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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5533 판결
[채무부존재확인][집49(2)민,16;공2001.9.15.(138),1925]
판시사항

[1] 영국 협회선급약관상 표준규격선박에 미달하는 선박에 의한 화물운송을 부보하면서 규격 미달사실 또는 계속담보를 받는 사유의 발생에 관한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보험계약자가 계속담보조항에 따른 보험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보험계약자가 보험약관의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경우, 보험자에게 그 약관 내용을 설명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소극) 및 그 입증책임의 소재

[3] 보험약관의 기재 사항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도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있는지 여부(소극)

[4] 선박미확정의 해상적하보험계약에서 영국 협회선급약관의 내용이 보험자의 설명의무의 대상이 아니라고 한 원심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영국 구 협회적하약관(분손부담보)에 따른 선박미확정의 해상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협회선급약관을 둔 경우에 보험계약의 최대 선의성이나 위 협회 약관들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보험계약자는 원칙적으로 운송선박이 확정되거나 최소한 선적이 완료되어 협회선급약관상의 표준규격선박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보험자인 원고에게 지체 없이 담보위반의 사실을 통지하고 보험료 등에 관하여 협의하여야 하며, 보험계약자가 계속담보를 받는 사유의 발생을 알았음에도 보험자에게 지체없이 이를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더 이상 계속담보조항에 따른 보험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

[2]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에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 및 보험자의 면책사유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만일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지만, 보험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 사항이라 하더라도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 약관이 바로 계약 내용이 되어 당사자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므로 보험자로서는 보험계약자 또는 그 대리인에게 약관의 내용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볼 것인바, 이 경우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약관의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보험자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3] 보험자에게 약관의 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에 정하여진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데 그 근거가 있는 것이므로, 해상보험계약에서 사용하고 있는 약관이라 할지라도 개별적으로 그 내용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혹은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인지 등을 판별하여 그 경우에 한하여 설명의무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여야 한다.

[4] 선박미확정의 해상적하보험계약에서 영국 협회선급약관의 내용이 보험자의 설명의무의 대상이 아니라고 한 원심을 파기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병석 외 6인)

피고,상고인

대영물산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창 담당변호사 김현 외 6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그 채용증거들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을 하였다.

(1) 협회선급약관 위반 부분

수출입업자인 피고는 1994. 4. 1. 해상보험업자인 원고와 사이에 피고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냉동어패류에 대하여 선박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 협회적하약관(분손부담보){Institute Cargo Clause (F.P.A.)}을 사용하고, 보험증권상 야기되는 일체의 책임문제는 영국의 법률 및 관습에 따르기로 하는 이 사건 해상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협회선급약관(Institute Classification Clause) 전반부에서는 "이 보험에서 협정된 보험료율은 영국로이드선급협회, 미국선급협회, 프랑스선급협회, 독일선급협회, 한국선급협회, 일본해사협회, 노르웨이선급협회, 이태리선급협회, 러시아선급협회, 폴란드선급협회 중 하나로부터 일정한 선급을 부여받은 강철재 동력선에 의하여 운송된 적하에만 적용되고, 총톤수 1,000t 이하의 선박인 경우에는 반드시 상기 선급에 입급되어야 하며 선령이 15년 이하이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피고가 운송 선박을 선택함에 있어 위 협회선급약관에서 허용하고 있는 선박 중의 하나를 지정하여야 하는 것은 영국 해상보험법 제33조에서 말하는 담보(warranty)에 해당한다.

위 보험계약의 목적물인 냉동어패류는 1994. 4. 8. 및 같은 달 9일 중국 얀타이항에서 피닉스 35호에 선적되어 부산항으로 운송되던 중, 1994. 4. 10. 위 선박의 기관실 우측에 있던 킹스톤 밸브의 보닛이 열리면서 해수가 침입해 위 선박이 침몰함으로써 모두 멸실되었는바, 위 선박은 1974년에 건조된 총톤수 194.7t의 배로서, 피고가 자신의 하물을 운송할 목적으로 1989. 12. 30.경 구매하여 그 때부터 해상운송에 사용하면서 수리 및 유지관리하여 왔으나, 피고는 이를 별개 법인 명의로 온두라스국에 편의치적하여 두었었고, 한편 위 선박은 피고가 구매하던 당시인 1989년 12월에는 한국선급협회에 입급되어 있었으나 1991. 2. 20.부터 1991. 4. 16.까지 한국선급협회의 중간검사 및 입거검사를 최종적으로 수검한 이후 3년여 동안 지정된 검사를 받지 않아서 1994. 3. 23. 탈급 조치되었고 그 외 어떤 선급협회에도 입급되지 않았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는 앞서 나온 담보(warranty)에 위반하였다 할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를 면한다.

