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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2도3450 판결
[집단에너지사업법위반·업무방해·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공2006.6.15.(252),1106]
판시사항

[1]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구조조정 실시 자체를 반대할 목적으로 쟁의행위에 나아간 경우, 쟁의행위의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소극) 및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구조조정의 실시를 반대한다고 함의 의미

[2] 다수의 근로자들이 정당한 쟁의행위 아닌 집단적 단체행동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사용자의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여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업무방해죄의 성립 여부(한정 소극)

[3]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2조 제2항 에서 정한 ‘안전보호시설’의 의미 및 그 해당 여부의 판단 방법

[4] 사업장의 안전보호시설의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가 있었으나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1조 제1호 , 제42조 제2항 위반죄의 성립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공기업의 민영화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고, 여기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를 반대한다고 함은 비록 형식적으로는 민영화 등 구조조정을 수용한다고 하면서도 결과적으로 구조조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하는 요구조건을 내세움으로써 실질적으로 구조조정의 반대와 같이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

[2] 다수의 근로자들이 상호 의사연락하에 집단적으로 작업장을 이탈하거나 결근하는 등 근로의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사용자의 생산·판매 등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여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다면, 그와 같은 행위가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아닌 한, 다중의 위력으로써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

[3]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2조 제2항 에서 정한 ‘안전보호시설’이라 함은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나 위생상 필요한 시설을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사업장의 성질, 당해 시설의 기능, 당해 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이 되지 아니할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위험 등 제반 사정을 구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4]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2조 제2항 의 입법 목적이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보호’라는 점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2조 제2항 이 범죄의 구성요건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성질상 안전보호시설에 해당하고 그 안전보호시설의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사전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는 등으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1조 제1호 , 제42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남준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 4점에 대하여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공기업의 민영화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고 (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 참조), 여기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를 반대한다고 함은 비록 형식적으로는 민영화 등 구조조정을 수용한다고 하면서도 결과적으로 구조조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하는 요구조건을 내세움으로써 실질적으로 구조조정의 반대와 같이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들은 정부의 이 사건 민영화 방침이 확고하게 추진되자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측에서 수용하기 힘든 요구사항을 주장하며 실질적으로는 민영화 추진 반대를 목적으로 이 사건 파업에 임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거나 사실을 오인한 위법 등이 있다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다수의 근로자들이 상호 의사연락하에 집단적으로 작업장을 이탈하거나 결근하는 등 근로의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사용자의 생산·판매 등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여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다면, 그와 같은 행위가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아닌 한, 다중의 위력으로써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 ( 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도2771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의 이 사건 쟁의행위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사업장 내의 특정시설이 안전보호시설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당해 사업장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구체적·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인명이나 신체에 위험성이 발생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 열병합발전소의 발전기 등 전기시설, 보일러 등 스팀시설, 소방수 공급시설 등 용수시설, 플랜트 에어 압축기, 계기용 공기 공급시설 등(이하 ‘이 사건 각 시설’이라고 한다)이 쟁의행위에 의하여 정지·폐지되거나 방해될 경우 인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노법’이라 한다) 제42조 제2항 의 안전보호시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노노법 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노노법 제42조 제2항 은 “사업장의 안전보호시설에 대하여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안전보호시설’이라 함은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나 위생상 필요한 시설을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사업장의 성질, 당해 시설의 기능, 당해 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이 되지 아니할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위험 등 제반 사정을 구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2두7425 판결 참조).

한편, 노노법 제42조 제2항 의 입법 목적이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보호’라는 점과 노노법 제42조 제2항 이 범죄의 구성요건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성질상 안전보호시설에 해당하고 그 안전보호시설의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사전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는 등으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노노법 제91조 제1호 , 제42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이 사건 각 시설을 모두 ‘안전보호시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그 각 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면 어떠한 이유로 사람의 생명·신체에 대하여 위험을 초래하게 되는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이 사건 각 시설이 노노법 제42조 제2항 소정의 안전보호시설이라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공단이 노동부에 보낸 질의자료와 공단 본사 인사노무팀 과장 김문수의 진술이 있으나, 위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시설이 어떤 이유에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시설인지, 그 각 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위험이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들고 있는 이 사건 각 시설이 어떤 근거에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시설이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위험성이 있는 시설인지, 위 각 시설의 가동을 중단함에 있어 사전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였는지, 위 각 시설의 가동중단에 의하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어떠한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이 사건 열병합발전소로부터 증기를 공급받는 수용업체가 예정된 시간에 증기를 공급받지 못하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피해를 입은 사실이 있는지 등에 대하여 더 자세히 심리한 다음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노노법 제91조 제1호 , 제42조 제2항 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지를 가려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시설이 어떠한 이유로 안전보호시설에 해당되는지에 관하여 언급함이 없이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노노법 제42조 제2항 에서 규정하고 있는 ‘안전보호시설’의 개념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노노법 위반죄 부분은 위법하므로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위 파기부분은 원심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이상 전체의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기로 한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김영란 김황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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