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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4. 26. 선고 96도435 판결
[부정수표단속법위반·위조유가증권행사·사기·무고][공1996.6.15.(12),1779]
판시사항

[1] 유가증권위조의 공소사실이 특정되어 있다고 본 사례

[2] 수표발행인이 수표할인을 의뢰하여 할인금을 교부받지 못하여 부도가 난 경우 수표발행인의 책임

[3]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위조유가증권들이 모두 현존하고 있는 이상 그 범죄 일시와 장소, 방법 등은 범죄의 동일성 인정과 이중기소방지, 시효저촉 여부, 토지관할을 가름할 수 있는 범위에서 그 유가증권위조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도로만 기재되어 있으면 충분하므로, 공소사실은 특정되어 있다고 본 사례.

[2] 수표가 피고인의 의사에 의하여 발행되어 거래의 유통에 제공된 이상, 수표의 할인을 의뢰하였는데 의뢰를 받은 자가 이를 타에 유통시키고 할인금을 교부하지 아니함으로써 결국 부도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인적항변사유에 불과한 위 사정의 존부 여하에 따라 위 수표의 대외적 효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은 위 수표가 지급되지 아니한 데에 대하여 책임을 면할 수 없다.

[3] 유연탄을 편취한 죄를 범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변호인

서초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해진

상고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해자 장규진에 대한 무고죄를 제외한 나머지 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피고인 및 피고인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피해자 장종호에 대한 유연탄편취의 사기죄를 제외한 나머지 죄에 관한 상고이유를 본다.

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거시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피해자 신문규, 윤종현에 대한 각 사기, 부정수표단속법위반, 피해자 장종호에 대한 우성연탄공장에 관한 사기, 유가증권위조, 동 행사, 무고의 각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사기, 유가증권위조 및 무고에 관한 법령 해석 적용의 착오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며, 피고인의 행위가 법령에 근거하여 행한 정당한 행위라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나. 유가증권위조의 점에 관한 법률위반을 다투는 점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유가증권위조의 공소사실에, 범죄일시 및 장소로서 "1991. 4. 일자 및 장소 미상지에서"로 되어 있고 범행방법으로 "임의로 수표번호 마가 01167701호의 수표용지에 금액을 40,000,000원, 발행일자 1991. 6. 10.이라고 기재하고 미리 준비한 거성산업 대표 장종호의 명판을 발행인으로 찍어 위 수표를 위조한 것을 비롯하여"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유가증권위조 여부가 문제로 되는 이 사건에서 그 위조유가증권들이 모두 현존하고 있는 이상 그 범죄 일시와 장소, 방법 등은 범죄의 동일성 인정과 이중기소방지, 시효저촉 여부, 토지관할을 가름할 수 있는 범위에서 그 유가증권위조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도로만 기재되어 있으면 충분하므로, 이 점에서 위 공소사실은 특정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 당원 1992. 7. 24. 선고 92도1148 판결 참조).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률위배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다. 부정수표단속법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제1심판결의 판시 제3항의 수표가 피고인의 의사에 의하여 발행되어 거래의 유통에 제공된 이상, 가사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공소외 유대은에게 위 수표의 할인을 의뢰하였는데 동인이 이를 타에 유통시키고 할인금을 교부하지 아니함으로써 결국 부도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인적항변사유에 불과한 위 사정의 존부 여하에 따라 위 수표의 대외적 효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은 위 수표가 지급되지 아니한 데에 대하여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 당원 1995. 11. 24. 선고 95도1663 판결 참조). 이 부분에 대한 논지도 이유 없다.

2. 피해자 장종호에 대한 유연탄 편취의 사기죄에 관한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그 판결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은 1991. 3. 초순경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소재 약속다방에서, 사실은 피해자 장종호로부터 유연탄을 납품받더라도 위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장종호에게 유연탄을 납품하면 그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그로부터 같은 달 11.부터 19.까지 전후 50여 회에 걸쳐 유연탄 합계 1,235.26톤 시가 금 49,410,400원 상당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한 사실을 확정하였다(제1심판결 기재 범죄사실 4.기재 부분).

