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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다18685 판결
[정리채권자표기재무효확인등][공2003.7.1.(181),1452]
판시사항

[1] 회사정리법 제241조 의 규정에 의해 채권자의 권리가 실권된 경우에도 같은 법 제240조 제2항 에 따라 정리채권자 등이 보증인이나 물상보증인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지 여부(적극)

[2] 신탁자가 자신의 채무담보를 위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부동산상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도록 한 후 신탁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된 경우, 정리채권자가 수탁자에 대하여 가지는 신탁부동산에 대한 담보권이나 그 피담보채권이 정리계획이나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의 실권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지 여부(소극)

[3] 회사정리법 제145조 소정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의 의미

[4] 채권조사기일 당시 유효하게 존재하였던 채권에 대하여 이의가 없는 채로 정리채권자표가 확정된 경우 관리인이 다시 부인권을 행사하여 정리채권자표기재무효확인을 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채권의 존재를 다툴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회사정리법 제241조 본문은 정리계획의 인가가 있는 때에는 계획의 규정 또는 같은 법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를 제외하고 회사는 모든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에 관하여 그 책임을 면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같은 법 제240조 제2항 에서는 정리계획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가 회사의 보증인 기타 회사와 함께 채무를 부담하는 자에 대하여 가진 권리와 회사 이외의 자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를 위하여 제공한 담보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정리계획에 따라 회사의 채무가 면책되거나 변경되더라도 보증인이나 물상보증인 등의 의무는 면책되거나 변경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으로서 여기서 '회사 이외의 자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를 위하여 제공한 담보'라고 함은 정리채권자 등이 회사에 대한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제3자의 재산상에 가지고 있는 담보물권을 말한다고 할 것인데, 같은 법 제240조 제2항 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같은 법 제241조 의 규정에 따라 채권자의 권리가 실권된 경우에도 같은 법 제240조 제2항 의 규정이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실권된 채권의 권리자의 보증인이나 물상보증인에 대한 권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신탁자가 자기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수탁자와 부동산관리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수탁자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어 대내외적으로 신탁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한 다음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다시 신탁자의 채권자의 채권을 위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도록 하였다면, 수탁자는 결국 신탁자를 위한 물상보증인과 같은 지위를 갖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그 후 신탁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된 경우 채권자가 신탁부동산에 대하여 갖는 근저당권 등 담보권은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 에서 말하는 '정리회사 이외의 자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를 위하여 제공한 담보'에 해당하여 정리계획이 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할 것일 뿐만 아니라 채권자가 정리채권 신고기간 내에 신고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정리계획에 변제의 대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로써 실권되는 권리는 채권자가 신탁자에 대하여 가지는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에 한하고, 수탁자에 대하여 가지는 신탁부동산에 관한 담보권과 그 피담보채권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3] 회사정리법 제145조 가 확정된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에 관한 정리채권자표와 정리담보권자표의 기재는 정리채권자, 정리담보권자와 주주 전원에 대하여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 취지는, 정리채권자표와 정리담보권자표에 기재된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의 금액은 정리계획안의 작성과 인가에 이르기까지의 정리절차의 진행과정에 있어서 이해관계인의 권리행사의 기준이 되고 관계인집회에 있어서 의결권 행사의 기준으로 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서, 위 법조에서 말하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라 함은 기판력이 아닌 확인적 효력을 가지고 정리절차 내부에 있어 불가쟁의 효력이 있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고, 이미 소멸된 채권이 이의 없이 확정되어 정리채권자표에 기재되어 있더라도 이로 인하여 채권이 있는 것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것이 명백한 오류인 경우에는 정리법원의 경정결정에 의하여 이를 바로잡을 수 있으며,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무효확인의 판결을 얻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

[4] 채권조사기일 당시 유효하게 존재하였던 채권에 대하여 관리인 등으로부터의 이의가 없는 채로 정리채권자표가 확정되어 그에 대하여 불가쟁의 효력이 발생한 경우에는 관리인으로서는 더 이상 부인권을 행사하여 그 채권의 존재를 다툴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관리인이 사후에 한 그러한 부인권 행사의 적법성을 용인하는 전제에서 정리채권으로 이미 확정된 정리채권자표 기재의 효력을 다투어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 역시 허용될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한국토지신탁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문태)

