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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5. 21. 선고 95도2002 전원합의체 판결
[뇌물공여·외국환관리법위반][집46(1)형,634;공1998.7.1.(61),1824]
판시사항

[1] 외국환관리법위반죄에 있어서 공범간에 취득한 이익이 다른 경우의 추징방법

[2] 양형부당을 상고이유로 할 수 없는 사건에서 정상에 관한 심리미진을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다수의견] 외국환관리법상의 몰수와 추징은 일반 형사법의 경우와 달리 범죄사실에 대한 징벌적 제재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여러 사람이 공모하여 범칙행위를 한 경우 몰수대상인 외국환 등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각 범칙자 전원에 대하여 그 취득한 외국환 등의 가액 전부의 추징을 명하여야 하고, 그 중 한 사람이 추징금 전액을 납부하였을 때에는 다른 사람은 추징의 집행을 면할 것이나, 그 일부라도 납부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그 범위 내에서 각 범칙자는 추징의 집행을 면할 수 없다.

[반대의견] 형벌법규는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유추해석의 금지나 명확성의 원칙상 문리에 따라 해석하여야 한다.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의 성격이 징벌적인가 아니면 이익박탈적인가의 여부는 먼저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에 관한 규정을 문리해석하여 그 결과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다. 다수의견이 외국환관리법의 입법목적까지를 고려하여 그 추징에 징벌적 제재의 성격을 강조하는 이유는, 외국환관리법위반 사범의 단속과 일반 예방의 철저를 기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 타당한 면이 없지 아니하다. 그러나 외국환관리법위반 사범의 단속과 일반예방의 철저를 기할 필요가 있다면 그것은 주형을 엄하게 하여 그 목적을 달성해야 할 것이지, 부가형인 몰수에 대한 환형처분에 불과한 추징으로 이를 달성하려고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될 뿐만 아니라, 이는 추징의 본질이나 보충성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수의견에 따르면 여러 가지 논리상 모순이 생기고 따라서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을 공동연대 추징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아니하므로, 몰수의 대상이 된 외국환 등을 '취득한 사람'만이 추징의 대상자가 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마땅하다.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은 관세법상의 추징과는 그 조문의 규정내용과 형식이 모두 다르다. 다만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이 외국환 등의 취득에 소요된 비용 내지 대가의 유무·다과를 고려함이 없이 그 가액 전부를 추징한다는 점에서 그 성격이 이익박탈적이기보다는 징벌적이라고 볼 여지가 없지 아니하나, 그렇다고 하여 관련 규정의 문언과 공동연대 추징의 문제점 등에도 불구하고 굳이 외국환관리법위반의 경우에까지 공동연대 추징의 유추해석을 도출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 사실심법원이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정상에 관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유 또한 양형의 부당을 탓하는 취지에 지나지 아니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윤영철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외국환관리법 제33조는 '제30조 내지 제32조의 각 호의 1에 해당되는 자가 당해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외국환 기타 증권, 귀금속, 부동산 및 내국지급수단은 이를 몰수하며, 이를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규정의 취지와 외국환관리법의 입법목적(제1조)에 비추어 보면, 외국환관리법상의 몰수와 추징은 일반 형사법의 경우와 달리 범죄사실에 대한 징벌적 제재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여러 사람이 공모하여 범칙행위를 한 경우 몰수대상인 외국환 등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각 범칙자 전원에 대하여 그 취득한 외국환 등의 가액 전부의 추징을 명하여야 하고, 그 중 한 사람이 추징금 전액을 납부하였을 때에는 다른 사람은 추징의 집행을 면할 것이나, 그 일부라도 납부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그 범위 내에서 각 범칙자는 추징의 집행을 면할 수 없다 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2. 11. 23. 선고 81도1737 판결 참조).

