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대부계약 등을 맺지 않고 국유 잡종재산을 무단 점유한 사람에게 통상 대부료의 20%를 할증한 변상금을 부과하도록 정한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이 헌법상의 평등권과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2] 임대인이 임대차 목적물을 상속세로 국가에 물납한 후에도 임차인이 계속 점유ㆍ사용하고 있는 경우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에 정한 변상금부과대상자가 되는지 여부(적극)
[3] 국가나 국가로부터 국유재산의 관리ㆍ처분에 관한 사무를 위탁받은 자가 국유재산의 무단 점유ㆍ사용을 장기간 방치한 후에 한 변상금 부과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참조조문
[1]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 헌법 제11조 제1항 , 제23조 제1항 , 제37조 제2항 [2]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3] 행정절차법 제4조 제2항
참조판례
[2][3] 대법원 2000. 3. 10. 선고 97누17278 판결 (공2000상, 977)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형제카독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형선외 3인)
피고, 피상고인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
헌법 제11조 제1항 의 평등의 원칙이란, 모든 국민이 모든 경우에 모든 점에서 똑같이 취급되어야 한다는 절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규율대상의 차이를 전제로 한 상대적 평등을 말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차이가 있는 경우에 그에 상응하는 합리적 차별까지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므로, 재산권을 제한함에 있어서 목적과 수단 사이에 적정한 비례관계가 준수된다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국유의 잡종재산은 국유의 행정재산이나 보존재산(이하, ‘행정재산 등’이라고 한다)과 달리 공적 목적에 직접 제공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경제적 가치를 통하여 국가 재정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국유재산으로서 보호할 필요가 있고, 현재의 상태에서는 당장 공적 목적에 사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행정 목적상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행정재산 등으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그 유지ㆍ보호 및 운용의 적정이라는 공익상의 목적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공법적 규율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가가 잡종재산의 대부ㆍ매각 등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사경제 주체로서 사인과 대등한 지위에서 법률행위를 하고 이에 관하여 사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하여 그 유지ㆍ보존 및 운용에 관한 모든 법적 규율이 획일적으로 사법의 영역이 되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국유의 잡종재산은 그 종류가 다양하고 그 위치도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반면에 관리청의 인적ㆍ물적 자원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므로, 관리청이 일상적으로 잡종재산의 현황과 무단 점유 여부 등을 점검하여 국유재산법 위반행위를 발견한 경우에는 반드시 민사법에 따른 권리구제수단으로 그 위반상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면 이는 행정목적 달성을 위한 효율적 수단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인 법 제51조 제1항 이 대부계약 등을 맺지 아니하고 국유 잡종재산을 무단 점유한 자에 대하여 통상의 대부료에 20%를 할증한 변상금을 부과ㆍ징수하도록 하고 있는 데에는 국유재산의 효율적인 보존ㆍ관리라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 제11조 제1항 의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잃게 되는 무단 점유자의 재산권이라는 사익보다 그로 인하여 얻게 되는 국유재산의 효율적인 관리ㆍ보존이라는 공익이 크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 제23조 제1항 및 제37조 제2항 에 위반하여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선의점유자의 과실취득권 주장에 대하여
임대인이 임대차 목적물을 상속세로 국가에 물납하였음에도 임차인이 국가와 새로이 대부계약을 체결하거나 사용ㆍ수익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계속 점유ㆍ사용하고 있다면, 목적물이 국가의 소유로 된 때로부터 그 임차인은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소정의 변상금부과대상자가 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0. 3. 10. 선고 97누1727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1998. 6. 경 이 사건 각 토지 및 건물을 물납받아 새로이 소유자로 된 국가나 국가로부터 관리ㆍ처분에 관한 사무를 위탁받은 피고와 사이에 대부계약을 체결하거나 국가나 피고로부터 사용ㆍ수익허가 등을 받은 바 없으므로, 원고는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에 따라 그 때로부터 점유ㆍ사용한 부분에 대한 변상금을 피고에게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선의점유자의 과실취득권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 제2호 의 해석ㆍ적용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1998. 12. 8.자 감정평가서의 재산가액을 원고가 점유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변상금을 산정함에 있어 그 기준으로 삼았는바, 관계 법령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 제2호 의 해석ㆍ적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점유면적 및 점유기간에 대한 채증법칙 위배 주장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 사건 각 건물 및 토지에 대하여 점유면적 및 점유기간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인바, 이는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인 사실인정의 잘못을 탓하는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라고 할 수 없다.
5. 신뢰보호원칙 위배 주장에 대한 판단유탈에 대하여
국유재산을 무단 점유ㆍ사용하는 자에 대하여 국가나 국가로부터 국유재산의 관리ㆍ처분에 관한 사무를 위탁받은 자가 국유재산의 점유ㆍ사용을 장기간 방치한 후에 변상금을 부과하더라도 변상금부과처분이 절차적 정의와 신뢰의 원칙에 반하게 된다거나 점유자의 사용ㆍ수익 권원이 인정될 수는 없다 ( 대법원 2000. 3. 10. 선고 97누1727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 및 건물을 장기간 방치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신의성실 및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6.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