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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두8287 전원합의체 판결
[폐기물부담금부과처분취소][집56(2)특,300;공2008하,1796]
판시사항

구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1조 [별표 2] 제7호에서 플라스틱제품의 ‘수입업자’가 부담하는 폐기물부담금의 산출기준을 ‘제조업자’와 달리 그 수입가만을 기준으로 정한 것이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구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7. 3. 27. 대통령령 제199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별표 2] 제7호에서 플라스틱제품의 수입업자가 부담하는 폐기물부담금의 산출기준을 아무런 제한 없이 그 수입가만을 기준으로 한 것은, 합성수지 투입량을 기준으로 한 제조업자에 비하여 과도하게 차등을 둔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므로, 위 조항 중 ‘수입의 경우 수입가의 0.7%’ 부분은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한 입법으로서 무효이다.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세지솔로텍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옥봉)

피고, 상고인

한국환경자원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규홍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한다) 제12조 는 환경부장관으로 하여금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자원의 낭비를 막기 위하여 재활용이 어렵고 폐기물 관리상의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재료·용기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제품·재료·용기의 제조업자 또는 수입업자에게 그 폐기물의 처리에 드는 비용을 부과·징수하도록 하면서( 제1항 ), 그 제조업자 또는 수입업자가 납부하여야 하는 비용(이하 ‘폐기물부담금’이라 한다)의 산출기준·납부시기·납부절차 그 밖의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제2항 ). 이에 따라 구법 시행령(2002. 12. 18. 대통령령 제17808호로 개정되어 2007. 3. 27. 대통령령 제199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는 ‘다음 각 목의 플라스틱제품(제1호의 규정에 의한 플라스틱용기를 제외한다)’을 폐기물부담금 부과대상품목으로 지정하고 있고, 제11조 [별표 2] ‘폐기물부담금의 산출기준’은 플라스틱제품의 경우 ‘제1차 플라스틱제품·포장용 플라스틱제품·기타 플라스틱제품’과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한 가구제품, 인형·장난감·오락용품, 끈·로프, 사무·회화용품, 라이터, 칫솔, 면도기’ 등에 대해서는 합성수지 투입 ㎏당 7.6원(수입의 경우, 수입가의 0.7%), ‘건축용 플라스틱제품·기계장비 조립용 플라스틱제품·제1차 플라스틱제품 중 플라스틱관 제품’ 등에 대해서는 합성수지 투입 ㎏당 3.8원(수입의 경우, 수입가의 0.7%)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7호 (가) 내지 (다)목, 이하 구법 시행령 제11조 [별표 2] 제7호를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

이 사건 조항은 플라스틱제품의 제조업자에 대해서는 그 제조과정에서 투입된 합성수지의 양에 따른 종량제 방식으로, 수입업자에 대해서는 수입 플라스틱제품의 수입가를 기준으로 한 종가제 방식에 의하여 폐기물부담금을 산출하도록 차이를 두고 있다.

