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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대법원 2001. 3. 23. 선고 98다7209 판결
[손해배상(지)][공2001.5.15.(130),926]
판시사항

[1] 등록고안이 신규성은 있으나 진보성이 없는 경우, 무효 심결의 확정 전에 다른 절차에서 그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발명에 있어 신규성과 진보성의 판단 기준

[3] 의장의 신규성이나 선행의장과의 유사 여부 판단에 있어서 그 판단의 대상인 인용의장에 요구되는 표현 정도 및 방법

판결요지

[1] 실용신안법은 실용신안등록이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별도로 마련한 실용신안등록의 무효심판절차를 거쳐 무효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등록실용신안은 일단 등록이 된 이상 이와 같은 심판에 의하여 실용신안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유효하며, 위와 같은 실용신안등록을 무효로 할 수 있는 사유가 있더라도 다른 절차에서 그 전제로서 실용신안등록이 당연무효라고 판단할 수 없고, 다만 등록실용신안의 일부 또는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것인 경우에는 실용신안등록무효의 심결 유무에 관계없이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으나, 이는 등록실용신안의 일부 또는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기술에 비추어 새로운 것이 아니어서 이른바 신규성이 없는 경우 그렇다는 것이지, 신규성은 있으나 그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선행기술에 의하여 극히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이른바 진보성이 없는 경우까지 다른 절차에서 당연히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는 없다.

[2] 발명의 신규성과 진보성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사례에서는 그 한계나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인바, 발명이 공지공용의 것이라 함은 공지공용의 기술과 동일한 경우에 한정할 필요는 없고, 어느 발명이 선행의 공지공용의 기술로부터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여도 이것이 공지공용의 기술에 근사한 것이 명백하여 특별히 새로운 기술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진보성에 앞서 그 신규성 자체를 부정할 수 있을 것이다.

[3] 의장의 신규성 판단이나 선행의장과의 유사 여부 판단에 있어 그 대비 판단의 대상인 인용의장은 반드시 형태 전체를 모두 명확히 한 의장뿐만 아니라 그 자료의 표현부족을 경험칙에 의하여 보충하여 그 의장의 요지 파악이 가능한 한 그 대비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원고,상고인

테트라파이프라이닝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석)

피고,피상고인

피고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실용신안권 침해의 점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가. 기록에 의하면, 을 제13호증의 9의 엔피씨(NPC)공법 시공매뉴얼(manual)은 일본의 '파이프라이닝협동조합연합회'가 1986. 1. 5. 발행하여 위 연합회의 회원들에게만 한정하여 배포한 책자로서, 위 엔피씨공법 시공에 관한 기술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기록상 위 시공매뉴얼 책자가 당초의 배포 대상이었던 위 연합회 회원들 이외의 자들에게는 공개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또 위 책자에 기재된 기술내용의 수준과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일정 범위의 사람들에게만 한정하여 배포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책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지 아니하고 은닉되어 있다는 것은 경험칙상 수긍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늘날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점차로 커짐에 따라 상품 및 기술정보를 입수하기 위하여 타사의 매뉴얼 등을 신속히 수집·이용하는 것이 산업계의 현실이라 할 것이므로, 결국 위 책자는 이 사건 등록고안의 출원 전인 1986년 1월경 발행되어 위 연합회 회원들에게 배포된 무렵 불특정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을 제13호증의 9의 엔피씨공법 시공매뉴얼을 반포된 간행물에 해당된다고 본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원심은, 이 사건 등록고안(등록번호 1 생략)은 소음기(8)의 한쪽 끝과 가설되어 있는 관(6) 사이에 투명호스를 연결하여 주어 이 투명호스를 통하여 관의 출구에서 유출되어 도장되는 에폭시수지의 도장상태를 통하여 관 내부의 에폭시수지의 피막형성상태를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그 요체로 하여, 눈으로 보면서 도장작업을 함으로써 불필요한 작업시간을 줄이고 관 내면에 도장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중지되어 재도장작업을 할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 그 주된 목적이고, 더불어 투명호스의 한쪽 끝에 소음기를 부착함으로써 소음공해를 줄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어떤 관 끝에 소음기를 부착하여 소음공해를 줄이는 것은 공지의 기술에 해당하므로, 투명호스의 연결과 이를 통하여 그 작업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만이 이 사건 등록고안에서 진보성을 가져 실용신안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 등록고안은 위 '엔피씨공법 시공매뉴얼'에 소개되어 있는 공법, 즉 배관재생공법인 엔피씨공법을 시행함에 있어 관 내부의 작업상태(녹 등의 산화물의 제거와 에폭시수지의 도장피막형성상태)를 확인하기 위하여 투명호스를 관의 한쪽 끝에 부착함으로써 투명호스의 외부에서 그 상태를 보고 관의 내부의 건조상태를 검사하도록 하는 공법과 동일하거나 극히 유사한 것으로서 통상의 기술을 가진 자면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고안이므로 무효의 고안이라고 판단하였다.

