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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도2584 판결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대마관리법위반][공1998.11.15.(70),2722]
판시사항

수인이 공모공동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을 매수한 후 그 공범자 사이에 그 중 일부를 수수한 경우, 향정신성의약품매매죄와 별도로 향정신성의약품수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한정 적극)

판결요지

수인이 공모공동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을 매수한 후 그 공범자 사이에 그 중 일부를 수수하는 경우에 있어서 그 매수의 범행 당시 공범들이 각자 그 구입자금을 갹출하여 그 금액에 상응하는 분량을 분배하기로 약정하고, 그 약정에 따라 이를 수수하는 경우와 같이 그 수수행위와 매매행위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라거나 매매행위에 수반되는 필연적 결과로서 일시적으로 행하여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되지 아니하는 한, 그 수수행위는 매매행위에 포괄 흡수되지 아니하고 향정신성의약품매매죄와는 별도로 향정신성의약품수수죄가 성립하고, 두 죄는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 중 검사항소기각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 및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1) 피고인이 1997. 4. 9. 06:00경 서울 성북구 호텔에서 공소외 1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히로뽕 약 2g을 교부받아 이를 수수하고, (2) 같은 날 03:30경 대구 톨게이트 부근에 주차중인 공소외 1 운전의 그랜저 승용차 안에서 공소외 2에게 담배은박지에 싸인 향정신성의약품인 히로뽕 0.3g을 무상으로 교부하여 이를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와 같이 공소외 1로부터 교부받거나 공소외 2에게 교부한 히로뽕은 모두 피고인이 1997. 4. 9. 02:00경 위 공소외 1 및 공소외 2와 공동으로 매수한 후 1시간 30분 혹은 4시간 경과 후에 공동매수인 상호간에 수수한 것인바, 이와 같이 히로뽕을 공동매수한 후 그 매수한 히로뽕을 그 공동매수일시와 근접한 일시에 공동매수인 상호간에 수수하는 행위는 공동매수한 히로뽕을 공동매수인 사이에 분배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공동매수행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거나 그 공동매수행위에 수반되는 필연적 결과로서 일단 히로뽕의 공동매수죄가 성립한 이상 위와 같은 수수행위는 별도의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인이 공모공동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을 매수한 후 그 공범자 사이에 그 중 일부를 수수하는 경우에 있어서 위 매수의 범행 당시 공범들이 각자 그 구입자금을 갹출하여 그 금액에 상응하는 분량을 분배하기로 약정하고, 그 약정에 따라 이를 수수하는 경우와 같이 그 수수행위와 매매행위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라거나 매매행위에 수반되는 필연적 결과로서 일시적으로 행하여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되지 아니하는 한, 그 수수행위는 매매행위에 포괄 흡수되지 아니하고 향정신성의약품매매죄와는 별도로 향정신성의약품수수죄가 성립하고, 두 죄는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5. 7. 28. 선고 95도869 판결, 1997. 2. 28. 선고 96도283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은 공소외 2에게 히로뽕의 구입부탁을 하자, 공소외 2는 이를 승낙하면서 구입대금으로 금 3,000,000원을 준비하도록 한 후 공소외 1과 함께 1997. 4. 8. 공소외 3과 그의 애인인 공소외 4가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죄로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으니 함께 면회를 가자고 하여 공소외 1 운전의 승용차를 타고 그들을 만나러 가서 그 곳에서 면회온 위 공소외 3의 친구인 피고인을 만나 히로뽕의 구입을 부탁한 사실, 위 재판에서 공소외 3과 공소외 4가 각 집행유예을 선고받아 석방된 후, 공소외 1, 2 및 피고인은 공소외 3과 공소외 4를 만난 자리에서 공소외 3에게 히로뽕 구입부탁을 한 사실, 그리하여 피고인 및 공소외 3은 공소외 5에게 전화로 구입의뢰를 하여 대구에서 만나기로 한 후, 위 5명이 함께 대구로 공소외 5를 만나러 공소외 1이 운전하는 위 승용차를 타고 간 사실, 1997. 4. 9. 02:00경 대구 소재 속칭 '자갈마당'윤락가 입구에 주차중인 위 승용차 안에서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구입자금 3,000,000원을 교부하고 공소외 2와 함께 차 밖으로 나간 후 피고인은 공소외 3, 4가 동승하고 있는 자리에서 공소외 5로부터 히로뽕 4g을 매수하고, 공소외 5에게 위 금 3,000,000원을 그 대금으로 지급한 사실, 위와 같이 히로뽕을 매수할 당시까지 위 공범자 5명 사이에는 매수한 히로뽕의 분배약정을 한 바는 없었던 사실, 그 후 피고인은 같은 날 03:30경 대구톨게이트 부근에 주차중인 위 승용차 안에서 위 매수한 히로뽕 중 약 0.3g을 공소외 2에게 교부한 사실, 그 후 서울에 도착한 후 피고인은 같은 날 06:00경 호텔 객실에서 위 매수한 히로뽕 중 약 2g을 공소외 1로부터 교부받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이 위와 같이 공소외 1로부터 교부받거나 공소외 2에게 교부함으로써 히로뽕을 각 수수한 행위는 위 히로뽕의 매수행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거나 아니면 그 매수행위에 수반되는 필연적 결과로 평가될 수 없고, 오히려 사회통념상 매수행위와는 독립한 별개의 수수행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향정신성의약품수수죄 부분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상의 수수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데서 상고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검사항소기각 부분(피고인에 대한 1997. 4. 9. 03:30경 및 같은 날 06:00경의 향정신성의약품수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박준서 이돈희(주심)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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