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사전선거운동의 의미 및 여기에서 제외되는 일상적·의례적·사교적인 행위인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1항 에 정한 선거의 자유방해죄에서 ‘선거에 관하여’의 의미 및 위 죄의 주관적 구성요건
[3] 도의원 출마예정자가 선거운동 부탁을 거절하는 선거구 선거인을 폭행한 사안에서 폭행이 ‘선거에 관하여’ 한 것이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사전선거운동이라 함은 특정의 선거에 있어서 선거운동기간 전에 특정한 후보자의 당선을 목적으로 투표를 얻거나 얻게 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유리한 모든 행위, 또는 반대로 특정한 후보자의 낙선을 목적으로 필요하고 불리한 모든 행위 중 선거인을 상대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라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 행위를 말하며, 일상적·의례적·사교적인 행위는 여기에서 제외되고, 일상적·의례적·사교적인 행위인지 여부는 그 행위자와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 그들 사이의 관계, 행위의 동기, 방법, 내용과 태양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2]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1항 소정의 ‘선거에 관하여’라 함은 ‘특정한 선거에 있어서 투표 또는 선거운동, 당선 등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여’라는 의미로서, 선거에 관한 행위는 반드시 특정 후보자를 당선 또는 낙선시키기 위한 목적의 행위일 필요는 없고, 선거운동 기간 내의 행위에 한정되지 않으며, 그 기간 전이나 투·개표 종료 후의 행위도 포함되는 것이고, 또한 위 조항의 선거의 자유방해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으로는 행위의 객체와 태양에 대한 인식과 함께 ‘선거에 관하여’ 한다는 인식이 필요함은 물론이나 이는 미필적인 것으로도 족하다.
[3] 도의원 출마예정자가 선거운동 부탁을 거절하는 선거구 선거인을 폭행한 사안에서 폭행이 ‘선거에 관하여’ 한 것이라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2항 , 제3항 [2]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1항 제1호 [3]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1항 제1호
참조판례
[1] 대법원 2001. 6. 29. 선고 2001도2268 판결 (공2001하, 1812) 대법원 2005. 9. 9. 선고 2005도2014 판결 (공2005하, 1646)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대륙 담당변호사 여상조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 제주부에 환송한다.
이유
1. 피고인의 상고에 대하여
사전선거운동이라 함은 특정의 선거에 있어서 선거운동기간 전에 특정한 후보자의 당선을 목적으로 투표를 얻거나 얻게 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유리한 모든 행위, 또는 반대로 특정한 후보자의 낙선을 목적으로 필요하고 불리한 모든 행위 중 선거인을 상대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라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 행위를 말하며, 일상적·의례적·사교적인 행위는 여기에서 제외되고, 일상적·의례적·사교적인 행위인지 여부는 그 행위자와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 그들 사이의 관계, 행위의 동기, 방법, 내용과 태양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5. 9. 9. 선고 2005도201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소외 2에게 ‘지난번 선거에서는 도와주지 않았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도와 달라’고 말한 행위는 그 시기, 장소, 피고인과 상대방들의 사회적 지위, 그들 사이의 관계, 동기와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제4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피고인의 당선을 목적으로 투표를 얻기 위하여 필요하고 유리한 행위로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일상적·의례적·사교적인 행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의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전선거운동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에 대하여
가. 선거인 폭행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제주 남제주군 군의원으로 이 사건 당시 2006. 5. 31. 실시될 제4회 지방선거의 제주도의원 제27선거구(성산읍) 출마예정자인바, 선거에 관하여 선거인(선거인명부 작성 전에는 그 선거인명부에 오를 자격이 있는 자를 포함함)을 폭행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2005. 12. 16. 