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6. 4. 26. 선고 95후927 판결
[상표등록무효][공1996.6.15.(12),1729]
판시사항

[1] 수요자를 기만할 우려가 있는 상표의 인정기준

[2] 수요자를 기만할 우려가 있는 상표의 판단 기준 시기

[3] 외국의 상표를 모방하여 우리 나라에 등록하고, 타인이 수입·판매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것이 상표등록무효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11호 의 입법취지는 기존의 상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특정인의 상표라고 인식된 상표를 사용하는 상품의 품질, 출처 등에 관한 일반 수요자의 오인, 혼동을 방지하여 이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함에 있으므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인용상표가 반드시 주지, 저명하여야 할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국내의 일반 거래에 있어서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그 상표나 상품이라고 하면 특정인의 상표나 상품이라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을 것을 요한다.

[2]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1호 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상표의 등록을 거절하려면, 상표등록출원에 관하여 상표등록사정을 할 때, 또는 상표등록을 허가하는 심결을 할 때를 기준으로 하여 타인의 등록상표(인용상표)가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 간에 그 타인의 상표로 널리 알려져 있을 것을 필요로 한다.

[3] 피심판청구인은 인용상표권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자로서 인용상표권자가 제조하는 바퀴벌레약을 정식 수입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제3국인 홍콩으로부터 불법적으로 수입 판매해 오다가 인용상표를 복제하여 우리 나라에 상표등록출원을 하여 그 등록을 받은 후, 심판청구인이 인용상표권자와 한국 내 대리점계약을 체결하고 정식으로 바퀴벌레약을 수입 판매하려는 것을 저지하려고 하고 있는바, 이는 업무상 신용유지를 통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고, 아울러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상표법의 목적 및 국제 상거래 질서에도 어긋난다는 것과 같은 사유는 등록상표의 무효사유를 규정한 구 상표법 제46조 의 어느 항에도 해당되지 아니한다.

심판청구인,상고인

주식회사 경인제약 (소송대리인 변리사 김정욱)

피심판청구인,피상고인

주식회사 효 인터내셔날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심판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인용상표가 주지 저명한 상표라는 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등록 제194761호)의 국내출원일인 1989. 3. 8. 당시로서는 인용상표(중화인민공화국 1984. 12. 15. 상표등록 제217034호, 이하 같다)가 우리 나라에서 광고·선전되었다거나, 그 지정상품인 바퀴벌레약이 상당한 정도로 널리 수입·판매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등 인용상표가 그 당시에 국내에서 주지 또는 저명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자료도 없는바, 그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이 주장하는 심리미진이나, 주지상표나 저명상표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인용상표가 주지 또는 저명한 상표임을 전제로 하는 이 점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2. 이 사건 등록상표가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 제1항 제11호 의 입법취지가 기존의 상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특정인의 상표라고 인식된 상표를 사용하는 상품의 품질, 출처 등에 관한 일반 수요자의 오인, 혼동을 방지하여 이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함에 있으므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인용상표가 반드시 주지, 저명하여야 할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국내의 일반 거래에 있어서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그 상표나 상품이라고 하면 특정인의 상표나 상품이라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을 것을 요하고 (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5후477 판결 등 참조), 위 규정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상표의 등록을 거절하려면, 상표등록출원에 관하여 상표등록사정을 할 때, 또는 상표등록을 허가하는 심결을 할 때를 기준으로 하여 타인의 등록상표(인용상표)가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 간에 그 타인의 상표로 널리 알려져 있을 것을 필요로 한다 ( 대법원 1990. 5. 11. 선고 89후1677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사정일인 1990. 6. 13. 당시까지 인용상표의 지정상품인 바퀴벌레약이 2-3차례 수입된 사실(그 상품의 표장이 인용상표라고 볼 증거도 없다)과, 그 등록 이후인 1990. 10.경 정식으로 수입되지 아니하고 불법으로 유통되며 약효가 없는 바퀴벌레약에 대하여 보건사회부가 수거와 폐기를 지시한 사실(물론 이 상품들의 표장이 인용상표와 유사하다고 볼 증거도 없다)이 인정될 뿐이어서,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인용상표가 국내의 일반 거래에 있어서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그 상품이나 상표라고 하면 특정인의 상품이나 상표라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국내에서 인용상표가 광고매체를 통하여 광고·선전된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더욱이 인용상표는 도형만으로 된 상표이어서 짧은 기간 동안에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널리 인식되지는 않는다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11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가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그 설시에 다소 미흡한 점은 있으나 결과에 있어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이 주장하는 심리미진이나, 위 법조항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3. 상표법의 목적이나 국제상거래질서에 어긋난다는 주장에 대하여

요컨대, 심판청구인의 상고이유의 요지는, 피심판청구인은 인용상표권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자로서 인용상표권자가 제조하는 바퀴벌레약을 정식 수입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제3국인 홍콩으로부터 불법적으로 수입 판매해 오다가 인용상표를 복제하여 우리 나라에 상표등록출원을 하여 그 등록을 받은 후, 심판청구인이 인용상표권자와 한국 내 대리점계약을 체결하고 정식으로 바퀴벌레약을 수입 판매하려는 것을 저지하려고 하고 있는바, 이는 업무상 신용유지를 통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고, 아울러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상표법의 목적 및 국제 상거래 질서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이 주장은 심판청구인이 원심에서 주장하지 아니하다가 상고심에서 처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사유는 등록상표의 무효사유를 규정한 구 상표법 제46조 의 어느 항에도 해당되지 아니함이 명백하므로 이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심판청구인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천경송 지창권 신성택(주심)

arrow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