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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2. 22. 선고 2016나46658 판결
[분양대금][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인텔로그디앤씨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현정)

피고, 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목 담당변호사 김세현)

변론종결

2016. 11. 17.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40,391,1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5. 1.부터 이 사건 지급명령 송달일까지는 연 19%,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피고는 당심 제1차 변론기일에서 진술한 2016. 11. 14.자 준비서면에서 이 사건 소가 부제소합의에 위배되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하면서 본안에 관한 주장을 모두 철회하였으므로, 피고의 항소취지를 위와 같이 선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1) 제1심 판결 제2면 제10행과 제11행 사이에 “동대문중부상권시장 재건축사업조합(이하 ‘소외 조합’이라고 한다)은 구 동대문 흥인시장 및 덕운시장 부지인 서울 중구 (주소 생략) 대 4,144.3㎡에서 ‘○○○○’ 상가를 신축하는 사업을 시행한 사업시행자이고, 원고는 2002. 9. 12. 소외 조합과 사이에 위 상가의 임차권을 취득하여 이를 분양하기로 하는 총괄시행대행계약을 체결한 시행대행사이다.”를 추가하고, (2) 제1심 판결 제5면 제17행의 “피고를 포함한 위 사건의 원고들 전원과”를 “피고를 포함한 위 사건의 원고들 353명 중 329명과”로 고쳐 쓰는 것 이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주장

(1) 피고의 항변

원고가 이 사건 임대분양계약서 제5조, 제6조 등에 근거하여 면적증가에 따른 정산금 40,391,100원의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피고 등 수분양자들이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분양대금 반환소송에서 이 사건 임대분양계약과 관련된 추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이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는 위 부제소합의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2) 원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등 수분양자들이 제기한 선행사건에서 원고의 분양대금 채권은 소송물이 아니었고,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의 취지는 이 사건 임대분양계약의 유효를 전제로 하였으며, 당시 피고 등 수분양자들의 분양대금 미납액이 상이하였던 점, 원고가 소송 외에서 다른 수분양자들과 체결한 합의서에서는 이미 발생한 분양대금을 납부한다는 내용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부제소합의의 대상에 원고의 분양대금 채권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관련 규정 및 법리

강제조정결정에 대하여 소정의 기간 내에 이의신청이 없으면 강제조정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지며( 민사조정법 제34조 ), 한편 재판상 화해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며 당사자 간의 사법상의 화해계약이 그 내용을 이루는 것이면 화해는 창설적 효력을 가져 화해가 이루어지면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하나, 재판상 화해 등의 창설적 효력이 미치는 범위는 당사자가 서로 양보를 하여 확정하기로 합의한 사항에 한하며, 당사자가 다툰 사실이 없었던 사항은 물론 화해의 전제로서 서로 양해하고 있는데 지나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는 그러한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 대법원 2001. 4. 27. 선고 99다17319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이러한 강제조정결정에 인정되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은 소송물인 권리관계의 존부에 관한 사항에만 미친다고 할 것이므로, 소송절차 진행 중에 사건이 강제조정결정에 의하여 종결된 경우 소송물 이외의 권리관계에도 그 화해의 효력이 미치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권리관계가 강제조정결정사항에 특정되거나 그 결정문 중 청구의 표시 다음에 부가적으로 기재됨으로써 강제조정결정의 기재내용에 의하여 소송물인 권리관계가 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6다78732 판결 참조).

또한,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그 서면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데(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006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소송의 당사자 사이에 조정이 성립한 후 그 조정조항의 해석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1550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 8 내지 10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3,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관련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의 결정사항 제1항 후단은 부제소합의로서 그 효력은 원고가 분양면적의 증가에 따른 정산금을 구하는 이 사건 소에도 미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결정사항 제1항 후단이 “임대분양계약과 관련된 상호 추가적인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제소합의를 의미한다는 것은 객관적인 문언상 분명하다. 나아가 비록 선행사건에서 소송물로 다투어졌던 원고와 피고 등 수분양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원고의 기망 등을 이유로 임대분양계약이 취소 또는 해제되어 무효임을 전제로 한 분양대금의 반환 등이었고, 원고의 분양대금 채권은 소송물이 아니었으나,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은 결정사항 제7항에서 피고 등 수분양자가 소송물이었던 청구를 포기하는 것과는 별도로 결정사항 제1항 후단에서 “임대분양계약과 관련하여 상호 추가적인 소송 등 일체의 분쟁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특정함으로써 선행사건의 소송물 이외의 ‘임대분양계약과 관련된 분쟁’이 부제소합의의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을 명확히 하였다.