23:00경 제주 남제주군 성산읍 고성리 소재 숯불바베큐불닭갈비식당에서 위 선거구의 선거인인 피해자 공소외 2(50세)가 피고인의 선거운동 및 지지부탁요구를 거절한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며 주먹으로 위 공소외 2의 얼굴을 1회 때리고 멱살을 잡고 밀쳐 넘어뜨리고 계속하여 식당 밖으로 끌고 나가 넘어진 공소외 2의 얼굴을 발로 수회 밟아 선거에 관하여 선거인을 폭행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 공직선거법(이하 ‘법’이라 함) 제237조 제1항 제1호 의 입법 취지 등을 감안하면, 선거인 등에 대한 모든 폭행·협박이 일률적으로 위 조항에서 처벌하는 ‘선거의 자유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반드시 특정 후보자를 당선 또는 낙선시키기 위한 행위에 해당될 필요는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선거인의 선거과정에 참여할 권리나 선거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침해하거나 제한하려는 의도하에 선거인 등을 폭행·협박한 경우에만 성립한다고 제한하여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전제한 후, 이 사건 폭행 경위에 대한 피해자 공소외 2의 진술에 의하면, 원래 피해자는 2002년 지방선거에서부터 피고인의 경쟁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을 하였고, 평소 피고인이 군의원으로 활동도 미비하고 이권 등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이라서 지역을 대표하는 군의원으로 활동할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보고 있었는데, 사건 당일 삼수정식당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다가오는 선거에서 지지를 부탁하기에 피해자는 “잘 해야 도와주는 것 아니냐.”면서 지지를 거절하였고, 삼수정식당을 나온 후 피고인이 술을 한잔 더하자면서 피해자를 잡아끌어 사고 장소인 닭갈비 식당으로 동행하게 되었던 것인데, 이곳에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원수처럼 지내지 말고 이번 선거에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피해자가 “나는 당신을 지역 대표라고 생각할 수 없어 도와 줄 수 없다.”, “지난번 선거에서 130여 표 차이로 이기기는 했지만 이겼다고 생각하느냐, 선거기간이 일주일만 길어도 졌을 것이다.”라고 하자 피고인이 “뭐 이런 자식이 있느냐.”라면서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것인바, 이와 같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평소 관계, 이 사건 폭행의 경위 및 동기, 그리고 사건 당시는 선거일까지 5개월 이상의 기간이 남아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위 공소외 2에 대한 폭행은 선거인인 공소외 2의 선거에 관한 의사결정을 방해하거나 선거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침해하거나 제한하려는 의도에서 폭행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공소외 2에게 지지를 부탁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반감을 보이며 빈정대면서 피고인을 자극하자 이에 순간적으로 흥분하여 폭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피고인의 위 공소외 2에 대한 폭행이 선거의 자유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위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를 무죄로 인정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법 제237조 제1항 소정의 ‘선거에 관하여’라 함은 ‘특정한 선거에 있어서 투표 또는 선거운동, 당선 등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여’라는 의미로서, 선거에 관한 행위는 반드시 특정 후보자를 당선 또는 낙선시키기 위한 목적의 행위일 필요는 없고, 선거운동 기간 내의 행위에 한정되지 않으며, 그 기간 전이나 투·개표 종료 후의 행위도 포함되는 것이다. 또한, 위 조항의 선거의 자유방해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으로는 행위의 객체와 태양에 대한 인식과 함께 ‘선거에 관하여’ 한다는 인식이 필요함은 물론이나 이는 미필적인 것으로도 족하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에게 당시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자신이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여러 차례 거듭하여 부탁하였으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부탁을 완강히 거절하자 분에 못 이겨 피해자를 폭행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앞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경위로 이루어진 피고인의 폭행이 선거에 관하여 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선거인에 대한 폭행이 법 제237조 제1항 제1호 의 선거의 자유방해죄에 해당하려면 선거인의 선거과정에 참여할 권리나 선거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침해하거나 제한하려는 의도하에 폭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그릇 전제하여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언동에 순간적으로 흥분하여 폭행에 이른 것일 뿐 피해자의 선거참여나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제한할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선거의 자유방해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3. 파기의 범위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