이 견해와 달리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이 범인들이 당해 범죄행위로 인하여 부당하게 얻은 이익을 박탈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보아 공범들이 개별적으로 얻은 이익의 한도에서 추징하여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한 바 있는 대법원 1980. 4. 22. 선고 79도1847 판결과 1985. 3. 12. 선고 84도2747 판결은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피고인 1에 대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2에 대하여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및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자 추징이 선고된 원심판결에 대하여는 형의 양정이 부당함을 들어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음은 물론, 사실심법원이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정상에 관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유 또한 양형의 부당을 탓하는 취지에 지나지 아니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도3469 판결, 1990. 10. 26. 선고 90도1940 판결 등 참조).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하는바, 이 판결에는 제1항 부분 판단에 관하여 대법관 천경송,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박준서, 대법관 송진훈의 반대의견이 있는 이외에는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4. 대법관 천경송,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박준서, 대법관 송진훈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은 외국환관리법 제33조에 규정된 추징은 범죄사실에 대한 징벌적 제재의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공범이 여럿 있는 경우 공범 전원에 대하여 그 취득한 가액 전부의 추징을 명하여야 한다는 것이나, 이와 같은 다수의견에는 찬동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은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의 성격이 징벌적 제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이익박탈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가의 여부를 먼저 따져 본 후, 그 성격이 징벌적이라고 보아 범칙자 전원에 대하여 공동연대 추징을 하여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그러나 형벌법규는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유추해석의 금지나 명확성의 원칙상 문리에 따라 해석하여야 한다.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의 성격이 징벌적인가 아니면 이익박탈적인가의 여부는 먼저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에 관한 규정을 문리해석하여 그 결과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즉, 추징의 성격이 징벌적인가 아니면 이익박탈적인가 여부는 추징에 관한 규정의 해석 기준이 아니고 해석의 결과일 따름이다. 따라서 다수의견과 같이 추징에 관한 규정의 해석에 앞서, 징벌적인가 아니면 이익박탈적인가의 여부를 따져보고 이에 기초하여 추징의 방법을 정하려는 것은 형벌법규에 대한 올바른 해석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물론 형벌법규 해석의 방법론으로 목적론적 해석이 전혀 배제되어야 할 것은 아니다. 다수의견이 외국환관리법의 입법목적까지를 고려하여 그 추징에 징벌적 제재의 성격을 강조하는 이유는, 외국환관리법위반 사범의 단속과 일반 예방의 철저를 기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 타당한 면이 없지 아니하다. 그러나 외국환관리법위반 사범의 단속과 일반예방의 철저를 기할 필요가 있다면 그것은 주형을 엄하게 하여 그 목적을 달성해야 할 것이지, 부가형인 몰수에 대한 환형처분에 불과한 추징으로 이를 달성하려고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될 뿐만 아니라, 이는 추징의 본질이나 보충성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다수의견에 따르면, 공동연대 추징을 선고받은 공범 중 1인에 대하여 추징이 집행되면 그 범위 내에서 나머지 범인들은 집행을 면하게 된다는 것이지만, 이는 추징의 징벌적 성격을 강조하는 다수의견의 기본입장과 논리가 일관되지 아니한다. 즉,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에 대하여 징벌적 성격이 있다고 보는 이상 모든 공범들에 대하여 그 가액의 전액을 추징하는 것으로 보아야 논리적으로 일관되기 때문이다 .

그리고 위와 같이 추징을 집행하게 되면 추징에 대한 선고와 집행이 분리되어 몰수대상 물건에 대하여 소유권 등 아무런 권리도 가진 바 없는 공범이 그 전액의 추징을 당하거나, 반대로 몰수대상 물건에 관하여 처분의 이익을 누린 주범 등이 추징의 집행을 면할 수도 있게 되는바, 이는 형벌개별화의 원칙에 반하게 되어 부당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

뿐만 아니라 다수의견에 따르면, 예컨대, 공범 중 1인이 먼저 재판을 받게 된 경우 기소되지 아니한 다른 공범이 소유 보관하는 것이 확실한데도 몰수대상 물건이 압수되어 있지 아니한 때에는 먼저 재판을 받고 있는 자에게 추징을 선고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 또한 부당한 결론임이 분명하다 .

따라서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을 공동연대 추징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아니하므로 다음과 같이 해석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외국환관리법 제33조는 '제30조 내지 제33조의 각 호의 1에 해당되는 자가 당해 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외국환 기타 증권, 귀금속, 부동산 및 내국지급수단은 이를 몰수하며, 이를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를 몰수·추징에 관한 일반규정인 형법 제48조와 대비해 보면, 몰수의 대상을 형법 제48조 제1항 제2호 후단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만으로 한정하는 한편, 이를 필요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관세법과 달리 몰수와 추징에 관하여 그 대상자를 하나의 조문에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환관리법 제33조의 몰수·추징에 관한 규정을 문리에 따라 해석하여 보면, 몰수의 대상이 된 외국환 등을 '취득한 사람'만이 추징의 대상자가 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마땅하다 . 예를 들면, 공범 갑, 을, 병 중에서 갑이 외국환 등을 전부 취득하여 소지하고 있은 경우에는 갑으로부터 그 외국환 등을 몰수하여야 하고, 그 외국환 등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외국환 등의 취득자인 갑만이 추징의 대상자가 될 뿐이다.

