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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과실비율 25:75  
울산지법 2008. 9. 19. 선고 2006가단52265 판결
[손해배상(의)] 확정[각공2008하,1669]
판시사항

[1] 의사의 진단상 과실 유무의 판단 기준 및 의사가 의료기관의 설비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진단에 필요한 검사를 실시할 수 없는 경우, 환자로 하여금 그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다른 의료기관에 전원을 권고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적극)

[2] 한의사가 만성 사구체신염 환자로부터 종합병원에서 신장조직검사를 권유받았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조직검사를 재차 권유하지 않는 등 주의의무를 해태한 잘못으로 위 환자를 말기 신부전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아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환자의 과실 등을 참작하여 그 책임 범위를 25%로 제한한 사례

판결요지

[1] 의사의 진단상 과실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진단은 문진·시진·촉진·청진 및 각종 임상검사 등의 결과에 터잡아 질병 여부를 감별하고 그 종류, 성질 및 진행정도 등을 밝혀내는 임상의학의 출발점으로서 이에 따라 치료법이 선택되는 중요한 의료행위이므로, 그 과정에 있어서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내에서 그 의사가 전문 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터잡아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따져보아야 한다. 아울러 의사에게는 당해 의료기관의 설비 및 지리적 요인 기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진단에 필요한 검사를 실시할 수 없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당해 환자로 하여금 그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당 의료기관에 전원을 권고할 의무가 있다.

[2] 한의사가 만성 사구체신염 환자로부터 최초 내원시 종합병원에서 정확한 상태의 확인을 위한 신장조직검사를 권유받았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조직검사를 재차 권유하지 않고, 1년여에 걸쳐 그 환자를 진료하면서 사진(사진)에 의존하는 이외에 신장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를 의뢰하거나 환자에게 양방병원에서 그와 같은 검사를 받아 볼 것을 권유하지 아니하였으며, 위 기간 중 단 1회 환자의 혈압을 확인하여 그 결과 고협압이 확인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아니하는 등 주의의무를 해태한 잘못으로,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신장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인식을 바탕으로 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상실한 채 말기 신부전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아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환자의 과실 등을 참작하여 그 책임 범위를 25%로 제한한 사례.

원고

원고 1외 4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민호)

피고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심우섭)

변론종결

2008. 9. 5.

주문

1. 피고는 원고 1에게 58,115,160원, 원고 2, 원고 3에게 각 2,000,000원, 원고 4, 원고 5에게 각 5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05. 10. 15.부터 2008. 9. 19.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1에게 485,930,195원, 원고 2, 원고 3에게 각 10,000,000원, 원고 4, 원고 5에게 각 5,0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05. 10. 15.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 2는 원고 1의 아버지, 원고 3은 원고 1의 어머니, 원고 4, 원고 5는 원고 1의 언니들이다.

나. 피고 한의원 내원 전의 원고 1의 상태

(1) 원고 1은 2005. 8.경부터 전신 부종이 있어 2005. 9. 5. 동강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위 원고에게 단백뇨(+++), 혈뇨(++), 저알부민혈증(2.8g/dl, 정상범위는 3.5~5.3g/dl), 고콜레스테롤혈증(499mg/dl, 정상범위는 120~235mg/dl)이 있었고, 혈중요소질소는 14.5mg/dl(정상범위는 8~20mg/dl), 크레아티닌은 1.2mg/dl(정상범위는 0.4~1.3mg/dl)으로 정상범위 내에 있으나 높은 편이었다. 동강병원에서는 위 원고의 병이 사구체신염이라 진단하면서 확실한 것은 조직검사를 하여야 알 수 있다고 하였다.

(2) 원고 1은 2005. 9. 21. 좀 더 정확한 검사를 위하여 울산대학교병원 신장내과에 내원하였는데, 당시 혈압은 120/80이고 단백뇨가 있었으며(++) 부종상태가 계속되고 있었다. 원고 1은 2005. 9. 30.부터 2005. 10. 10.까지 신장 및 복부 초음파, 혈액검사, 뇨검사 등을 받았는데, 혈압은 130/80이었고, 단백뇨(++, 2.4g/day), 혈뇨(+++)가 있고, 저알부민혈증(2.7g/dl), 고콜레스테롤혈증(436mg/dl)이 있었으며, 혈중요소질소(17.6mg/dl)와 주1) 트레아티닌(1.38mg/dl) 은 정상범위 내에 있었으나 여전히 높았고, B형간염표면항원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울산대학교병원에서는 원고 1에게 이뇨제를 처방하고 신장조직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하면서, 1,000명당 1명의 비율로 출혈·감염 등의 합병증 발병의 위험이 있고 3~4일 가량의 입원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3) 원고 1은 조직검사에 대한 공포심에 울산대학교병원으로부터 검사결과지와 신장촬영사진, 소견서(병명 사구체신염) 등을 받아 2005. 10. 13. 인제대학교 부속 부산백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았으나, 위 병원에서도 조직검사를 해봐야만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다. 원고 1의 피고 한의원 내원 및 치료

