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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17888 판결
[보험금][집43(2)민,143;공1995.10.15.(1002),3365]
판시사항

가. 지입차주의 승낙 아래 무면허로 중기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이 적용되는지 여부

나. 책임보험의 피보험자가 손해배상 판결 확정 후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채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한 경우, 보험자가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

다. 책임보험의 보험자는 피보험자와 피해자 사이의 손해배상 확정판결에서 지급을 명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지연손해금까지 지급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영업용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의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은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 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조항이라 할 것이고, 여기서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 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라 함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인하에 이루어진 경우를 말하며, 나아가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받아 자동차를 사용하거나 운전하는 자로서 보험계약상 피보험자로 취급되는 자(이른바 승낙피보험자)의 승인만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인 승인이 있다고 할 수 없어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중기에 관하여 지입회사를 기명피보험자로 하여 보험에 가입한 이상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자와 관계에 있어서는 지입회사만이 기명피보험자이고 지입차주는 승낙피보험자에 불과하여, 지입차주의 승낙 아래 무면허로 중기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에는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나. 손해배상 책임보험에 있어서는,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거나 상법 또는 보험약관이 정하는 방법으로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채무가 확정되면, 피보험자는 상법 제724조 제1항 의 규정에 불구하고 보험자에게 바로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보험자는 그 보험약관에 따라 보험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피보험자에 대하여 상법 제724조 제1항 에 기하여 보험금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

다. 대인배상에 있어 피보험자에게 지급할 보험금액에 관하여 확정판결에 의하여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하여야 할 지연손해금을 포함한 금액으로 규정하고 있는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험자는 피해자와 피보험자 사이에 확정된 손해액은 그것이 피보험자에게 법률상 책임이 없는 부당한 손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본이든 지연손해금이든 모두 피보험자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 피해자와 피보험자 사이의 손해배상 확정판결에서 인용된 지연손해금 중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 이율에 의한 부분을 피보험자에게 법률상 책임이 없는 부당한 손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보험자는 그 부분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제일중기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열

