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보사부장관 고시인 식품영업허가기준 및 이와 동일한 허가조건의 성질
[2] 보존음료수 제조업 허가시 부가한 전량수출(국내 판매 금지)조건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로 인한 위헌 여부
[3] 보존음료수 제조업 허가시 전량수출(국내 판매 금지)조건을 부가하도록 한 보사부장관 고시인 식품영업허가기준의 효력 유무
[4] 보존음료수 국내 판매의 금지와 헌법상 행복추구권
판결요지
[1] 공익상의 이유로 허가를 할 수 없는 영업의 종류를 지정할 권한을 부여한 구 식품위생법(1986. 5. 10. 법률 제38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3 제4호 (위 개정 이후에는 제24조 제1항 제4호 )에 따라 보건사회부장관이 발한 고시인 식품영업허가기준(1985. 3. 11. 보건사회부고시 제85-17호로 개정된 것 및 1987. 7. 18. 보건사회부고시 제87-44호로 개정된 것)은 실질적으로 법의 규정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지니면서 그것과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의 성질을 가진 것이므로, 위 고시에 정한 허가기준에 따라 보존음료수 제조업 허가에 붙여진 전량수출 또는 주한 외국인에 대한 판매에 한한다는 내용의 조건은 이른바 법정부관으로서 행정청의 의사에 기하여 붙여지는 본래의 의미에서의 행정행위의 부관은 아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법정부관에 대하여는 행정행위에 부관을 붙일 수 있는 한계에 관한 일반적인 원칙이 적용되지는 않지만, 위 고시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될 때에는 그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2] 보존음료수의 국내 판매를 금지함으로써 잠재적인 판매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폐쇄한다는 것은 영업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고,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에 있어서도 국내 판매를 완전히 금지하여 어느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 제한의 정도가 절대적인 것이어서 직업의 자유를 심하게 제한하고 있다.
[3] 식품위생법의 목적에 비추어 보더라도, 보건사회부장관이 구 식품위생법(1986. 5. 10. 법률 제382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3 제4호 나 현행 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 에 따라 보존음료수 제조업의 허가를 받는 자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고시를 발한 것이,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하여 꼭 필요하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고시는 효력이 없다.
[4] 인간이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나, 마시고 싶은 음료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의 하나로서 행복추구권의 중요한 내용을 이루고 있는바,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방지한다는 공공의 목적과 보존음료수의 국내 판매를 금지함으로 인하여 국민의 행복추구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비교하여 본다면, 행복추구권이 제한되거나 침해됨으로 말미암아 국민이 입게 되는 손실이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보존음료수의 국내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5] 위 고시가 보존음료수 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제조업자들이 보존음료수를 내국인에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의 자유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이 고시를 내용으로 하는 위 허가조건(법정부관) 역시 무효라고 할 것이니 이를 위반하여 보존음료수를 내국인에게 판매하였다고 하더라도 식품위생법 제77조 제3호 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 , 구 식품위생법(1986. 5. 10. 법률 제382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2항 , 제23조의3 제4호 , 구 식품위생법(1988. 12. 31. 법률 제40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제2항 , 식품영업허가기준(1985. 3. 11. 보건사회부고시 제85-17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6호, 제2조 제4호, 식품영업허가제한기준(1987. 7. 18. 보건사회부고시 제87-44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6호, 제2조 제4호 [2] 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 , 구 식품위생법(1986. 5. 10. 법률 제382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3 제4호 , 헌법 제15조 , 식품영업허가기준(1985. 3. 11. 보건사회부고시 제85-17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6호, 제2조 제4호, 식품영업허가제한기준(1987. 7. 18. 보건사회부고시 제87-44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6호, 제2조 제4호 [3] 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 , 구 식품위생법(1986. 5. 10. 법률 제382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3 제4호 , 헌법 제37조 제2항 , 식품영업허가기준(1985. 3. 11. 보건사회부고시 제85-17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6호, 제2조 제4호, 식품영업허가제한기준(1987. 7. 18. 보건사회부고시 제87-44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6호, 제2조 제4호 [4] 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 , 구 식품위생법(1986. 5. 10. 법률 제382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3 제4호 , 헌법 제10조 , 식품영업허가기준(1985. 3. 11. 보건사회부고시 제85-17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6호, 제2조 제4호, 식품영업허가제한기준(1987. 7. 18. 보건사회부고시 제87-44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6호, 제2조 제4호 [5] 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 , 제77조 제3호 , 구 식품위생법(1986. 5. 10. 법률 제382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3 제4호 , 헌법 제10조 , 제15조 , 식품영업허가기준(1985. 3. 11. 보건사회부고시 제85-17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6호, 제2조 제4호, 식품영업허가제한기준(1987. 7. 18. 보건사회부고시 제87-44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6호, 제2조 제4호
피고인