(1) 원고 1은 조직검사에 대한 공포심과 직장을 쉬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조직검사를 거부하고 인터넷을 통하여 사구체신염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다 한방으로도 사구체신염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보고 2005. 10. 14. 집근처에 있는 피고 운영의 한의원에 내원하게 되었다.

(2) 원고 1은 2005. 10. 14. 피고에게 여름부터 부종이 있어 병원에 갔는데 사구체신염이라는 말을 들었으며 조직검사를 권유받았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 단백뇨가 있고 이뇨제를 복용중이라는 사실, 간염이 있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사실을 말하였다. 피고는 사구체신염이 만성화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하였고, 위 원고에게 만성신장염 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제를 7일분 처방하였다. 피고는 2005. 10. 14.부터 2006. 9. 8.까지 원고 1에게 한약을 처방하고 침을 놓는 등 치료행위를 하였는바,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순번 일시 원고 1의 증상 진단 처방 검사
1 2005. 10. 14. 부종, 단백뇨 등 사구체신염(만성화, 요독증 의심) 만성신장염에 처방되는 한약 7일분 (주2} 경락기능검사상 종합수치 0.43(주3), 맥박 83, 간기능검사 정상
2 2005. 11. 7. 약복용 후 복통, 설사 같은 약 7일분 경락기능검사상 종합수치 0.47, 맥박 77
3 2006. 3. 2. 하지부종, 자고 나면 얼굴도 부음 부종치료에 사용되는 가미오피탕 7일분 경락기능검사상 종합수치 0.49, 맥박 77
4 2006. 3. 7. 다닐 땐 호전되나 서있으면 부종이 심함 한약처방 7일분
5 2006. 3. 14. 만성 사구체신우신염(주4) 부종치료 위한 침술, 뜸
6 2006. 3. 20. 부종치료 위한 침술, 뜸, 한약 처방 7일분
7 2006. 3. 21. 부종치료 위한 침술, 뜸
8 2006. 3. 27. 부종 호전 부종치료 위한 침술, 뜸
9 2006. 4. 3. 부종치료 위한 침술, 뜸 한약처방 7일분
10 2006. 4. 7. 호전 부종치료 위한 침술, 뜸
11 2006. 4. 13. 감기증세 있음, 부종 호전, 얼굴 부분에 부종은 조금, 분노(스트레스로 짜증이나 화가 남), 한열왕래(몸이 추웠다 더웠다 함) 부종치료 및 정신적 안정을 위한 분심기음(한약) 7일분 경락기능검사상 종합수치 0.19, 맥박 86
12 2006. 4. 25.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부음, 다리 통증은 없음, 야간수면 중 소변 2~3회였는데 최근 1회로 감소 부종치료 위한 한약 7일분 경락기능검사상 종합수치 0.23, 맥박 86
13 2006. 5. 8. 수면 중 소변 2회 신장과 소화기 치료를 위한 청신건비탕 7일분 혈압 147/91 경락기능검사상 종합수치 0.52, 맥박 80
14 2006. 8. 10. 수면 중 소변 2~3회, 자고나면 얼굴 부종 감소, 자고 일어나면 우측 편두통 부종 및 우측편두통 치료 위한 가미이진탕 7일분 경락기능검사상 종합수치 0.31, 맥박 85
15 2006. 9. 8. 하지부종소실, 소변 자주 봄, 두통소실 주차신기환(환약) 경락기능검사상 종합수치 0.51, 맥박 77

주2) 7일분

주3) 0.43

주4) 사구체신우신염

라. 원고 1의 상태 악화와 전원 및 현상태

(1) 원고 1은 2006. 10. 31. 2주전부터 얼굴, 배 등이 붓는 증세가 나타나고, 1주전부터 감기기운이 있어 약국에서 감기약을 지어 며칠 복용하였으나 몸이 좋아지지 않는다며 다시 피고의 한의원에 내원하였다. 피고는 원고 1에게 호흡곤란 및 발열 증상이 있고, 경락기능검사상 종합수치가 0, 맥박이 110이고 혈압이 1차 측정시 208/140, 2차 측정시 217/136까지 나오자 호흡곤란 및 발열을 완화시키는 한약을 처방하면서 심장 및 혈압조절을 위해 내과에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하였다.