피고,상고인

한국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시스 담당변호사 최직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는 1998. 3.경부터 주식회사 성원(이하 '성원'이라 한다)에 대하여 1,763,962,019원 상당의 물품대금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 성원은 1998. 7. 15. 부도를 내어 동일자로 거래은행으로부터 지급정지처분이 내려진 사실, 피고는 그 직후인 1998. 8. 8. 위 물품대금채권의 변제를 위하여 성원으로부터 성원 소유인 이 사건 아파트 80세대에 관한 임차권(임대아파트 분양권)을 갖는 것으로 합의하고 그에 따라 위 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17억 6,000만 원으로 하여 임차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 성원은 1998. 8. 10. 원고 토지신탁회사에게 이 사건 아파트 80세대를 포함하여 논산시 두마면 엄사리 282 외 1필지상에 신축한 계룡엄사 성원임대아파트 전부에 관하여 신탁(을종 부동산관리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원고는 1998. 8. 14. 피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성원의 피고에 대한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채권최고액 17억 6,000만 원으로 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해 준 사실, 원·피고는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채무자인 성원이 채권자인 피고에 대하여 기왕, 현재 부담하고 있는 채무 또는 장래 부담하게 될 단독 또는 연대채무나 보증채무, 기타 상거래로 인하여 생기는 모든 채무로 하기로 약정한 사실, 성원은 1999. 1. 8. 서울지법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가 1999. 9. 3. 회사정리절차가 진행중이었던 성원기업 주식회사(이후 광토건설 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정리회사'라 한다)에 흡수합병된 사실, 이에 피고는 1999. 2. 9. 위 임대차보증금채권을 성원에 대한 정리채권으로 신고하였고 그 정리채권조사기일인 1999. 4. 1. 관리인이 이의를 하지 아니하여 그 채권은 정리채권으로 확정된 사실, 한편 피고는 성원과의 위 임대차계약에 터잡아, 1999. 9. 6. 및 같은 달 26. 대한민국(소관 : 육군참모총장)에게 이 사건 아파트 80세대를 임대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정리회사로부터 임차인 명의변경에 대한 동의를 얻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위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특약을 하였는바, 정리회사의 관리인이 그 임차인 명의변경을 계속 거부하는 바람에, 위 임대차계약은 대한민국에 의하여 해지된 사실, 이에 피고는 2000. 3. 28. 정리회사의 관리인을 상대로 정리회사 측의 계약위반으로 인하여 이 사건 아파트를 대한민국에 전대하지 못함으로써 입게 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인천지방법원 2000가합3824호)를 제기한 사실, 위 사건의 재판과정에서 위 관리인은 성원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행위는 성원이 거래은행으로부터 지급정지를 당한 후에 행한 정리채권자 등을 해하는 행위라는 이유로 회사정리법 제78조 제1항 제2호 의 규정에 따라 부인권을 행사하는 항변을 한 사실, 위 법원은 2000. 11. 29. 이러한 관리인의 항변을 받아들여 관리인의 부인권 행사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효력이 상실되었고 따라서 피고에게 유효한 임차권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으며 이 판결은 2000. 12. 21. 확정된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성원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채무와 물품대금채무 모두가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피담보채무에 해당된다고 전제하고, 그런데 성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에서 피고가 성원에 대한 채권 중 위 임대차보증금채권만 정리채권으로 신고하였고 위 물품대금채권은 정리채권으로 이를 신고하지 아니하여 성원은 위 물품대금채권에 관하여 회사정리법 제241조 의 규정에 의하여 면책되었으며, 이 사건 제1심에서 제1심 공동원고인 정리회사 관리인과 피고 사이에 위 정리채권자표 기재 중 피고가 정리채권으로 신고한 임대차보증금 부분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선고됨으로써 피고의 임대차보증금 채권은 무효로 되었으므로, 결국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모두 면책되었거나 무효로 되었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그 등기의 말소를 명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판결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성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에서 피고가 성원에 대한 채권 중 위 임대차보증금채권만 정리채권으로 신고하였을 뿐 위 물품대금채권은 정리채권으로 이를 신고하지 아니하였다고 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1) 회사정리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41조 본문은 정리계획의 인가가 있는 때에는 계획의 규정 또는 같은 법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를 제외하고 회사는 모든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에 관하여 그 책임을 면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법 제240조 제2항 에서는 정리계획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가 회사의 보증인 기타 회사와 함께 채무를 부담하는 자에 대하여 가진 권리와 회사 이외의 자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를 위하여 제공한 담보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정리계획에 따라 회사의 채무가 면책되거나 변경되더라도 보증인이나 물상보증인 등의 의무는 면책되거나 변경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으로서 여기서 '회사 이외의 자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를 위하여 제공한 담보'라고 함은 정리채권자 등이 회사에 대한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제3자의 재산상에 가지고 있는 담보물권을 말한다고 할 것인데, 법 제240조 제2항 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법 제241조 의 규정에 따라 채권자의 권리가 실권된 경우에도 법 제240조 제2항 의 규정이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실권된 채권의 권리자의 보증인이나 물상보증인에 대한 권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1. 6. 12. 선고 99다1949 판결 , 2001. 7. 13. 선고 2001다9267 판결 등 참조).