여기서 공동연대 추징의 대표적인 경우로서 관세법상의 추징에 관한 규정과 비교하여 볼 필요가 있다.

종래 이 법원은 관세법 위반의 공범들에 대하여 관세법에 의한 추징을 명하는 경우에는 그 공범 전원에 대하여 각자 전액을 추징하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왔는바(대법원 1976. 8. 24. 선고 76도2024 판결, 1983. 5. 24. 선고 83도639 판결, 1984. 2. 28. 선고 83도2470 판결 등 참조), 관세법상의 추징에 관하여는 그 규정상 다음과 같은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관세법은 범인이 소유하는 범칙물건뿐만 아니라 점유하는 범칙물건에 대해서도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되, 추징의 대상자를 포괄적으로 별도 규정하여(제198조 제2항, 제3항), 범인이 그 물건의 가액에 상당하는 이익을 보유한 소유자가 아니고 단지 이를 소지함에 불과한 자라고 하더라도, 몰수불능시 그 가액으로서 일률적으로 범칙 당시의 국내 도매가격에 상당한 금액을 추징하도록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관세법은 수출입 금지물품을 수입 또는 수출한 경우에는 범인의 소유 또는 점유 여부를 불문하고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98조 제1항, 제3항, 제179조 제1항).

둘째, 관세법은 예비를 한 자와 미수범을 기수범에 준하여 처벌한다고 규정하여(제182조 제2항), 범칙행위를 완성하지 못하여 아무런 이익을 실현하지 못한 자로부터도 기수범과 마찬가지로 범칙물건의 몰수불능시 추징하도록 하고 있다(대법원 1990. 8. 28. 선고 90도1576 판결, 1996. 10. 11. 선고 96도1999 판결 등 참조).

셋째, 관세법은 범칙물건을 운반·보관·알선·감정한 자에 대하여도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도록 규정하여(제198조 제2항, 제3항, 제186조), 처음부터 범칙물건의 취득과는 관계없이 단지 그 유통 단계에 관여함에 불과한 경우에도 몰수불능시 그 가액 상당을 추징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세법상의 추징에 관한 규정과 그에 대한 판례상의 해석론이 추징 본래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과연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의문이 없지 아니하나, 관계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여 볼 때, 관세법상의 추징은 범칙물건의 취득이나 그 유통에 관여한 범인 전원에 대하여 그가 소유자이든, 단순한 소지자이든 그로 인한 이익의 취득 여하를 불문하고 범칙물건의 가액 상당을 주형과는 별도로 추징한다는 취지로서, 이를 통하여 범죄의 철저한 억제를 도모하려는 징벌적 성격이 뚜렷하고, 따라서 관세법 위반의 관련 공범 전원에 대하여 각자 범칙물건의 가액 전부를 추징하여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상 보아온 것처럼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은 관세법상의 추징과는 그 조문의 규정내용과 형식이 모두 다르다. 다만 외국환관리법상의 추징이 외국환 등의 취득에 소요된 비용 내지 대가의 유무·다과를 고려함이 없이 그 가액 전부를 추징한다는 점에서 그 성격이 이익박탈적이기보다는 징벌적이라고 볼 여지가 없지 아니하나, 그렇다고 하여 관련 규정의 문언과 공동연대 추징의 문제점 등에도 불구하고 굳이 외국환관리법위반의 경우에까지 공동연대 추징의 유추해석을 도출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따라서 이와 다른 견해를 취한 대법원 1982. 11. 23. 선고 81도1737 판결은 변경되고, 다수의견이 변경하기로 한 판결들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으로 원화 금 1,702,100,000원을 취득하여 그 중 피고인 1이 금 1,656,100,000원을, 피고인 2이 금 46,000,000원을 각각 나누어 소비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들이 각자 취득한 금액에 따라 피고인 1으로부터 금 1,656,100,000원, 피고인 2으로부터 금 46,000,000원을 각 추징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 각자에 대하여 그 전액을 추징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외국환관리법 제33조에 규정된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추징에 관한 부분은 파기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장 윤관(재판장) 대법관 최종영 천경송 정귀호 박준서 이돈희 김형선 지창권 신성택 이용훈 이임수 송진훈(주심)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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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1995.7.7.선고 95노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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