(2) 원고 1은 피고의 권유에 따라 인근 내과에 내원하였다가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전원되었으며, 전원 당시 혈압은 220/140이었다. 울산대학교병원은 원고 1의 병을 만성 간질환 및 신장 투석이 필요한 만성 신부전증으로 진단하였고, 위 원고에게 이뇨제, 혈관확장제, 칼륨저하제, 혈압강하제 등을 투여하였다. 원고 1은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정기적으로 신장 투석을 받아오고 있으며, 2007. 2. 27.현재 단백뇨(+++), 혈뇨(++)가 있고, 혈중요소질소가 41.9mg/dl(정상범위는 8-20mg/dl), 크레아티닌 수치가 7.4mg/dl(정상범위는 0.4~1.3mg/dl)로 나타나고 있다.

마. 사구체신염, 만성 신부전증의 개관

(1) 사구체신염은 신장의 여과부위인 사구체에 염증반응이 생겨 발생하는 신질환을 총칭하는 말로 대부분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요검사상 이상소견(단백뇨, 혈뇨 등) 및 혈액검사상 신기능을 대별할 수 있는 혈액요소질소 및 크레아티닌의 상승소견이 나타난다. 사구체신염은 원인 및 증상 등에 따라 임상학적으로 급성 사구체신염, 급속 진행형 사구체신염, 신증후군, 무증상성 요이상, 만성 사구체신염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급성 사구체신염은 목감기 등으로 소아에서 잘 발병하며 갑자기 혈뇨와 단백뇨, 신기능 저하, 부종이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급속 진행형 사구체신염은 혈뇨와 단백뇨가 나타나며, 2~3개월 내에 신부전으로 진행되는 사구체신염이다. 신증후군은 심한 단백뇨와 부종을 보이는 것으로, 스테로이드에 반응하는 미세변화 신증후군을 비롯하여 국소성 분절성 사구체경화증, 막성신증, 막증식성 사구체신염 등이 있다. 타질환에 의한 이차성 신증후군으로는 낭창성 신염과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사구체신염 및 당뇨병성 신증이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이다. 무증상성 요이상은 아무런 이상 없이 요검사상 혈뇨 또는 경한 단백뇨가 발견되는 경우로서 IgA 신증 환자의 많은 수가 여기에 속한다. IgA 신증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흔한 사구체신염이며, 요검사상 혈뇨가 나타나고 예후가 좋은 경우가 많으나, 일부에서는 신증후군과 고혈압 또는 신기능저하를 일으키기도 한다.

(2) 만성 사구체신염은 사구체신염이 만성화되어 신조직검사상 사구체경화증 및 세포간질의 섬유화 등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를 말하며, 만성 신부전을 일으키는 여러 질환 중의 하나이다. 만성 사구체신염은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추정할 수 있으나, 신장기능이 감소하기 전 상태에서는 대부분 콩팥의 크기와 모양 변형을 관찰하기 어려워 초음파 검사만으로는 진단을 하기 어려우며, 신장조직검사를 통하여 확인을 하게 되는데, 만성 사구체신염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3) 만성 신부전증은 일반적으로 어떠한 원인에서든지 장기간에 걸쳐 신장기능이 비가역적으로 감소한 상태를 말하며, 말기에는 신기능이 더더욱 감소하여 투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경도의 만성신부전일 경우는 보존적 치료로도 투석시작을 지연시킬 수도 있으나, 신장 기능이 15% 미만으로 감소하게 되면 신장이식 또는 정기적인 투석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4) 사구체신염은 그 종류에 따라 약물 선택 등 치료방법이 같지 않고 예후도 다르나 원인과 관계 없이 공통 과정을 거쳐 사구체가 굳어지고 신기능을 소실하게 되는 신경화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든 만성 사구체신염이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며, 사구체신염의 세부병명, 진행되는 정도, 고혈압의 관리 및 환자마다의 개별성에 따라 경과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사구체신염이 만성 사구체신염,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되는 비율이나 기간에 대하여 정확한 통계는 없다.

