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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다35894 판결
[손해배상(자)][공1998.3.15.(54),683]
판시사항

[1] 편도 4차선 도로의 1차선을 운행하는 자동차 운전자의 주의의무

[2] 자동차 운전자가 사고 장소를 법정제한 속도보다 약 10km 정도 초과하여 운행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편도 4차선 도로의 우측 골목길에서 갑자기 튀어 나와 도로를 가로질러 자동차의 진행 방향인 1차선으로 돌진한 오토바이와 충돌한 데 대하여 책임이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의 운전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차량도 정상적으로 그 차선을 유지하면서 진행하리라고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할 것이므로 편도 4차선 도로의 1차선을 운행하는 자동차의 운전자에게 우측 골목길에서 오토바이가 나와 우회전하지 아니하고 갑자기 4차선 도로를 바로 가로질러 1차선으로 돌진하리라는 것까지 예상하여 운전할 주의의무는 없다.

[2] 자동차 운전자가 사고 장소를 법정제한 속도보다 약 10km 정도 초과하여 운행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편도 4차선 도로의 우측 골목길에서 갑자기 튀어 나와 도로를 가로질러 자동차의 진행 방향인 1차선으로 돌진한 오토바이와 충돌한 데 대하여 책임이 없다고 본 사례.

원고,피상고인

김진열 외 2인

피고,상고인

국제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은수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보충상고이유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박영진은 1996. 6. 29. 18:40경 그 소유의 경남 50가1817호 승용차를 운전하여 포항시 북구 용흥동 소재 현대아파트 101동 옆 편도 4차선의 7번 국도 상을 영덕 방향에서 경주 방향으로 1차선을 따라 진행하던 중 위 도로 우측 골목길에서 나와 진행 차선을 가로질러 1차선까지 진입해 들어온 소외 1 운전의 포항 나4758호 오토바이의 좌측 앞부분을 위 승용차의 앞부분으로 들이받아 넘어뜨리면서 위 승용차 앞 범퍼 밑부분으로 끌고가 그 충격으로 위 오토바이 뒷좌석에 탑승하고 있던 소외 김재윤으로 하여금 두개골 골절상 등으로 사망케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사고 장소는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주거지역으로서 항상 사람 기타 장애물이 도로 상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므로 그러한 곳을 통과하는 자동차 운전자로서는 전방 좌우를 더욱더 철저하게 주시하며 진행함으로써 장애물이 나타날 경우에 대비하는 태세를 갖추고 자동차를 운전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더구나 그 곳은 직선 도로로서 전방 시야에 아무런 장애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채 다소 과속으로 진행한 잘못으로 인하여 오토바이를 사고 직전에 발견하고 제동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못하여 위 사고를 일으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위 박영진에게 운전상 아무런 과실이 없다는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의 운전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차량도 정상적으로 그 차선을 유지하면서 진행하리라고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할 것이므로 4차선 도로의 1차선을 운행하는 자동차의 운전자에게 우측 골목길에서 오토바이가 나와 우회전하지 아니하고 갑자기 4차선 도로를 바로 가로질러 1차선으로 돌진하리라는 것까지 예상하여 운전할 주의의무는 없다 할 것이다.

또한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들에 의하면, 오토바이가 나온 골목길은 위 박영진의 차량이 진행하는 도로 방향으로 오르막 경사를 이루고 있고 위 도로가에는 가드레일이 설치되어 있어 위 도로의 1차선을 진행하는 차량의 위치에서 볼 때 오토바이가 도로로 나오기 전까지는 오토바이가 보이지 아니하는 사실, 위 소외 1은 운전면허도 없이 위 오토바이 뒤에 2명을 태우고 갑자기 도로로 나와 비틀거리면서 중앙선으로 곧바로 돌진하여 위 박영진 운전의 차량과 부딪쳤으며, 위 박영진은 갑자기 위 오토바이가 달려들자 제동 조치도 취하지 못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그러하다면 도로를 운행하는 위 박영진에게 도로 상에서 보이지도 아니하는 오토바이의 출현까지를 예상하여 속도를 줄이고 장애물의 출현에 대비하며 운행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일 뿐 아니라 그러한 상황하에서라면 위 박영진으로서는 갑자기 1차선으로 질주하여 들어오는 오토바이를 피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위 박영진이 위 오토바이의 위와 같은 비정상적인 운행을 예견할 수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단순히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위 박영진이 사고 장소를 법정제한 속도보다 약 10km 정도 초과하여 운행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바로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 24. 선고 96다39158 판결 참조).

결국 원심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한 것은 자동차 운전자의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최종영(주심) 이돈희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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