(2) 계속담보 조항 부분

위 협회선급약관 후반부에서는 "상기의 범위 내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동력선에 의하여 운송되는 하물은 보험료 및 조건에 관하여 별도의 합의가 이루어질 것을 조건으로 위 보험계약에 의하여 계속담보(held covered)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구 협회적하약관 제14조에는 "피보험자는 자기가 좌우할 수 있는 모든 여건 하에서 가능한 한 신속하게 행동하는 것이 이 보험의 조건이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유의사항으로 "피보험자가 이 보험에 의거 계속담보 받는 사유의 발생을 알았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요지를 보험자에게 통지함을 요하며, 계속담보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이 의무의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선박미확정의 해상적하보험을 체결하면서 협회선급약관을 둔 경우에 보험계약자는 원칙적으로 선적 즉시 선박에 대해 통지하고 이러한 통지가 이루어진 후 보험자와 사이에 보험료와 조건에 관하여 협의를 하여야 하며, 이러한 협의가 이루어지면 위 보험계약에 따른 담보가 계속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선적한 선명이 확정된 후 이 사건 선박이 위 협회선급약관상의 총톤수 1,000t 이하로서 위 선급들 중 어느 것에도 입급되지 않았고 선령이 15년을 초과하는 선박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보험자인 원고에게 선명을 통지하지 않았고 보험료 및 조건에 관하여 별도의 협의를 하거나 그러한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그렇다면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인 피고는 계속담보를 받는 사유의 발생을 알았음에도 지체 없이 이를 보험자인 원고에게 통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후에도 보험료와 기타 조건에 관하여 협의를 거치거나 이 사건 항소심 변론종결일까지 상당한 보험료를 지급하지도 않았으므로 담보가 계속된다고 볼 수 없어 보험자인 원고는 보험금지급책임을 면한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은 보험계약자인 피고가 협회선급약관상의 표준규격선박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종국적으로 보험자인 원고에게 지체 없이 위 요건 불비의 사실을 통지하거나 보험료 등에 관하여 협의하지 아니함으로써 계속담보조항을 원용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이유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책임을 면하게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므로, 원심판결이 협회선급약관의 효력을 판단함에 있어 계속담보조항의 효력을 고려하지 않아 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있다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와 같이 영국 구 협회적하약관(분손부담보)에 따른 선박미확정의 해상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협회선급약관을 둔 경우에 보험계약의 최대 선의성이나 위 협회 약관들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보험계약자인 피고는 원칙적으로 운송선박이 확정되거나 최소한 선적이 완료되어 협회선급약관상의 표준규격선박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보험자인 원고에게 지체 없이 위 담보위반의 사실을 통지하고 보험료 등에 관하여 협의하여야 하며, 보험계약자가 계속담보를 받는 사유의 발생을 알았음에도 보험자에게 지체 없이 이를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더 이상 위 계속담보조항에 따른 보험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가 계속담보를 받는 사유의 발생을 알았음에도 보험자인 원고에게 지체 없이 이를 통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후에도 보험료와 기타 조건에 관하여 협의를 거친 바 없으므로 담보가 계속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계속담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협회선급약관과 같이 중요한 내용을 피고에게 전혀 설명하여 주지 않았으므로 위 협회선급약관 부분은 효력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위 약관의 내용을 몰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해상보험계약의 성질상 보험자가 협회선급약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험계약자에게 설명할 의무는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에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 및 보험자의 면책사유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만일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지만, 보험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 사항이라 하더라도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 약관이 바로 계약 내용이 되어 당사자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므로 보험자로서는 보험계약자 또는 그 대리인에게 약관의 내용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볼 것인바 (대법원 1998. 4. 14. 선고 97다39308 판결, 1999. 3. 9. 선고 98다43342, 43359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약관의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보험자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입증책임을 전도하여 보험계약자인 피고가 위 약관의 내용을 몰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에 부가하여 보충적으로 반대사실을 인정함에 있어서도 단지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전에 수차례에 걸쳐 원고와 이 사건과 같은 선박미확정 해상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하였던 사실만으로 피고가 위 약관의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추인하고 있는바, 이는 피고가 위 약관의 내용을 모른 채 반복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논리적 비약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실심인 원심으로서는 보험계약자인 피고가 이 사건 협회선급약관상의 계속담보조항의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좀 더 심리하여 밝혔어야 할 것이고, 그 입증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입증책임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원고에게 불리하게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한편, 보험자에게 약관의 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에 정하여진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데 그 근거가 있는 것이므로 (대법원 2000. 7. 4. 선고 98다62909, 62916 판결 등 참조), 해상보험계약에서 사용하고 있는 약관이라 할지라도 개별적으로 그 내용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혹은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인지 등을 판별하여 그 경우에 한하여 설명의무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여야 할 것인바 , 이 사건 선박미확정의 해상적하보험계약에서 사용된 위 협회선급약관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기록상 찾아 볼 수 없고, 원심이 들고 있는 해상보험계약의 부합계약성, 기업보험성, 국제적 유대성 등의 성질을 고려하더라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위 약관의 내용을 몰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거나, 혹은 보험자인 원고가 보험계약자인 피고에게 위 협회선급약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의무는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설명의무 위반 주장을 배척한 원심에는 심리미진이나 입증책임에 관한 법리 혹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소정의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 강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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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9.8.17.선고 96나26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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