한편, 신탁법상의 신탁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권을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권을 관리·처분하게 하는 것이므로( 신탁법 제1조 제2항 ), 부동산의 신탁에 있어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 있어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이와 같이 신탁의 효력으로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 수탁자는 대내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갖는 것이고, 다만, 수탁자는 신탁의 목적 범위 내에서 신탁계약에 정하여진 바에 따라 신탁재산을 관리하여야 하는 제한을 부담함에 불과하다고 할 것인데(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70460 판결 참조), 신탁자가 자기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수탁자와 부동산관리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수탁자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어 대내외적으로 신탁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한 다음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다시 신탁자의 채권자의 채권을 위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도록 하였다면, 수탁자는 결국 신탁자를 위한 물상보증인과 같은 지위를 갖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그 후 신탁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된 경우 채권자가 신탁부동산에 대하여 갖는 근저당권 등 담보권은 법 제240조 제2항 에서 말하는 '정리회사 이외의 자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를 위하여 제공한 담보'에 해당하여 정리계획이 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할 것일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자가 정리채권 신고기간 내에 신고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정리계획에 변제의 대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로써 실권되는 권리는 채권자가 신탁자에 대하여 가지는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에 한하고, 수탁자에 대하여 가지는 신탁부동산에 관한 담보권과 그 피담보채권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다9267 판결 , 2002. 12. 26. 선고 2002다49484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성원과 원고 사이의 이 사건 신탁계약(을종 부동산관리신탁)이 신탁법 제8조 소정의 사해신탁에 해당한다거나 또는 원고가 그 신탁계약을 해제하였다는 등의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신탁계약은 유효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대내외적으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적법한 소유권을 보유하게 된 원고가 성원을 위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것이라면, 원고는 결국 성원을 위한 물상보증인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므로, 성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된 후 비록 피고가 그 피담보채무인 자신의 이 사건 물품대금채권을 정리채권 신고기간 내에 신고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정리계획에 변제의 대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법 제240조 제2항 의 규정 취지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는 여전히 유효하게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인 이 사건 물품대금채권의 존재를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러한 피담보채권이 잔존하는 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한편, 법 제145조 가 확정된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에 관한 정리채권자표와 정리담보권자표의 기재는 정리채권자, 정리담보권자와 주주 전원에 대하여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 취지는, 정리채권자표와 정리담보권자표에 기재된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의 금액은 정리계획안의 작성과 인가에 이르기까지의 정리절차의 진행과정에 있어서 이해관계인의 권리행사의 기준이 되고 관계인집회에 있어서 의결권 행사의 기준으로 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서, 위 법조에서 말하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라 함은 기판력이 아닌 확인적 효력을 가지고 정리절차 내부에 있어 불가쟁의 효력이 있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고, 이미 소멸된 채권이 이의 없이 확정되어 정리채권자표에 기재되어 있더라도 이로 인하여 채권이 있는 것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것이 명백한 오류인 경우에는 정리법원의 경정결정에 의하여 이를 바로잡을 수 있으며,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무효확인의 판결을 얻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할 것이나 (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4096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의 성원에 대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채권은 그 정리채권 신고시점이나 채권조사기일인 1999. 4. 1.에 관리인 등으로부터의 이의가 없어 그 정리채권자표가 확정될 당시까지도 유효하게 성립되어 존속하고 있었던 것인데, 다만 그 이후에 피고가 제기한 관련 민사소송 진행과정에서 정리회사의 관리인이 피고의 청구에 대한 항변으로 회사정리법상 부인권을 행사하였고 이러한 항변을 그 법원이 받아들여주는 판결이 확정되는 바람에 사후적으로 그 채권의 소멸 여부가 비로소 다툼의 대상이 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이처럼 채권조사기일 당시 유효하게 존재하였던 채권에 대하여 관리인 등으로부터의 이의가 없는 채로 정리채권자표가 확정되어 그에 대하여 불가쟁의 효력이 발생한 경우에는 관리인으로서는 더 이상 부인권을 행사하여 그 채권의 존재를 다툴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관리인이 사후에 한 그러한 부인권 행사의 적법성을 용인하는 전제에서 정리채권으로 이미 확정된 정리채권자표 기재의 효력을 다투어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 역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

그리고 피고와 정리회사 관리인 사이의 확정판결에서 관리인의 부인권 행사가 용인되었고 더 나아가 그러한 부인권 행사로 말미암아 피고가 정리채권으로 신고한 임대차보증금채권의 존재가 부정되어 그 부분 정리채권자표의 기재가 무효로 선언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판결들의 효력이 그 임대차보증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 여부를 논하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에도 당연히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확정판결들에도 불구하고 원·피고 사이의 이 사건 근저당권말소청구사건에서 관리인의 부인권 행사의 적법성과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채권에 관한 정리채권자표 기재의 효력 등을 따져보아 피고의 성원에 대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채권의 존부에 관하여 더 심리를 하였어야 할 것이고, 만일 그러한 부인권 행사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라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채권 역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으로서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3) 그렇다면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라는 피고의 이 사건 물품대금채권과 임대차보증금채권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두 유효하게 존재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어 그 권리의 소멸이나 무효를 이유로 하여서는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명할 수 없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결론을 달리한 원심판결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존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유지담 이규홍(주심) 손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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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3.3.12.선고 2002나2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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