(5) 만성 사구체신염의 경우 손상된 신조직을 회복시킬 수는 없으나 신경화증을 유발하는 세포성장 인자를 억제·차단하고, 단백뇨 감소, 신기능 저하 속도 완화, 부종 완화 등을 주목적으로 하는 대증적 치료가 위주가 되며, 만성 신부전증의 치료 또한 전신 및 사구체 고혈압의 저하, 세포외액 용량조절, 빈혈, 대사이상, 요독증상의 경감 등 보존적, 대증적 치료가 우선이 된다. 이는 한의학에서도 마찬가지이며 한의학에서도 사구체여과율 호전 또는 유지, 증상의 호전 등을 목표로 한약을 투여하거나 침습을 행하고 있다.

바. 한의학에서의 진단

한의학에서의 진단(변증) 방법은 망진(망진, 육안으로 관찰), 문진(문진, 청각에 의한 청진), 문진(문진, 환자와의 문답에 의한 진단), 절진(절진, 진맥 등 촉진)을 이용하며, 이를 사진(사진)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한의학적 진단기기를 이용한 맥진, 양도락, 경락기능검사 등도 이용되고 있다. 한의학적으로 신장의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 수치로 확인하여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그와 같은 판단이 필요한 경우 양방에 의뢰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내지 7, 갑 제3, 4, 5호증,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9호증, 갑 제11호증의 1 내지 24, 갑 제13호증, 을 제1, 2 호증의 각 1, 2,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8, 을 제5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 갑 제12호증의 1 내지 4, 을 제6호증의 1 내지 4의 각 일부 기재, 이 법원의 동강의료재단 동강병원장, 인제대학교 부속 부산백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제대학교 부속 부산백병원장, 울산대학교병원장, 대한의사협회장, 대한한의사협회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책임의 제한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행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특히 진단은 문진·시진·촉진·청진 및 각종 임상검사 등의 결과에 터잡아 질병 여부를 감별하고 그 종류, 성질 및 진행정도 등을 밝혀내는 임상의학의 출발점으로서 이에 따라 치료법이 선택되는 중요한 의료행위이므로 그 과정에 있어서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내에서 그 의사가 전문 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터잡아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따져보아야 하고, 아울러 의사에게는 당해 의료기관의 설비 및 지리적 요인 기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진단에 필요한 검사를 실시할 수 없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당해 환자로 하여금 그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당 의료기관에 전원을 권고할 의무가 있다.

(2) 위 인정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 1이 피고 한의원에 최초 내원했을 당시 위 원고로부터 종합병원에서 조직검사를 권유받았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조직검사를 재차 권유하지 아니하였고, 2006. 10. 31.까지 위 원고를 진료하면서 사진(사진)에 의존하는 이외에 위 원고의 신장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를 의뢰하거나 위 원고에게 양방병원에서 그와 같은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유하지 아니하였으며, 2006. 10. 31. 이전에는 2006. 5. 8. 단 1회 위 원고의 혈압을 확인하였고 그 결과 위 원고의 혈압이 147/91로 고혈압임이 확인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도 하지 아니한 사실(피고는 신장과 소화기 치료를 목적으로 원고 1에게 청신건비탕을 처방하였는바, 위 청신건비탕이 고혈압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거나 달리 피고가 고혈압의 완화를 위한 치료를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아무런 주장 입증이 없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최초 내원시 원고 1이 사구체신염을 앓고 있었음은 확실하나(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면 원고 1은 당시 이미 만성 사구체신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조직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관계로 사구체신염의 원인이나 정확한 진행 정도는 확인되지 못한 상태였던 점, 만성 사구체신염의 예후는 그 세부병명, 진행되는 정도, 고혈압의 관리 및 환자마다의 개별성에 따라 다양하며 그 치료는 한방, 양방 공히 신장 손상의 진행을 억제하는 대증요법이 위주가 되는바, 한방 치료에 있어서도 양방 치료와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고 당해 치료법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환자 상태에 대한 지속적이고 객관적인 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점, 만성 사구체신염은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만성 신부전이 말기에 이르면 한약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고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불가피하게 되므로 이 점에 있어서도 환자의 신장 상태와 기능 저하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점, 한의학에서 진단에 이용되는 사진(사진)만으로는 사구체신염의 진행 정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으나 양방병원에서는 소변검사, 혈액검사, 조직검사 등으로 그 진행 정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위와 같은 검사가 필요한 경우 양의원이나 양방병원과의 협진을 통하거나 한방병원에 고용된 양의에게 의뢰하여 그와 같은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고혈압의 관리는 만성 사구체신염의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서는 원고 1의 최초 내원시에 조직검사를 권유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치료 과정에서 양방병원과의 협진을 권유하거나 정기적으로 양방병원에 내원하여 소변검사, 혈액검사 등을 받아 볼 것을 권유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자신의 치료계획을 수립하여 위 원고를 치료할 의무가 있고, 위 원고의 혈압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상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그와 같은 주의의무를 해태한 잘못으로 위 원고로 하여금 자신의 신장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인식을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상실한 채 말기 신부전에 이르게 하였다 할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위 원고와 그 가족들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 1로서도 울산대학교병원 등 3곳의 병원으로부터 조직검사를 받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할 것을 권유받았음에도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자신의 몸상태가 좋을 때에는 피고 한의원에서의 치료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은 만성 사구체신염의 예후에 비추어 원고 1이 최선의 치료를 받았다 하더라도 2006. 10. 31.경 투석이 필요한 신부전 상태에 이르게 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고, 위와 같이 최선의 치료를 받아 2006. 10. 31.경까지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었다 하더라도 그 정도나 기간에 차이는 있으나 결국에 가서는 위 원고가 만성 신부전에 이르게 될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에게 위와 같은 의료상의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발생한 모든 손해를 피고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은 의료행위의 특성 등에 비추어 공평의 원칙에 반하여 불합리하다고 보이므로, 손해배상범위를 정함에 있어 위와 같은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25%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일실수익

