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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6. 9. 선고 2005두14714 판결
[증여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에 관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의 입법 취지 및 같은 항 단서 제1호 의 ‘조세회피목적’이 없었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명의자)

[2] 주식의 명의신탁에 있어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단서 제1호 의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병민)

피고, 피상고인

성동세무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3이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하게 된 것은 증여세 등의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방송공사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인수함에 있어 필요한 자격요건을 갖추기 위한 것이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판시 증거들을 배척하고 오히려 원고뿐 아니라 소외 1, 2 명의의 주식 매입대금 역시 소외 3 명의의 예금계좌에서 출금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소외 3이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함에 있어 과점주주로서 받게 되는 세법상의 불이익을 피하고 누진세인 종합소득세의 부담을 경감시키려는 등의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피고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2. 12. 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1조의2 제1항 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의 입법 취지는 명의신탁제도를 이용한 조세회피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데에 있으므로 ( 대법원 2004. 12. 23. 선고 2003두13649 판결 등 참조), 명의신탁이 조세회피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이루어졌음이 인정되고 그 명의신탁에 부수하여 사소한 조세경감이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와 같은 명의신탁에는 같은 조항 단서 소정의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고, 명의신탁에 있어서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명의자에게 있다.

그런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주식회사 케이비에스(KBS) 제작단(1999. 7. 3. 상호가 주식회사 한국방송제작단으로 변경됨, 이하 ‘KBS 제작단’이라 한다)의 1인 주주였던 한국방송공사가 KBS 제작단의 민영화를 위하여 그 소유의 KBS 제작단 발행주식 31만여 주(66%)를 공개매각하면서 그 인수자격을 ① 지상파 방송국에 프로그램을 공급한 실적이 있는 프로덕션, ② 방송국(프로덕션 포함) 종사자 또는 경력자로서 15년 이상의 경력 소유자, ③ 위 ①, ②의 자격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공동명의로 참여할 개인 또는 법인으로 제한하였고, 주식매수 청약방법은 매각주식 전량을 신청하되 컨소시엄 구성 신청자는 1인 최저 10%(48,381주) 이상을 신청하도록 한 사실, 당시 소외 4 주식회사(이하 ‘ 소외 4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이던 소외 3은 위 주식을 인수하기 위하여 소외 4 회사, 소외 5 주식회사, 소외 6 주식회사, 소외 1 및 원고를 그 구성원으로 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위 주식매수 입찰에 참여하여 낙찰됨에 따라, 1999. 7. 1. 한국방송공사와 사이에 소외 4 회사가 125,708주(26%), 나머지 컨소시엄 구성원이 각 48,381주씩(각 10%)을 1주당 9,134원으로 매수하기로 하는 주식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중 이 사건 주식 48,381주는 소외 3이 원고 이름으로 취득한 사실, 원고는 1973. 3. 1.부터 1998. 12. 31.까지 약 25년 이상을 한국방송공사 텔레비전 본부장 및 KBS 미디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방송국에서 근무하였고, 소외 3과는 평소 알지 못하다가 위 주식양도양수계약을 계기로 비로소 알게 된 사실, 한편 소외 1이 매수한 위 주식 48,381주에 대한 매수대금도 소외 3 명의의 은행계좌에서 출금되어 한국방송공사의 계좌로 입금되었고, 이와는 별도로 박지영은 한국방송공사로부터 KBS 제작단 주식 48,000주(9.8%)를 매수하였는데 그 주식대금 역시 소외 3 계좌에서 출금되어 납부된 사실, 소외 3은 원고 명의의 이 사건 주식 중 24,071주를 그 취득 후 2개월여 만인 1999. 8. 31. 자신의 채권자 소외 7에게 대물변제하였고, 소외 1 및 소외 2 명의의 위 각 주식 또한 1999. 8.경 소외 8, 소외 6 주식회사 등에게 각 매도되었는데 그 중 일부인 16,500주는 소외 3 본인이 매수한 사실 및 KBS 제작단은 1998년도부터 2004년까지 경영적자가 지속되어 한 번도 이익배당을 한 적이 없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소외 3이 원고 명의로 이 사건 주식을 인수하게 된 것은 KBS 제작단 주식인수를 위한 자격요건인 15년 이상 방송국 경력자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이고, 나아가 이 사건 주식은 KBS 제작단 총발행주식의 100분의 51에 미달하여 소외 3이 자신 명의로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한다고 하더라도 국세기본법지방세법상의 제2차 납세의무 또는 간주취득세의 부담을 지게 되는 과점주주에는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령 소외 1, 2 명의의 위 각 주식 또한 소외 3이 동인들 명의로 취득한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소외 3이 취득한 소유주식이 총 발행주식의 29.8%에 불과하여 과점주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명의신탁 당시 소외 3에게 과점주주로서의 제2차 납세의무나 간주취득세를 회피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고, 또한 KBS 제작단이 한 번도 이익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어 이 사건 주식의 명의신탁으로 인하여 회피된 종합소득세도 없으며, 설령 KBS 제작단이 이익배당을 실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주식 중 절반 이상을 명의신탁 후 2개월여 만에 양도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명의신탁 당시 소외 3에게 이 사건 주식과 관련된 배당소득의 종합소득합산과세에 따른 누진세율 적용을 회피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 3이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하게 된 경위에 관한 합리적인 이유 설시도 없이, 이 사건 명의신탁은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조세회피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이강국(주심) 박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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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5.10.12.선고 2004누1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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