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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53899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9.6.1.(83),1007]
판시사항

[1] 동시이행의 항변권의 의미

[2] 토지의 일부를 매매한 후 대금 감액의 합의가 되어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이미 지급받은 대금의 일부를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 상태에서 매수인 명의로 토지 전체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 매수인의 매도인에 대한 매매 목적 이외의 토지 부분에 관한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와 매도인의 매수인에 대한 대금 반환의무는 상호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입각하여 각 당사자가 부담하는 채무가 서로 대가적 의미를 가지고 관련되어 있을 때 그 이행에 있어서 견련관계를 인정하여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채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아니한 채 당사자 일방의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때에는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2] 토지의 일부를 매매한 후 대금 감액의 합의가 되어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이미 지급받은 대금의 일부를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 상태에서 매수인 명의로 토지 전체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 매수인의 매도인에 대한 매매 목적 이외의 토지 부분에 관한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와 매도인의 매수인에 대한 대금 반환의무는 공평의 견지에서 서로 대가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 그 이행에 있어서 견련관계를 인정함이 타당하므로 상호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정제)

피고,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 중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피고가 원고로부터 원고가 소외 1로부터 매수하였으나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않고 있던 원심 판시 분할 전 658의 5 토지 1,918㎡(580평 ; 이하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라 한다)를 평당 금 300,000원으로 계산하여 금 174,000,000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원고에게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합계 금 88,000,000원을 지급한 사실, 그 후 피고는 원고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중 절반만 매수하기로 하고서 원고와 사이에 갑 제3호증에 기재된 바와 같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중 절반에 해당하는 959㎡(290평 ; 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위치를 특정하여 원고의 소유로 하기로 약정이 이루어진 사실, 그 후 피고의 요구에 따라 위 매매대금에 관하여 평당 가격을 금 200,000원으로 감액하기로 조정이 이루어졌는데, 위 감액 합의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의 1/2 부분에 해당하는 대금은 금 58,000,000원에 불과한데도 피고가 그 때까지 지급한 대금은 금 88,000,000원이어서 금 30,000,000원을 초과하여 지급하게 된 결과가 되었고, 그에 따라 원·피고는 다시 원고가 피고에게 피고가 초과 지급한 위 금 30,000,000원을 지급하면 이 사건 토지를 원고가 분할하여 소유하기로 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금 30,000,000원을 더 지급하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전부를 소유하기로 하여 원고는 1992. 8. 5. 피고 앞으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전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과 동시에 같은 날 피고로부터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위 금 30,000,000원에 대한 담보로 같은 날 근저당권자 원고, 채무자 피고, 채권최고금액 각 금 9,900,000원으로 된 3건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은 사실, 그 후 피고는 원고에게 각서(갑 제4호증)를 교부한 다음 1994. 1. 22. 위 각 근저당설정등기를 말소하게 하였다가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로부터 분할된 658의 12 답 1,026㎡(이 사건 토지 959㎡가 포함되어 있음)에 관하여 같은 해 11. 10. 구미농업협동조합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소외 2 명의로 금 15,000,000원을 대출받았고, 위 대출금에 대한 1995. 2. 25.부터 1998. 5. 29.까지의 이자를 원고가 납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금 30,000,000원을 피고에게 지급할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을 뿐이므로 아무런 조건 없이 그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금 30,000,000원을 지급하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확정적으로 피고에게 소유권이 귀속될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하여 대출받았다는 점만으로는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갑 제3호증 기재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후 매매대금을 평당 금 200,000원으로 감액하는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중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1/2 부분에 대한 매매대금으로 금 30,000,000원을 초과 지급하게 된 결과가 되어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소유하기 위하여는 이를 정산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사실 및 아울러 피고가 원고에게 금 30,000,000원[원래는 금 28,000,000원{금 116,000,000원(금 200,000원×580평)-금 88,000,000원}이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의 요구에 따라 금 30,000,000원으로 정한 사실이 간취된다]을 더 지급하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전부를 확정적으로 소유하기로 하는 약정이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한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입각하여 각 당사자가 부담하는 채무가 서로 대가적 의미를 가지고 관련되어 있을 때 그 이행에 있어서 견련관계를 인정하여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채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아니한 채 당사자 일방의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때에는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인바, 이러한 제도의 취지에서 볼 때, 원심 판시와 같은 경위로 사후에 대금감액이 이루어진 결과 원고가 피고에게 금 30,000,000원을 반환하여야 할 의무가 발생하였지만 이는 피고가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의 1/2 부분만을 매수한다는 전제하에 발생한 의무일 뿐이므로, 이러한 상태에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전부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준 결과 피고가 원고에게 부담하게 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와 위 금 30,000,000원의 반환의무는 공평의 견지에서 볼 때 위 금 30,000,000원의 반환의무를 선이행하지 않으면 안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로 대가적 의미를 가지고 있어 그 이행에 있어서 견련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원고가 피고에게 금 30,000,000원을 지급하면 이 사건 토지를 원고가 분할하여 소유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사실을 토대로 위 금 30,000,000원의 지급이 선이행의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나, 기록을 살펴보아도 특별히 이를 선이행의무라고 해석하지 않으면 안될 사정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앞서 원심이 인정한 전후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합의는 대금감액이 이루어진 결과 당초 갑 제3호증의 약정대로 이행하기 위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금 30,000,000원을 정산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는 점을 확인하는 취지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피고가 원고에게 금 30,000,000원을 지급하면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전부를 확정적으로 소유하기로 하는 약정이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약정에 의하여 피고는 금 30,000,000원의 지급을 원고에게 적법하게 이행제공함으로써 원고의 명의신탁계약 해지권을 소멸시키는 권리를 유보한 것이고, 반대로 원고는 금 30,000,000원의 지급을 피고에게 적법하게 이행제공함으로써 피고의 위와 같은 권리를 소멸시키는 권리를 유보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것이지만, 위와 같은 약정이 있다고 하여 그것이 원고가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을 청구하기 위하여 금 30,000,000원의 반환채무를 선이행하여야 한다고 해석하지 않으면 안될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소외 3으로부터 그가 피고에게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매수대금으로 투자한 금 41,000,000원 중 평당 단가 감액 조정으로 인한 감액분 금 14,000,000원의 반환을 요구받자, 앞서 본 바와 같이 분할된 658의 12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구미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금 15,000,000원을 대출받아 소외 3에게 지급한 다음 원고에게 그 원리금을 변제하라고 하여 원고가 그 이자를 납부한 사실을 알아 볼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관계라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30,000,000원의 지급을 이행제공하고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원고의 명의신탁계약 해지권을 소멸시킬 권리도 이미 포기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금 30,000,000원의 반환채무가 선이행의무라고 보아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원·피고 사이의 위 약정에 관한 해석을 그르치고 동시이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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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지방법원 1998.10.2.선고 97나9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