피고, 상고인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미합동법률사무소담당변호사 유경희 외 9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그 판결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원고 소유인 이 사건 중기를 피보험차량으로 하는 대인, 대물배상 영업용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소외 김종만은 이 사건 중기의 지입차주 겸 운전사로서 이 사건 사고일에 가로등 세척 작업을 시행하던 소외 김대수와 이 사건 중기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처음으로 그 작업현장에 나가 이 사건 중기를 작동하여 위 세척 작업을 위하여 그 끝에 부착한 드럼통에 타고 있던 소외 망 박형서를 가로등 밑까지 올려주었다가 위 망인의 신호에 따라 내려주는 작업을 반복하던 중 세번째 세척 작업을 하기 위하여 위 망인을 같은 방법으로 올려준 후 조종석을 내려와 이 사건 중기 밑에서 라지에타를 점검하고 있는 사이에 위 망인이 내려 달라는 신호를 하자 위 가로등 세척 작업의 현장소장으로 있던 소외 1이 이전에 다른 작업장에서 이 사건 중기와 비슷한 중기를 작동해 본 경험이 있음을 기화로 운전면허도 없이 조종석으로 올라가 이 사건 중기를 작동하다가 그 판시와 같은 경위로 위 망인을 추락사망케 한 사실, 위 김종만이 위 작업현장에서 이 사건 중기를 운전하였을 뿐 동인이 위 소외 1로 하여금 이 사건 중기를 운전하도록 조작방법을 알려주거나 운전을 지시한 일이 없었으며, 이 사건 중기의 작동 이외에 위 작업현장에서의 청소작업에 관한 모든 지시 및 감독은 위 소외 1이 책임지고 행한 사실을 인정하였는 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사실 인정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영업용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의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은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 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조항이라 할 것이고, 여기서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 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라 함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인하에 이루어진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이며 (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카238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또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 승인하에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와 무면허운전자와의 관계, 평소의 차량의 운전 및 관리상황, 당해 무면허운전이 가능하게 된 경위와 그 운행목적, 평소 무면허운전자의 운전에 관하여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취해 온 태도 등 사정을 미루어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 할 것이고(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20313 판결 ; 1994. 5. 24. 선고 93다41211 판결 각 참조), 나아가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받아 자동차를 사용하거나 운전하는 자로서 보험계약상 피보험자로 취급되는 자(이른바 승낙피보험자)의 승인만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인 승인이 있다고 할 수 없어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 대법원 1993. 12. 21. 선고 91다36420 판결 ; 1994. 5. 24. 선고 93다41211 판결 각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은 지입차주인 소외 김종만의 승낙 아래 소외 1이 무면허로 이 사건 중기를 운전하였다면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이 적용된다는 전제 아래 판단하고 있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지입회사인 원고 회사를 기명피보험자로 하여 보험에 가입한 이상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와 관계에 있어서는 원고만이 기명피보험자이고 지입차주인 위 김종만은 승낙피보험자에 불과 하다 할 것이므로 위 김종만이 기명피보험자라는 전제에선 원심의 판단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위 소외 1의 무면허운전이 기명피보험자인 원고의 승낙 아래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피고의 무면허운전면책항변을 배척한 것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거기에 무면허운전면책조항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가) 피고의 자동차종합보험과 같은 이른바 손해배상 책임보험은 피보험자가 보험사고로 인하여 제3자에게 지급하는 법률상의 손해배상금을 보상하는 것인데, 상법 제724조 제1항 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에 대하여 제3자가 그 배상을 받기 전에는 보험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에게 지급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원칙적으로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기 전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액을 지급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상법 제723조 제1항 이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변제, 승인, 화해 또는 재판으로 인하여 채무가 확정된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그 통지를 발송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이 "보험자는 특별한 기간의 약정이 없으면 전항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내에 보험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피고의 영업용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갑 제4호증) 제6조 제1항이 "피보험자는 판결의 확정, 재판상의 화해, 중재 또는 서면에 의한 합의로 손해액이 확정되었을 때에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이 "보험자는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를 받은 때에는 지체 없이 필요한 조사를 마치고 보험금을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거나 상법 또는 보험약관이 정하는 방법으로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채무가 확정되면 피보험자는 상법 제724조 제1항 의 규정에 불구하고 보험자에게 바로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보험자인 피고는 위 보험약관에 따라 보험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피보험자인 원고에 대하여 상법 제724조 제1항 에 기하여 보험금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피해자인 위 망 박형서의 유족들이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사건의 판결이 확정된 후 그 확정판결에 따른 보험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설사 피보험자인 원고가 위 망 박형서의 유족들에게 아직 그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보험자인 피고로서는 상법 제724조 제1항 의 규정을 들어 원고에 대한 보험금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상법 제724조 제1항 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그리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보험계약에는 대인보상 한도액의 제한이 없고, 위 보험약관 제15조에 대인배상에 있어 피보험자에게 지급할 보험금액에 관하여 확정판결에 의하여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하여야 할 지연손해금을 포함한 금액으로 규정하고 있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보험자인 피고로서는 위 약관규정에 따라 위 확정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금액을 피보험자인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와 달리 피해자와 피보험자 사이에 확정판결 등이 있는 경우 피보험자에게 지급될 보험금액은 피보험자가 실제로 피해자인 제3자에게 지급한 금액에 한정된다는 전제 아래 원심판결에 원고가 위 박형서의 유족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도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바 못된다.

3. 제3점에 대하여

앞서 본 위 보험약관 제15조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보험자는 피해자와 피보험자 사이에 확정된 손해액은 그것이 피보험자에게 법률상 책임이 없는 부당한 손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본이든 지연손해금이든 모두 피보험자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 대법원 1994.1.14.선고 93다25004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 망 박형서의 유족들과 원고 사이의 위 확정판결에서 인용된 지연손해금 중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 이율에 의한 부분을 피보험자인 원고에게 법률상 책임이 없는 부당한 손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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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3.4.선고 93나44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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