폐기물부담금은 폐기물 등을 발생시킬 수 있는 제품의 제조업자나 수입업자에게 폐기물의 처리에 드는 비용에 해당하는 경제적 부담을 부과함으로써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자원의 낭비를 막는 데에 제도적 취지가 있는바, 플라스틱 제품의 경우 재활용이 어렵고 폐기물 관리상의 문제를 초래하는 주된 원인은 그 원료인 합성수지에 있으므로 플라스틱제품에 부과하는 폐기물부담금은 그 원료인 합성수지의 투입량에 따라 산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는 폐기물부담금제도를 도입한 구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1992. 12. 8. 법률 제4538호) 제정 당시 그 부과대상을 ‘합성수지’로, 그 산출기준은 제조업자와 수입업자가 판매가 또는 수입가의 0.7%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정하였다가, 이 사건 조항의 시행에 의하여 그 부과대상을 ‘플라스틱제품’으로, 그 산출기준을 제조업자는 합성수지 투입 ㎏당 7.6원 또는 3.8원, 수입업자는 수입가의 0.7%로 변경하였고, 다시 2007. 3. 27. 시행령을 개정하여 그 부과대상은 플라스틱제품으로 하면서도 그 산출기준을 제조업자와 수입업자 모두 합성수지 투입 ㎏당 150원 또는 75원으로 규정한 입법연혁에 비추어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에 의하면, 수입업자에게 부과되는 폐기물부담금은 수입 플라스틱제품의 수입가를 기준으로 산출되는바, 수입 플라스틱제품의 가격은 합성수지의 투입량에 비례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폐기물부담금을 종량제에 의하지 아니하고 종가제에 의하여 산출할 경우, 합성수지의 투입량과 무관하게 폐기물부담금이 결정됨에 따라 합성수지 외의 다른 물질에 대해서도 그것이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그 처리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게 할 뿐만 아니라, 만약 수입 제품의 가격이 동종의 국내 생산제품의 가격보다 비싼 경우에는 수입업자가 제조업자보다 더 많은 부담금을 부담하여야 하고 고가의 플라스틱제품일수록 더욱 그 부담의 정도가 커지게 된다는 점에서, 수입가를 기준으로 산출된 폐기물부담금이 부과되는 수입업자는 합성수지 투입량을 기준으로 산출된 폐기물부담금이 부과되는 제조업자에 비하여 차별 취급을 받게 된다.

2. 헌법 제11조 제1항 에 근거를 둔 평등 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법령을 적용할 때뿐만 아니라 입법을 할 때에도 불합리한 차별취급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하는바( 대법원 2007. 10. 29. 선고 2005두1441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조항의 수입업자의 제조업자에 대한 차별 취급이 자의적인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가 없다면 헌법상의 평등 원칙을 위반한 입법이 된다.

그러므로 보건대, 플라스틱제품의 수입업자에 대하여 그 제품에 투입된 합성수지의 양에 따른 종량제 방식을 적용할 경우, 수입업자는 제조업자와는 달리 원료인 합성수지 투입량에 관한 정확한 정보와 자료를 보유하는 지위에 있지 않으며, 수입업자가 국외 제조업자로부터 합성수지 투입량에 관한 자료를 구하여 이를 제출한다 하더라도 만약 행정청이 그 자료의 정확성을 일일이 조사·확인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지도 모른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수입 플라스틱제품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제조된 플라스틱제품과 달리 수입가를 기준으로 폐기물부담금을 산출하는 종가제를 채택하는 것이 행정상 편리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원래 폐기물부담금은 정책실현목적 부담금인 동시에 원인자 부담금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정책목적과 그 부과대상 사이에 보다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 요구되는 점, 행정청으로서는 제조업자가 제품출고실적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거나 수입업자가 납부대상 여부를 확인받지 아니한 때 또는 납부된 폐기물부담금의 금액이 납부하여야 할 폐기물부담금의 금액과 다른 경우 등에는 정확한 폐기물부담금을 산출하기 위하여 조사·확인을 하여야 하는데( 구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 ), 이 때 제조업자와 수입업자 모두 합성수지 투입량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양자 사이에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수입 플라스틱제품에 투입되어 있는 합성수지의 양은 수입업자로 하여금 이를 신고하고 그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며 행정청이 사후에 그 신고내용을 조사·확인하는 데 크게 기술적 난점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종가제에 의할 경우 행정청이 폐기물부담금의 부과·징수 등의 사무를 처리하는 데 다소 편리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수입업자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할 만한 사유는 되지 못한다.

이 사건 조항에서 플라스틱제품의 수입업자가 부담하는 폐기물부담금의 산출기준을 제조업자와는 달리 아무런 제한 없이 그 수입가만을 기준으로 한 것은 수입업자를 제조업자에 비하여 과도하게 차등을 둔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 중 ‘수입의 경우 수입가의 0.7%’ 부분은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한 입법으로서 무효이고, 그러한 이상 이에 근거하여 산출된 폐기물부담금을 부과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도 위법하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장 이용훈(재판장) 대법관 고현철 김영란 양승태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박일환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주심) 차한성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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