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보공개청구시 요구되는 대상정보 특정의 정도
[2]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보비공개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사건에서 정보공개청구서에 청구대상정보를 특정할 수 없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법원이 취해야 할 조치
[3]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를 청구한 정보의 내용이 ‘대한주택공사의 특정 공공택지에 관한 수용가, 택지조성원가, 분양가, 건설원가 등 및 관련 자료 일체’인 경우, ‘관련 자료 일체’ 부분은 그 내용과 범위가 정보공개청구 대상정보로서 특정되지 않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 제2호 는 정보의 공개를 청구하는 자는 정보공개청구서에 ‘공개를 청구하는 정보의 내용’ 등을 기재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바, 청구대상정보를 기재함에 있어서는 사회일반인의 관점에서 청구대상정보의 내용과 범위를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함을 요한다.
[2] 정보비공개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사건에 있어서, 만일 공개를 청구한 정보의 내용 중 너무 포괄적이거나 막연하여서 사회일반인의 관점에서 그 내용과 범위를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를 심리하는 법원으로서는 마땅히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2항 의 규정에 따라 공공기관에게 그가 보유·관리하고 있는 공개청구정보를 제출하도록 하여 이를 비공개로 열람·심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개청구정보의 내용과 범위를 특정시켜야 하고, 나아가 위와 같은 방법으로도 특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특정되지 않은 부분과 나머지 부분을 분리할 수 있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비공개결정이 위법한 경우라고 하여도 정보공개의 청구 중 특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비공개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나머지 부분과 분리하여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3]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를 청구한 정보의 내용이 ‘대한주택공사의 특정 공공택지에 관한 수용가, 택지조성원가, 분양가, 건설원가 등 및 관련 자료 일체’인 경우, ‘관련 자료 일체’ 부분은 그 내용과 범위가 정보공개청구 대상정보로서 특정되지 않았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훈)
피고, 상고인
대한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현·지산 담당변호사 박기웅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은 “정보의 공개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정보공개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서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그 특별한 규정이 ‘법률’이어야 하고, 나아가 그 내용이 정보공개의 대상 및 범위, 정보공개의 절차, 비공개대상정보 등에 관하여 정보공개법과 달리 규정하고 있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가 정보공개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임대주택법 시행규칙 제2조의3 은 ‘법률’이 아니고 건설교통부령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 내용도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입주자모집공고를 할 때에는 ‘입주자모집공고 당시의 주택가격, 임대의무기간 및 분양전환시기, 분양전환가격의 산정기준’ 등을 포함시키도록 하여서 당해 임대주택의 공급을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얻도록 하려는 것일 뿐, 그 이외의 정보에 대하여는 일반 국민이 정보공개법에 의하여 공개를 청구할 권리마저 제한하려는 취지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정보공개법 제4조 제1항 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정보공개법 제10조 제1항 제2호 는 정보의 공개를 청구하는 자는 정보공개청구서에 ‘공개를 청구하는 정보의 내용’ 등을 기재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바, 청구대상정보를 기재함에 있어서는 사회일반인의 관점에서 청구대상정보의 내용과 범위를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함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0두9212 판결 , 2005. 1. 28. 선고 2002두12854 판결 등 참조).
또한, 정보비공개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사건에 있어서, 만일 원고가 공개를 청구한 정보의 내용 중 너무 포괄적이거나 막연하여서 사회일반인의 관점에서 그 내용과 범위를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는 부분(이하 ‘특정되지 않은 부분’이라 한다)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를 심리하는 법원으로서는 마땅히 정보공개법 제20조 제2항 의 규정에 따라 피고에게 그가 보유·관리하고 있는 공개청구정보를 제출하도록 하여 이를 비공개로 열람·심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개청구정보의 내용과 범위를 특정시켜야 할 것이고, 나아가 위와 같은 방법으로도 특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특정되지 않은 부분과 나머지 부분을 분리할 수 있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비공개결정이 위법한 경우라고 하여도 원고의 청구 중 특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비공개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나머지 부분과 분리하여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공개를 청구한 정보의 내용은 ‘① 덕정지구 택지수용가 및 관련 자료 일체, ② 덕정지구 택지조성원가 및 관련 자료 일체, ③ 덕정지구 택지분양가 및 관련 자료 일체, ④ 덕정1단지 건설원가 및 관련 자료 일체, ⑤ 시공사 한양과 관련된 계약서 일체와 직접공사비 관련 자료 일체, ⑥ 공사비, 설계감리비, 부대비용, 귀 공사 마진 등 실질적인 건축비 산출 내역 및 관련 자료 일체’인 사실, 피고는 원심의 변론종결일 이후에 원심법원에 제출한 참고서면을 통하여 “원고가 공개를 구하는 이 사건 정보는 너무나 막연하게 관련 자료 일체를 공개하라는 주장을 담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 사실상 그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이와 관련하여 변론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면 변론을 재개하여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원고가 공개를 청구한 정보의 내용 중 ‘관련 자료 일체’ 부분은 그 내용과 범위가 사회일반인의 관점에서 볼 때 일의적으로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에서 살펴본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이 사건 비공개결정 전부를 취소한 제1심판결에 대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정보공개법 제10조 제1항 제2호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