피고인 1외 6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인섭 외 9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변호인이 주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인 행복추구권, 소비자선택권, 평등권 및 영업의 자유권은 무한정한 것이 아니어서 헌법 제37조 제2항 이 규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 법률로써 이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과 같은 보존음료수를 내국인에게 판매하는 것을 규제하여야 할 필요성(예를 들어 일반국민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감 증대와 그로 인한 식수공급 행정의 어려움, 계층간의 위화감 조성 등)은 이를 허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도 크고 중요하다고 판단되고 더구나 깨끗한 물을 마실 방법은 보존음료수 이외에도 천연약수, 청량음료 또는 정수기를 이용함으로써도 가능하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부관이 변호인의 주장하는 바와 같은 국민의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라는 것이라거나 법률상 근거 없는 것이라고 보이지 아니하며 또한 부관 부과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도 보이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이 보건사회부장관으로부터 전량수출(또는 전량수출 및 주한외국인에 한한 판매)을 조건으로 보존음료수 제조업 허가를 받았음에도 그 생산한 보존음료수를 국내에 판매하여 허가조건을 위반하였다는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 이 사건에서 보존음료수 제조업 허가를 하면서 위와 같은 조건을 붙인 직접적 근거는 피고인 2 주식회사(대표이사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주식회사(당시 대표이사 피고인 1에 대하여는 구 식품위생법(1986. 5. 10. 법률 제38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2항 이고, 피고인 6 주식회사(대표이사 김노식, 이하, 설악음료라 한다)에 대하여는 구 식품위생법(1988. 12. 31. 법률 제40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제2항 이지만, 그 조건의 내용은 실질적으로는 피고인 2 주식회사, 피고인 4, 피고인 5 주식회사의 경우에는 식품영업허가기준(1985. 3. 11. 보건사회부고시 제85-17호로 개정된 것. 이 고시 부칙 제2항 제2호에는 이 고시 시행 이전에 보존음료수 제조영업 허가를 받은 자는 이 고시 제2조 제4호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위 고시의 시행 이전에 각 허가를 받은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는 위 고시가 적용된다) 제2조 제4호, 제1조 제6호의 규정과, 피고인 6 주식회사의 경우에는 식품영업허가제한기준(1987. 7. 18. 보건사회부고시 제87-4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4호, 제1조 제6호의 규정과 동일하다(공판기록 제238240면).
그런데, 위 고시는 공익상의 이유로 허가를 할 수 없는 영업의 종류를 지정할 권한을 부여한 구 식품위생법(1988. 12. 31. 법률 제40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3 제4호 (위 개정 이후에는 제24조 제1항 제4호 )에 따라 보건사회부장관이 발한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법의 규정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지니면서 그것과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의 성질을 가진 것이므로, 위 고시에 정한 허가기준에 따라 보존음료수 제조업 허가에 붙여진 전량수출 또는 주한 외국인에 대한 판매에 한한다는 내용의 조건은 이른바 법정부관으로서 행정청의 의사에 기하여 붙여지는 본래의 의미에서의 행정행위의 부관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법정부관에 대하여는 행정행위에 부관을 붙일 수 있는 한계에 관한 일반적인 원칙이 적용되지는 않지만, 위 고시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될 때에는 그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 당원 1994. 3. 8. 선고 92누1728 판결 참조).
그러므로, 위 고시가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보존음료수의 국내 판매를 금지함으로써 잠재적인 판매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폐쇄한다는 것은 영업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고,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에 있어서도 국내 판매를 완전히 금지하여 어느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 제한의 정도가 절대적인 것이어서 직업의 자유를 심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원심이 보존음료수를 내국인에게 판매하는 것을 규제하여야 할 필요성이라고 설시한 계층간의 위화감이라고 하는 것은 그로 인하여 사회적으로 중대한 불안이 야기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를 법률로 규제할 성질의 것은 되지 못하므로 위화감의 방지는 보존음료수의 국내 판매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 만한 정당한 목적이라고 할 수 없고,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나 그로 인한 식수공급 행정상의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국민이 수돗물의 질을 믿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보존음료수의 국내 판매와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나 식수공급 행정상의 어려움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고, 보존음료수의 국내 판매와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이유만으로 보존음료수를 주한 외국인에게만 판매하도록 허용하고 국내 판매를 완전히 금지할 정도로 보존음료수 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자들의 직업의 자유를 강력하게 제한하는 것을 정당한 것으로 볼 수 있을는지도 의문이며, 보존음료수의 국내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한 필요하고도 적절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보존음료수의 국내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보존음료수 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자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식품위생법의 목적( 제1조 )에 비추어 보더라도, 보건사회부장관이 구 식품위생법(1986. 5. 10. 법률 제382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3 제4호 나 현행 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 에 따라 보존음료수 제조업의 허가를 받는 자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고시를 발한 것이,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하여 꼭 필요하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고시는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 당원 1994. 3. 8. 선고 92누1728 판결 참조).
뿐만 아니라 인간이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나, 마시고 싶은 음료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의 하나로서 행복추구권의 중요한 내용을 이루고 있는바,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방지한다는 공공의 목적과 보존음료수의 국내 판매를 금지함으로 인하여 국민의 행복추구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비교하여 본다면, 행복추구권이 제한되거나 침해됨으로 말미암아 국민이 입게 되는 손실이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도 보존음료수의 국내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 당원 1994. 3. 8. 선고 92누1728 판결 참조).
그러므로, 위 고시가 보존음료수 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피고인들이 보존음료수를 내국인에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의 자유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이 고시를 내용으로 하는 위 허가조건(법정부관) 역시 무효라고 할 것이니 이를 위반하여 보존음료수를 내국인에게 판매하였다고 하더라도 식품위생법 제77조 제3호 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3. 따라서,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피고인들의 위 행위가 위 법조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은 직업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