실용신안법은 실용신안등록이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별도로 마련한 실용신안등록의 무효심판절차를 거쳐 무효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등록실용신안은 일단 등록이 된 이상 이와 같은 심판에 의하여 실용신안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유효하며, 위와 같은 실용신안등록을 무효로 할 수 있는 사유가 있더라도 다른 절차에서 그 전제로서 실용신안등록이 당연무효라고 판단할 수 없고, 다만 등록실용신안의 일부 또는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것인 경우에는 실용신안등록무효의 심결 유무에 관계없이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으나, 이는 등록실용신안의 일부 또는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기술에 비추어 새로운 것이 아니어서 이른바 신규성이 없는 경우 그렇다는 것이지, 신규성은 있으나 그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선행기술에 의하여 극히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이른바 진보성이 없는 경우까지 다른 절차에서 당연히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8. 10. 27. 선고 97후209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발명의 신규성과 진보성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사례에서는 그 한계나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인바, 여기에서 발명이 공지공용의 것이라 함은 공지공용의 기술과 동일한 경우에 한정할 필요는 없고, 어느 발명이 선행의 공지공용의 기술로부터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여도 이것이 공지공용의 기술에 근사한 것이 명백하여 특별히 새로운 기술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진보성에 앞서 그 신규성 자체를 부정할 수 있을 것이다 ( 대법원 1992. 6. 2.자 91마540 결정 등 참조) .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이 사건 등록고안의 당연무효를 판단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진보성을 판단한 것이라면 위와 같은 법리에 위배되는 것으로 잘못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등록고안과 위 '엔피씨공법 시공매뉴얼'에 기재되어 있는 기술을 대비하여 보면, 관에 연결된 투명호스의 다른 쪽 끝에 압축공기의 토출음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소음기를 부착하는 구성과 관 말단에 투명호스를 연결한 구성은 거의 동일하고, 다만 투명호스에 있어서 그 용도가, 이 사건 등록고안에서는 관 내부의 도장확인을 위한 것임에 반하여, 위 '엔피씨공법 시공매뉴얼'에 기재되어 있는 기술에서는 도장하기 전의 관 내부의 건조상태를 확인하고자 함에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 그 설치위치나 설치형태 등에서는 동일하다고 보여지므로, 이 사건 등록고안은 진보성에 앞서 신규성 자체가 인정되기 어렵고, 결국 이 사건 등록고안에 대하여는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여지가 없어 피고가 이 사건 등록고안의 실용신안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의 판단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법리위배의 잘못이 있고 또 위 '엔피씨공법 시공매뉴얼'에 기재되어 있는 기술내용을 파악함에 있어 일부 부적절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원심이 피고가 이 사건 등록고안의 실용신안권을 침해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를 기각한 이상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여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아니한 셈이 되었다 할 것이다. 결국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의장권 침해의 점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의장의 신규성 판단이나 선행의장과의 유사 여부 판단에 있어 그 대비 판단의 대상인 인용의장은 반드시 형태 전체를 모두 명확히 한 의장뿐만 아니라 그 자료의 표현부족을 경험칙에 의하여 보충하여 그 의장의 요지 파악이 가능한 한 그 대비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할 것이다 (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후706 판결 등 참조) .

원심은, 이 사건 등록의장(등록번호 2 생략)은 그와 유사한 모양의 기기가 위 엔피씨공법의 시공에 따라 그 출원 전에도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원고 스스로 이 사건 등록고안에 대한 실용신안등록을 출원하여 이 사건 등록의장출원 전인 1990. 9. 1. 공개번호 제90-15441호의 공개실용신안공보에 의하여 공개된 이 사건 등록고안의 형상 및 모양과 사실상 동일하거나 극히 유사하여 신규성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송진훈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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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7.12.24.선고 97나1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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