 사건 도로의 용도 및 위치, 형상과 분할 경위, 피고의 점유 및 소유권보존등기의 경위 등을 감안할 때 국가가 위 분할 전 45 토지를 1912년경 분할하여 그 중 이 사건 도로 부분을 도로에 편입하여 공중의 통행에 제공하면서 토지 소유자로부터 무상으로 기부를 받거나 그 밖의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에 따라 그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비록 피고가 오랜 기간이 경과한 현재에 이르러 이 사건 도로의 구체적인 취득절차나 경위를 소명하거나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이 사건 도로에 관한 피고의 점유가 무단점유임이 증명되었다거나 그 밖의 사유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도로에 관한 피고의 점유가 무단점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의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어졌다고 단정하여, 피고의 점유취득시효 항변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주점유의 추정의 번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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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11.18.선고 2008나18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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