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6노2291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감금)
피고인
1. A
2. B
3. C.
4. D
5. E
항소인
검사
검사
김동주(기소), 강범구, 김정욱(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F(피고인들 모두를 위하여)
담당변호사 G, CK
법무법인(유한) CL(피고인들 모두를 위하여)
담당변호사 1
변호사 J, K, CM(피고인들 모두를 위하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7, 6. 선고 2014고합703 판결
판결선고
2017. 7. 6.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이동의 자유에는 피해자가 노트북을 제출하지 않고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밖으로 이동할 자유, 노트북을 가지고 자유롭게 이동할 자유, 질서문란 상황에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자유가 포함되는 점, 감금행위는 물리적·유형적 장애뿐만 아니라 심리적 · 무형적 장애에 의해서도 가능한 점, 감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고인들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의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 점, 피고인들이 실질적으로 피해자의 오피스텔 출입을 막는다는 인식과 의사가 존재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감금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L정당 소속 국회의원 M 및 다른 L정당 당직자 지지자들(이하 'L정당 관계자들'이라 한다) 수십 명과 공모 · 공동하여 2012. 12. 11. 자정 무렵부터 2012. 12. 13. 11:00경까지 약 35시간 동안 피해자 N(이하 '피해자'라 한다)을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이 오피스텔(이하 '오피스텔'이라 한다) 607호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피해자를 감금하였다.
3.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감금이 있었다는 2012. 12. 11. 자정 무렵부터 2012. 12. 13. 11:00경까지 피고인들과 현장에 있었던 L정당 관계자들이 공모 · 공동하여 피해자가 오피스텔 607호에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게 하거나 심히 곤란하게 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라 한다)의 대선 개입활동을 의심하여 607호 안에 있는 컴퓨터를 그 증거로 지목하고, 피해자가 밖으로 나와 경찰에게 컴퓨터를 제출하거나 607호 출입문을 개방한 후 컴퓨터를 확인하게 해 줄 것을 피해자나 현장에 와 있는 경찰에게 요구한 것인바, 피고인들에게는 피해자를 607호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감금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2) 피해자는 607호 안에 있으면서 컴퓨터를 제출하기나 확인하게 해달라는 피고인들 등의 요구사항을 알고 있었고, 피해자로서는 언제든지 문을 열고 나올 수 있었으나 그럴 경우 피고인들 등과 충돌이 일어나고 집 안에 있는 업무용 노트북 컴퓨터와 데스크탑 컴퓨터 등을 빼앗길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여 스스로 밖에 나가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즉 피해자는 607호 출입문 앞과 복도에서 피고인들 등이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607호 밖으로 나가려다가 자칫하면 그 앞에 모여 있는 피고인들 등에게 자신이 사용하는 국정원의 업무용 컴퓨터를 빼앗겨 직무상 비밀이 공개될 수 있다는 데에 대한 두려움 내지 컴퓨터를 빼앗기면 국정원 P 소속 직원들의 인터넷 게시글 등 대선 개입 활동 내용이 수사기관과 언론 등에 공개될 수 있다는 데에 대하여 두려움을 느끼 스스로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들 등이 피해자를 감금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피고인들 등이 607호 출입문을 둘러싸거나 등지고 앉은 행위를 피해자가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으려고 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검사의 주장 중 ① 피해자가 12. 11. 자정 무렵 피해자의 오빠 등이 들어오게 출입문을 열었으나 피고인 A, B 등이 출입문을 등지고 막아 닫히게 하여 이 무렵부터 감금이 시작되었다는 부분, ② 피고인A, B, D 및 M 등이 12. 12. 02:00경 피해자가 오피스텔 밖으로 나가거나 누구든지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출입문 봉쇄 결정을 하였다는 부분, ③ 피해자가 12. 12. 07:15경 출근하려고 오피스텔 출입문을 열려고 하였는데 L정당 관계자들이 "막아 라"라고 고함을 치고 문을 밀어 열리지 못하게 하여 밖으로 나오지 못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피고인들이 당시 피해자가 피해자의 컴퓨터의 저장 내용을 변경 ·삭제하지 말고 빨리 밖으로 나와 컴퓨터를 제출하거나 출입문을 개방한 후 컴퓨터를 확인하게 해 줄 것을 요구하였던 사정이 인정된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만약 피해자가 노트북을 제출하지 않고 또는 노트북을 가지고 605호에서 나가려고 했다면, 당시 오피스텔 주위에 상당한 경찰력이 배치되어 있었던 점, 피해자가 AA경찰서 AC 수사과장 등 경찰과 원활하게 연락을 주고받았던 점, 실제로 피해자가 경찰에게 자신이 나가는 경우 '진짜 안전하게 통로를 확보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대하여 경찰이 '지구대 전 직원을 동원해서라도 통로 개척을 확실하게 해줄테니 지금 나올거냐'라고 답하기도 한 점, 매우 많은 기자들이 605호 앞 복도에서 취재를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경찰력이, 피해자가 605호에서 안전하게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 피해자가 안전하게 나올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이 이를 강제로 막거나 붙잡는 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경찰력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가운데 피해자가 나오는 상황
을 가정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2)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노트북 컴퓨터, 데스크탑 컴퓨터의 자료가 복구불가능하게 삭제되기 전에 이를 제출받거나 확인하려는 목적에서 605호 앞 또는 주위에 대기하였을 뿐이고 피해자를 605호에 가두어 나오지 못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보인다. 왜냐하면 피해자가 605호에 오래 머무르면 머물수록 컴퓨터에 저장된 국정원 직원의 대선 개입 활동 자료, 흔적 등이 복구불가능하게 삭제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고, 실제로도 피해자는 605호에 머물면서 노트북에 있던 대부분의 자료를 복구불가능하게 삭제했다. 따라서 피고인들에게 피해자를 감금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3) 605호 주위에 대기하던 피고인들로 인하여 피해자가 밖으로 나오는데 주저하였을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얼마든지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피해자가 국정원 P 직원으로서 인터넷 게시글을다는 등 대선 개입 활동을 하였던 상황, 피해자가 한 일이 수사기관 및 언론에 공개될 수 있다는 우려 등 여러 가지 사정들을 고려하여 나갈지 여부를 주저하였을 뿐이고 이와 같이 피해자가 주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의 행위를 감금으로 의율할 수는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윤준
판사이현석
판사이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