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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10. 19. 선고 98두6265 전원합의체 판결
[농지전용불허처분취소][집48(2)특,239;공2000.12.15.(120),2432]
판시사항

[1] 대통령령으로 정할 사항에 관한 법률의 위임의 범위 및 판단 기준

[2] 농지전용신고의 대상이 되는 농업인 주택을 '농업진흥지역 밖에' 설치하는 농업인 주택으로 제한한 구 농지법시행령 제41조 [별표 1] 제1호의 효력(무효)

판결요지

[1] 헌법 제75조의 규정상 대통령령으로 정할 사항에 관한 법률의 위임은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이루어져야 하고, 이 때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한다고 함은 위임의 목적·내용·범위와 그 위임에 따른 행정입법에서 준수하여야 할 목표·기준 등의 요소가 미리 규정되어 있는 것을 가리키고, 이러한 위임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위임 규정의 형식과 내용 외에 당해 법률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등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하고, 규율 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서는 요구되는 구체성의 정도 또한 달라질 수 있으나,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사항에 관한 위임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구체성 내지 명확성이 보다 엄격하게 요구된다.

[2] 농지의 전용에 관한 규제는 국민의 재산권 행사에 대한 제약으로서 그에 관하여 시행령에서 정할 사항의 위임은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할 것이 요구되는 것인바, 농업인 주택과 같은 시설의 '설치지역'이란 그 문언적 의미에서 보더라도 시설의 범위나 규모 혹은 설치자의 범위에는 속할 수 없는 사항일 뿐만 아니라, 농지 전용의 허부와 관련하여 위와 같은 요소들과는 독립된 별도의 주요 기준에 해당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농지법 제37조 제2항에서 위임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신고대상 시설의 범위·규모 또는 설치자의 범위 등에 관한 사항'에는 농업인 주택과 같은 시설의 '설치지역'에 관한 사항은 포함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할 것이어서, 같은 법 제37조 제2항에 근거한 구 농지법시행령(1996. 12. 31. 대통령령 제152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별표 1] 제1호에서 농지전용신고의 대상이 되는 농업인 주택을 '농업진흥지역 밖에' 설치하는 농업인 주택으로 규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농업진흥지역 내에 설치되는 농업인 주택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39조와 구 같은법시행령 제37조 및 제38조의 규정에 따라 농지로서의 보전가치와 농업경영 및 농어촌 생활환경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보다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지는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은, 결국 법률의 위임 없이 국민의 재산권 행사를 보다 제한한 것이 되어 효력을 가질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경산시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헌법 제75조의 규정상 대통령령으로 정할 사항에 관한 법률의 위임은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이루어져야 하고, 이 때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한다고 함은 위임의 목적·내용·범위와 그 위임에 따른 행정입법에서 준수하여야 할 목표·기준 등의 요소가 미리 규정되어 있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러한 위임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위임 규정의 형식과 내용 외에 당해 법률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등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하고, 규율 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서는 요구되는 구체성의 정도 또한 달라질 수 있으나,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사항에 관한 위임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구체성 내지 명확성이 보다 엄격하게 요구된다 .

그런데 농지법(다음부터는 '법'이라고 한다) 제36조 제1항은 농지의 전용에는 원칙적으로 관할 관청의 허가가 필요한 것으로 규정하면서 그 제3호에서 농지전용신고로써 전용이 가능한 경우를 예외로 규정하고, 이어 제37조는 제1항에서 그 소정 시설의 부지로 농지를 전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농지전용신고로써 전용이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면서 그 시설로서 농업용시설, 농수산물유통·가공시설, 농업인의 공동생활 편익시설, 농수산관련 연구시설, 어업용 시설과 아울러 '농업인 주택'을 규정한 다음, 제2항에서 위와 같은 '신고대상시설의 범위·규모 또는 설치자의 범위 등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데, 이에 기한 법 시행령(1996. 12. 31. 대통령령 제15229호로 개정된 것, 다음부터는 '영'이라고 한다) 제41조 [별표 1]은 그 제1호(다음부터는 '이 사건 문제 규정'이라고 한다)에서 농업인 주택을 '농업진흥지역 밖에 설치하는 영 제34조 제4항의 규정에 해당하는 농업인 주택'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농지의 전용에 관한 규제는 국민의 재산권 행사에 대한 제약으로서 그에 관하여 시행령에서 정할 사항의 위임은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할 것이 요구되는 것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분명하고, 농업인 주택과 같은 시설의 '설치지역'이란 그 문언적 의미에서 보더라도 시설의 범위나 규모 혹은 설치자의 범위에는 속할 수 없는 사항일 뿐만 아니라, 농지 전용의 허부와 관련하여 위와 같은 요소들과는 독립된 별도의 주요 기준에 해당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법 제37조 제2항에서 위임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신고대상 시설의 범위·규모 또는 설치자의 범위 등에 관한 사항'에는 농업인 주택과 같은 시설의 '설치지역'에 관한 사항은 포함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따라서 법 제37조 제2항에 근거한 이 사건 문제규정에서 농지전용신고의 대상이 되는 농업인 주택을 '농업진흥지역 밖에' 설치하는 농업인 주택으로 규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농업진흥지역 내에 설치되는 농업인 주택에 대하여는 법 제39조와 영 제37조 및 제38조의 규정에 따라 농지로서의 보전가치와 농업경영 및 농어촌 생활환경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보다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지는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은, 결국 법률의 위임 없이 국민의 재산권 행사를 보다 제한한 것이 되어 효력을 가질 수 없다 .

그러므로 원고가 농업인 주택을 설치하기 위하여 한 이 사건 농지의 전용에 관한 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문제 규정을 근거로 농업진흥지역에 속하는 이 사건 농지의 전용은 허가사항에 해당한다고 보아 달리 원고의 신청이 농지전용신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심사하여 그 수리 여부를 결정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불허가처분을 한 것은 결국 법령상의 근거 없이 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의 이 사건 불허가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법 제37조 제2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따라서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장 최종영(재판장) 대법관 송진훈 서성(주심) 조무제 유지담 윤재식 이용우 배기원 강신욱 이규홍 이강국 손지열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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