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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다36866 판결
[부동산소유권보존등기말소등][공1997.12.15.(48),3852]
판시사항

조상의 분묘를 설치·관리해 오고 있는 임야에 대하여 소유권을 시효취득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면적이 6,645㎡ 정도 되는 그다지 넓지 않은 임야 위에 일제시대부터 점유자의 고조부, 고조모, 증조부, 증조모, 조부, 조모, 부, 숙부 등 선조 9기의 분묘가 설치되어 있고, 한편에는 개간한 100평 가량의 밭과 집이 있으며, 나머지 임야에는 주변 임야들과는 달리 수령(수령) 100년 이상의 노송이 다수 식재되어 있고, 점유자 등 후손들은 매년 위 분묘에 모여 시제를 지내오면서 산지기 등으로 하여금 묘소와 노송 등을 관리하게 하는 한편, 그 임야에 집을 짓고 밭으로 개간된 부분을 경작하도록 하여 오고 있으며, 그 임야와 인접 토지의 경계에는 울타리가 세워져 있는 경우, 점유자는 그 임야를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하여 왔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우동 외 2인)

피고,피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임야가 원래 원고의 조부인 망 소외 1의 소유이던 것을 원고가 상속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임야에 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와 위 임야의 소유권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위 소외 1이 소유자로 되어 있는 임야지번별조서(갑 제4호증의 2)의 기재 등 그 거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임야가 원고의 소유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보면, 원심은 이 사건 임야(6,645㎡)에는 원고의 고조부모 등 조상 분묘 9기가 설치되어 있어 원고의 조부인 위 소외 1과 그 뒤를 이은 원고가 위 분묘를 관리하여 온 사실은 인정되나, 위 소외 1과 원고가 위 임야를 점유·관리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하여, 위 망인이 1960. 1. 1.부터 소유의 의사로 이 사건 임야를 점유하다가 사망한 후 원고가 그 점유를 승계하여 점유함으로써 1980. 1. 1. 취득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런데 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 임야는 면적이 6,645㎡ 정도 되는 그다지 넓지 않은 임야인데 그 위에 일제시대부터 원고의 고조부, 고조모, 증조부, 증조모, 조부, 조모, 부, 숙부 등 선조 9기의 분묘가 설치되어 있고, 한편에는 개간한 100평 가량의 밭과 집이 있으며, 나머지 임야에는 주변 임야들과는 달리 수령(수령) 100년 이상의 노송이 다수 식재되어 있는 사실, 위 망인 및 원고 등 후손들은 매년 위 분묘에 모여 시제를 지내오면서 산지기 등으로 하여금 묘소와 노송 등을 관리하게 하는 한편, 이 사건 임야에 집을 짓고 밭으로 개간된 부분을 경작하도록 하여 오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임야와 인접 토지의 경계에는 울타리가 세워져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그러하다면, 위 망인과 원고는 원고 주장의 1960.경 이전부터 이 사건 임야를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하여 왔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임야 내의 묘소와 노송, 그리고 밭, 집, 울타리 등의 위치·면적 내지 밭, 집, 울타리 등이 설치된 시기와 경위 등에 관하여 자세히 심리하여 보지도 아니한 채 간단히 원고의 시효취득 주장을 배척하고 만 것은 제대로 심리를 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그릇 인정한 잘못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천경송(주심) 지창권 송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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