나)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의 결정사항 제1항에는 그 조항으로 형성되는 법률관계인 부제소합의의 당사자에 원고가 포함된다는 것이 명시되었고, 당시 면적 증감에 따른 정산을 반영한 분양대금 청구 소송 외에 장차 원고가 임대분양계약과 관련하여 피고 등 수분양자를 상대로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송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만약 결정사항 제1항으로 형성된 부제소합의의 대상에 원고의 분양대금 청구 소송이 제외되는 것이라면,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결정사항 제1항은 적용대상이 없는 무의미한 규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다)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당시 이미 피고 등 수분양자의 분양대금 납부의무는 그 이행기가 모두 도래한 상황이었다. 특히 원고는 2010. 2.경 점포 추첨절차를 마치고 면적증감에 따른 정산을 반영한 분양대금 채권의 내역을 확정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2010. 3. 19.경 피고를 포함한 수분양자 전원에게 확정된 분양대금을 2010. 4. 30.까지 납부할 것을 통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피고를 비롯한 수분양자 상당수는 이 사건 임대분양계약의 효력 자체를 부인하거나 정산금 산정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수년간 분양대금 잔금이나 정산금의 추가 납부를 거부하고 오히려 기납입한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상황이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당시 원고와 피고 등 수분양자 사이에서는 수분양자의 분양대금 반환청구뿐만 아니라 계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원고의 분양대금 잔금이나 정산금 청구를 둘러싼 다툼이 소송 외에서 상당 기간 지속되던 상황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피고는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의 결정사항 제1항 후단에 따른 부제소합의의 대상에 피고 등 수분양자를 상대로 한 분양대금이나 정산금 청구가 포함된다는 것을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무렵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은 나머지 결정사항에서 상가수입의 분배비율 및 임대료의 납부(제2항), 임대차기간의 연장(제3항), 관리비의 정산 및 분담방법(제4항), 상가관리단운영위원회 등의 구성(제5항), 피고 등 수분양자의 나머지 청구 포기(제7항) 등을 규정하고 있고, 이는 임대분양계약의 효력을 유지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 등 수분양자가 임대분양계약이 무효라는 입장을 철회하고 기납입한 분양대금의 반환 청구를 포기하는 대가로 원고가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의 결정사항 제1항을 통해 임대분양계약으로 취득한 분양대금 채권의 일부, 즉 피고 등 수분양자가 미납한 분양대금 잔금이나 면적증가에 따른 정산금 채권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 임대분양계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나머지 결정사항과 모순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마)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당시 다른 수분양자들이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여러 건의 분양대금 반환 소송이 진행 중이었다. 하급심에서 그중 일부 사건은 원고가 승소하였으나 일부 사건에서는 원고의 분양광고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기수령한 분양대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원고 패소 판결이 선고되기도 하였는데, 임대분양계약의 효력에 관하여 엇갈리는 하급심 판결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당시 분양대금 반환소송의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수령한 분양대금 전액을 반환할 수도 있는 위험을 회피하고 임대분양계약과 관련된 수분양자와의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하여 분양대금 채권 중 일부를 양보할 동기도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바) 한편, 대법원에서 2014. 12. 11. 원고의 분양광고가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망행위임을 이유로 수분양자들에게 기수령한 분양대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원심 판결을 파기하자( 대법원 2012다16087호 ), 이후 원고는 2015. 8.경 다른 수분양자들과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의 결정사항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으로 합의하였는데, 당시 작성된 합의서에는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의 결정사항 제1항 후단에 해당하는 조항에 “기발생된 임대분양대금(정산금) 포함 미납액은 조속히 납입한다”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반면, 대법원의 위 판결이 있기 전에 내려진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의 결정사항에는 피고 등 수분양자가 분양대금 미납액을 납부해야 한다는 내용이나 부제소합의의 대상을 제한하는 취지의 문언을 찾아볼 수 없다.

사)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 당시 수분양자들이 납부하지 않은 각각의 분양대금의 액수는 다양하였으나, 수분양자들 상당수는 분양대금 전액 또는 잔금이나 정산금을 제외한 분양대금 80% 이상을 납부한 상황이었으므로, 선행사건에서 패소할 경우 원고가 그 사건의 수분양자들 353명에게 반환해야 할 분양대금 총액에 비추어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의 결정사항 제1항 후단으로 인하여 포기하게 되는 분양대금 정산금 총액은 매우 적은 액수이어서, 원고 입장에서 피고 등 수분양자들에 대한 분양대금 정산금 채권을 포기하는 결정사항 제1항 후단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내용이었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에 위배되어 제기된 것이어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예지희(재판장) 시진국 정일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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