그런데 제1심판결 거시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제1심이 위 인정사실에 대한 증거로 삼은 것은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장종호의,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장규진의 각 진술기재, 검사가 작성한 장규진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장종호에 대한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등임을 알 수 있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 서증들은 피해자 장종호가 1991. 2.경 공소외 이상운을 통하여 충남 홍성군 광천읍 신진리에 소재하는 우성연탄공장과 충남 보령군 외산면에 소재하는 명성탄광(동룡탄광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을 경영하는 피고인을 소개받았는바 피고인이 위 두 공장에 유연탄을 납품하여 주면 그때그때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하므로 이를 믿고 위 두 공장에 유연탄을 납품하여 주었는데 피고인이 그 대금을 전혀 변제하지 아니하였다는 위 피해자 및 그의 아버지인 공소외 장규진의 일방적인 진술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증거를 살펴보면, 위 장종호 및 장규진은 피고인에게 위 유연탄을 납품한 후 피고인으로부터, 부도가 나서 위 유연탄 대금을 갚지 못하고 있으니 기왕 일이 이렇게 된 바에 피고인이 경영하는 위 우성연탄공장을 인수하라는 권유를 받고, 이를 받아들여 같은 해 4. 7. 피고인으로부터 위 우성연탄공장 내에 있는 석탄과 중장비 등 공장기계 일체를 금 330,000,000원에 매수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제1심판결 기재 범죄사실 5.의 내용임), 위 우성연탄공장 내의 공장기계 일체 등을 매수한 동기가 위와 같다면 경험칙상 그 매매계약에는 위 유연탄대금채무의 청산에 관한 약정이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 할 것인데도 위 매매계약서(수사기록 1권 149쪽), 혹은 매매계약일 다음 날인 같은 달 8. 작성된 각서(같은 수사기록 44쪽)와 영수증(같은 수사기록 45쪽)에 위 유연탄대금채무의 청산에 관한 약정이 전혀 없고, 위 장종호 및 장규진도 그 부분에 관한 약정이 없었던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위 장종호 및 장규진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위의 증거들은 쉽게 믿을 수 없다 할 것이다.

오히려 검사 작성의 장규진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2권 220쪽 이하)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위 장규진은 위 유연탄대금채권의 처리에 관하여 "중간에 이상운이라는 그 업소 전무가 연탄을 받은 것인데 피고인은 그 연탄을 받지 않았다고 하여 이상운이 나중에 결산하여 정산하기로 하였다"라고 진술하여 위 유연탄 거래가 피해자 장종호와 위 이상운 사이의 거래가 아니었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

또한 제8회 공판조서 중 증인 이진성, 제15회 공판조서 중 증인 이상운의 각 진술기재와 공판기록 제144쪽 이하에 편철된 각 사서증서 인증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사실상의 대표이사로서 동룡탄광을 경영하던 중 1990. 12.경 경영이 악화되고 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명목상의 대표이사 명의로 발행한 어음 등이 부도가 나서 위 동룡탄광 근로자들의 체불임금 등을 변제할 능력을 상실하자 동룡탄광의 운영권 일체를 위 근로자들의 대표기관인 동룡탄광 체불임금청산위원회에 양도하여 이후 위 동룡탄광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위 동룡탄광은 1991. 2. 28.경 폐광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1991. 3. 위 장종호로부터 유연탄을 납품받았다는 위 장종호와 장규진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위 증거들은 쉽게 믿을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앞서 본 증거들로서는 피고인이 위 장종호로부터 위 유연탄을 편취한 죄를 범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위 증거들로 그 판시 사기죄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런데 위 장종호에 대한 위 유연탄 편취의 사기의 점은 위 장규진에 대한 무고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각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 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그 부분 전부가 유지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위 장규진에 대한 무고죄를 제외한 나머지 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김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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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6.1.16.선고 95노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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