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갑이 애완견을 데리고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애완견의 목줄을 놓치는 바람에 애완견이 부근에 있던 만 4세의 을을 물어 상해를 입게 한 사안에서, 갑은 을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이 애완견을 데리고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애완견의 목줄을 놓치는 바람에 애완견이 부근에 있던 만 4세의 을을 물어 상해를 입게 한 사안에서, 갑은 애완견이 주변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목줄을 단단히 잡고 있을 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을로 하여금 상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을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어린아이의 보호자로서는 아이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주변 상황을 잘 살필 의무가 있고 아이 주변에 동물이 있을 경우 동물이 아이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으나, 주인이 동행하는 애완견의 경우 주인이 사고 가능성을 예방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 것이 일반적이고, 을의 보호자가 사고 예방을 위하여 마땅히 취해야 할 조치를 방임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피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공익법무관 한승진)
피고, 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혜영 외 1인)
변론종결
2015. 4. 29.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6,079,385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6. 23.부터 청구취지 확장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가. 인정 사실
1) 피고는 2013. 6. 23. 11:00경 서울 성동구 (주소 생략) 공원 호수 부근에서 피고의 처와 함께 애완견을 데리고 나와 공원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중 피고의 처와 얘기를 나누다가 잡고 있던 애완견의 목줄을 놓치는 바람에 그 애완견이 때마침 그 옆 벤치 부근에 있던 원고(2009. 2. 4.생)에게 달려들어 왼쪽 종아리를 물었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표재성 손상 등을 입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서울동부지방법원 2013고약9104호 로 과실치상죄로 약식기소되어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갑 제1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피고는 자신의 애완견이 주변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애완견 줄을 단단히 잡고 있을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원고로 하여금 상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재산상 손해
1) 기왕치료비 및 성형수술 진단비용: 573,805원(= 치료비 합계 686,865원 - 피고가 이미 지급한 치료비 113,060원)
[인정 근거] 갑 제6 내지 10호증, 갑 제12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2) 향후치료비: 2,505,580원
[인정 근거] 갑 제4호증의 1 내지 5의 각 영상, 갑 제1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위자료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금전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나이가 4세에 불과하여 상처 부위에 대한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상당한 불안감에 시달렸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비롯하여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 액수는 2,500,000원으로 정한다.
다. 한편 피고는 원고의 보호자가 원고를 방치하였고 원고가 혼자 놀면서 애완견을 자극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를 자초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원고 측 과실로 참작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주장은 단지 이 사건 사고 경위에 대한 추측에 의한 것으로서, 이에 대한 근거로 제시하는 을 제1호증의 4(피고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는 피고의 일방적인 진술일 뿐만 아니라 그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사고 직전에 여자아이(원고)가 옆 벤치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았는데 처와 얘기를 하느라 애완견의 목줄을 놓치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것으로서 그 정확한 경위를 알지 못한다는 취지의 진술일 뿐 원고 측 과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어린아이의 보호자로서는 아이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주변 상황을 잘 살필 의무가 있고 아이 주변에 동물이 있을 경우 그 동물이 아이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나, 주인이 동행하는 애완견의 경우 그 주인이 그러한 사고 가능성을 예방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 것이 일반적이고, 더욱이 이 사건 사고 직전에 원고의 보호자가 원고를 혼자 놀도록 방치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사고가 순간적으로 발생하여 그 정확한 경위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 원고의 보호자가 사고 예방을 위하여 아이의 보호자로서 마땅히 취해야 할 조치를 방임하였다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가.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재산상 손해 3,079,385원(= 573,805원 + 2,505,580원) 및 위자료 2,500,000원 합계 5,579,385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13. 6. 2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4. 7.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