원고 1이 이 사건 사고로 상실한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총평가액 상당의 일실수입 손해는 아래 인정 사실과 평가 내용을 기초로 하여 계산하면, 별지 계산표 기재와 같이 143,887,448원이다(이하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고 원 미만 및 월 미만은 버리며,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 할인법에 따른다.

(1) 원고 1의 성별, 생년월일, 연령, 기대여명, 가동연한 : 별지 표 기재와 같다.

(2) 소득 : 이 사건 의료사고일에 가까운 2006. 5. 당시 도시일용 보통 인부의 1일 노임인 56,822원

(3) 가동능력 상실률 : 이 사건 의료사고 당시 원고 1은 이미 만성 사구체신염으로 52%의 노동능력을 상실한 상태에 있었으므로[맥브라이드 불구평가표상 필요생식기계의 손상과 질병 I(신장)-C(신장염)-3(직업계수 3 적용)], 이를 감안하여 입원 및 투석치료가 시작된 2006. 10. 31.에 가까운 2006. 11. 14.부터 가동 종료일에 가까운 2043. 2. 13.까지 48%(100%-52%)의 노동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인정한다.

(4) 계산 : 별지 표 기재와 같이 143,887,448원이 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8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 부속 부산백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 부속 부산백병원장에 대한 2008. 1. 14.자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기왕치료비 : 합계 7,109,965원 중 기왕증 기여도 52% 상당분을 공제하면 3,412,783원이 된다(7,109,965원×48%).

[인정 근거] 갑 제10호증의 1 내지 13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향후치료비

(1) 혈액투석 및 약물치료비로 매월 620,000원 소요

(2) 이 사건 변론종결일 이후인 2008. 10. 14.부터 위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가동종료일에 가까운 2043. 2. 13.까지 412회

(3) 사고시 현가로 환산 : 별지 계산표 기재와 같이 135,750,860원이 되며, 그 중 기왕증 기여도 52% 상당분을 공제하면 65,160,412원이 된다(135,750,860원 × 48%).

[인정 근거] 이 법원의 인제대학교 부속 부산백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라. 책임감경 후 재산상 손해액 : 53,115,160원

마. 위자료

(1) 참작사유 : 원고들의 나이, 관계, 이 사건 의료사고의 경위와 결과,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

(2) 결정 금액 : 원고 1 5,000,000원, 원고 2, 원고 3 각 2,000,000원, 원고 4, 원고 5 각 500,000원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1에게 손해배상금 합계 58,115,160원, 원고 2, 원고 3에게 위자료 각 2,000,000원, 원고 4, 원고 5에게 위자료 각 5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05. 10.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08. 9. 19.까지 민법에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위 각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현정

주1) 울산대학교병원의 검사결과지상 정상범위는 0.6~1.5mg/dl로 되어 있다.

주2) 1일 3회 복용 기준, 이하 같다.

주3) 환자의 피로상태, 자율신경계 균형, 대외 활성도 등을 평가하기 위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사용하는 기기로 환자의 전체적인 건강상태 평가에 도움을 주는 장비이나 구체적인 병명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장비는 아니다.

주4) 일반적으로 만성 사구체신우신염이라는 병명은 사용되지 않는다. 만성 사구체신염 또는 만성 신우신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위와 같은 병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피고의 진료기록부(을 제3호증) 중 위 부분이 변조된 것이라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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