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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7. 6. 선고 2004다17436 판결
[파산채권표기재무효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구 파산법 제215조 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의 의미 및 이미 소멸된 채권이 이의 없이 확정되어 채권표에 기재되어 있는 경우, 그 효력과 시정방법

[2] 파산절차의 채권조사기일 당시 유효하게 존재하였던 채권이 이의 없이 확정되어 채권표에 기재된 이후에 파산관재인이 부인권을 행사하거나 채권표 기재의 무효확인을 통하여 그 채권의 존재를 다툴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되는 내용의 확정판결에 기한 집행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 및 판결의 집행 자체가 불법한 경우에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가 허용되는지 여부(적극)

[4] 확정판결에 기한 파산채권의 신고 및 이에 따른 채권표 기재 과정에 파산채권자를 비난할만한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확정판결의 내용이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 파산채권에 관한 채권표 기재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할 수는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파산자 소외 1 학교법인의 파산관재인 정연경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재훈)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정리금융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선우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파산채권표 기재의 효력을 다투는 방법 및 확정판결의 기판력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관하여

파산절차에 있어서 채권조사기일에 파산관재인 및 파산채권자의 이의가 없는 때에는 채권액은 이로 인하여 확정되고, 확정채권에 관하여는 채권표의 기재는 파산채권자 전원에 대하여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데( 파산법 제213조 제1항 , 제215조 ),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라 함은 기판력이 아닌 확인적 효력을 가지고 정리절차 내부에 있어 불가쟁의 효력이 있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고, 이미 소멸된 채권이 이의 없이 확정되어 채권표에 기재되어 있더라도 이로 인하여 채권이 있는 것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것이 명백한 오류인 경우에는 파산법원의 경정결정에 의하여 이를 바로잡을 수 있으며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무효확인의 판결을 얻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할 것이나, 채권조사기일 당시 유효하게 존재하였던 채권에 대하여 파산관재인 등으로부터의 이의가 없는 채로 채권표가 확정되어 그에 대하여 불가쟁의 효력이 발생한 경우에는 파산관재인으로서는 더 이상 부인권을 행사하여 그 채권의 존재를 다툴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파산관재인이 사후에 한 그러한 부인권 행사의 적법성을 용인하는 전제에서 파산채권으로 이미 확정된 채권표 기재의 효력을 다투어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 역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다18685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의 이 사건 채권은 영천상호신용금고(이하 ‘영천금고’라 한다)가 소외 1 학교법인(이하 ‘ 소외 학교법인’이라 한다)을 상대로 제기한 어음금 청구 소송의 확정판결에 기한 것으로, 비록 소외 학교법인의 그 어음금 채무가 이사장 소외 2 개인이 영천금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약속어음상 배서인으로서의 책임에 대하여 연대보증을 함으로써 부담하게 된 것인데 그 연대보증을 한 행위가 무효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이를 청구원인으로 한 위 확정판결이 당연무효의 판결이라고 볼 수 없고, 또한 재심청구에 의하여 취소되지 아니하는 한 확정판결에 의해 인정된 채권의 존재를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파산채권조사기일에 이 사건 채권의 존재에 대하여 원고 등으로부터 이의가 없는 채로 그 파산채권표가 확정된 이상 불가쟁의 효력이 발생하여, 원고로서는 그 주장과 같은 사유를 들어 채권표 기재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파산채권표 기재의 효력을 다투는 방법 및 확정판결의 기판력 또는 이의주장방법에 관한 파산법 제221조 등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2. 권리남용금지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관하여

확정판결에 의한 권리라고 하더라도 신의에 좇아 성실히 행사되어야 하고 그 판결에 기한 집행이 권리남용이 되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므로 집행채무자는 청구이의의 소에 의하여 그 집행의 배제를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확정판결의 내용이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되는 경우 그 판결에 의하여 집행할 수 있는 것으로 확정된 권리의 성질과 그 내용, 판결의 성립 경위 및 판결 성립 후 집행에 이르기까지의 사정, 그 집행이 당사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그 확정판결에 기한 집행이 현저히 부당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집행을 수인하도록 하는 것이 정의에 반함이 명백하여 사회생활상 용인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집행은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며 ( 대법원 1997. 9. 12. 선고 96다4862 판결 , 2001. 11. 13. 선고 99다32899 판결 등 참조), 민사집행법 제44조 에서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를 규정한 것은 부당한 강제집행이 행하여지지 않도록 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이므로,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청구가 그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변경·소멸된 경우뿐만 아니라 판결을 집행하는 자체가 불법한 경우에는 그 불법은 당해 판결에 의하여 강제집행에 착수함으로써 외부에 나타나 비로소 이의의 원인이 된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이의의 소를 허용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 대법원 1984. 7. 24. 선고 84다카572 판결 , 2002. 10. 25. 선고 2002다48559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파산채권표 기재의 효력을 다투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것이므로, 확정판결에 기한 피고의 이 사건 채권에 대하여 이의를 하는 자는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사유를 들어 채권표 기재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를 바로 제기할 수 있다고 할 것이나,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소외 2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소외 3 의료법인(이하 ‘ 소외 의료법인’이라 한다)의 영천금고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역시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소외 학교법인이 인수하도록 하는 한편, 소외 의료법인이 영천금고에 대하여 발행한 액면 15억 원의 약속어음에 자신이 배서를 하고 소외 학교법인이 자신의 배서책임에 대하여 연대보증을 하도록 함으로써, 영천금고는 소외 2 및 소외 학교법인에 대하여 어음상 배서책임 및 연대보증책임을 묻는 어음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확정판결을 받게 된 점, 소외 학교법인의 채무인수 및 연대보증은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 소정의 관할청 허가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소외 2의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인데, 그 과정에서 영천금고가 소외 2의 배임행위에 가담하였거나 공모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또한 위 소송과정에서 영천금고가 소외 학교법인이 관할청의 허가 없이 연대보증책임을 부담하였다는 사정을 알았다고 볼 증거도 없는 점, 그 후 소외 학교법인의 이사회는 소외 의료법인의 대출금채무 인수를 승인한 점, 영천금고의 소외 학교법인에 대한 위 대출금채권은 주식회사 한아름상호신용금고에게 이전되고 같은 상호신용금고가 피고에게 합병됨으로써 이 사건 채권은 피고가 보유하게 된 점, 소외 학교법인은 파산선고를 받고 원고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는데, 피고가 위 확정판결에 따라 2,869,027,396원을 파산채권으로 신고한 것에 대하여 원고는 기간일수 계산착오를 이유로 그 중 2,866,972,603원만 시인하였고, 동 금원이 피고의 파산채권으로 확정되어 파산채권표에 기재된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채권의 내용 및 피고가 채권을 취득하게 된 경위, 확정판결의 선고 및 이 사건 채권이 채권표에 기재된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위 확정판결에 기한 피고의 채권신고 및 이에 따른 채권표 기재 과정에 있어서 피고를 비난할만한 귀책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확정판결의 내용이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될 여지가 있다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채권을 인정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정의에 반함이 명백하여 사회생활상 용인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고, 원심의 설시가 다소 적절치는 못하나, 위와 같은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파산채권표의 기재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할 수는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거기에 권리남용금지의 원칙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한편, 채권표에 기재된 피고의 이 사건 채권을 인정하는 것이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보는 이상 이에 기한 청구이의의 소는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원심이 채권표기재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가 청구이의의 소에 해당하는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석명을 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원심에 석명의무 불이행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이강국 김용담 박시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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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2004.2.12.선고 2003나8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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