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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17329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9.1.15.(74),94]
판시사항

구 개간촉진법에 따른 매수절차가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국유의 개간지에 대한 개간허가권을,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양수하여 이를 권원으로 그 토지를 점유하여 온 경우, 그 점유의 성질(=타주점유)

판결요지

구 개간촉진법(1962. 2. 22. 법률 제1028호, 폐지)에 의하면 국유미간지에 대하여 개간허가를 받아 공사를 완공하고 준공인가를 받았다 하여 바로 그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따로 매수절차를 밟아 그 대가의 상환을 완료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야 비로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므로, 같은 법에 따른 매수절차가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국유의 개간지에 대한 개간허가권을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양수하여 이를 권원으로 그 토지를 점유하여 왔다면 그 점유는 권원의 성질상 소유자의 소유권을 배제하고 자신의 소유물처럼 배타적으로 지배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한 점유로 볼 수 없으므로 타주점유에 해당한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화)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이 사건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소외 1은 1962. 8. 25. 경기도지사로부터 구 개간촉진법에 의하여 개간예정지로 결정·고시된 국유미간지인 경기 시흥군 군자면 초지리 및 같은 군 수암면 고잔리 일대의 폐염전 482정보 중 '초지리 가-59'로 임시지번이 부여된 2,400평에 대하여 개간허가를 받았는데 당시 그 일대의 토지들에 대한 지적정비가 되지 아니한 관계로 허가받은 곳과 다른 위치에 있는 이 사건 토지를 개간허가지로 잘못 알고 이를 답으로 개간한 사실, 소외 1은 같은 해 12. 31. 경기도지사로부터 개간준공인가도 받았으나 개간한 토지의 위치와 면적이 허가받은 내용과 상이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위 법률에 따른 매수절차를 밟지 못한 채 그대로 점유·경작하다가 1970. 12. 27. 소외 2에게 개간허가를 받은 권리일체(이하 '개간허가권'이라고 한다)를 금 150,000원에 양도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인도하였고, 소외 2는 1971. 7. 3. 원고에게 그 권리를 금 171,000원에 양도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인도하여 원고가 그 이후 이를 점유·경작하여 온 사실을 인정하고, 원고는 1971. 7. 3. 이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로부터 20년이 경과한 1991. 7. 3.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한 다음, 원고의 점유가 타주점유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가 양수한 개간허가권은 단순한 경작권이 아니라 장래 개간지를 매수하여 소유권을 취득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권리이므로 원고가 비록 개간지에 대한 매수절차가 마쳐지지 아니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개간허가권이 있다고 믿고 이를 인도받아 점유한 이상 그 점유는 권원의 성질상 자주점유라 할 것이고, 한편 원고가 1989. 5.경부터 같은 해 10. 20.경까지 몇 차례에 걸쳐 경기도지사에게 이 사건 토지를 불하하여 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하였다가 거절당하자 1990. 1. 1.부터 1994. 12. 31.까지 이 사건 토지를 대부받아 사용하면서 대부료를 납부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연고권을 인정받아 이를 불하받기 위한 방편으로서 담당공무원의 권유에 따른 것이므로 이로써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원고의 점유를 타주점유로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고의 점유가 타주점유라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그가 소외 2로부터 양수한 개간허가권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것이라고 믿고 이를 인도받아 점유하여 왔다는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은 개간허가권이라 할 것이고, 한편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원고가 양수한 개간허가권이 개간지에 대한 단순한 경작권이 아니라 장래 개간지를 매수하여 소유권을 취득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권리라 하더라도 구 개간촉진법에 의하면 국유미간지에 대하여 개간허가를 받아 공사를 완공하고 준공인가를 받았다 하여 바로 그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따로 매수절차를 밟아 그 대가의 상환을 완료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야 비로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므로, 위 법률에 따른 매수절차가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국유의 개간지에 대한 개간허가권을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양수하여 이를 권원으로 그 토지를 점유하여 왔다면 그 점유는 권원의 성질상 소유자의 소유권을 배제하고 자신의 소유물처럼 배타적으로 지배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한 점유로 볼 수 없으므로 타주점유에 해당한다 (이 법원 1997. 7. 11. 선고 97다15562 판결 참조).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의 점유권원을 위와 같이 인정하면서도 그 점유는 권원의 성질상 자주점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우선 이 점에 있어서 원심판결에는 자주점유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아울러 이유모순의 위법도 있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를 판단하지 아니하고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박준서 이임수 서성(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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