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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3. 8. 선고 92누1728 판결
[과징금부과처분취소][공1994.5.1.(967),1195]
판시사항

가. 보건사회부장관의 고시인 식품제조영업허가기준의 성질

나. 위 “가”항의 고시에 정한 허가기준에 따라 보존음료수제조업허가에 제품전량수출 등의 조건을 붙인 것의 의미

다. 위 “가”항의 고시가 기본권을 침해하여 무효인 경우 위 고시에 따른 의무불이행을 이유로 하는 제재적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 및 위 고시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관계

라. 헌법 제15조 소정의 직업선택의 자유의 의의 및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위헌인지 여부의 판단기준

마.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완전히 금지하는 것이 직업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인지 여부

바. 계층 간의 위화감의 방지가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여부

사.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 방지 내지 식수공급행정에 대한 혼란 방지를 위하여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하는 것이 필요하고 합리적인 조치인지 여부 및 식품위생법의 목적에 부합하는지 여부

아. 자신이 마시고 싶은 음료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행복추구권에 포함되는지 여부 및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 금지로 인하여 행복추구권이 제한되는 손실이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의 방지라는 공공의 목적보다 더 큰지 여부

자. 헌법 제35조 제1항과 음료수에 관한 국가의 책무

차. 기본권을 제한당하는 국민이 그 기본권을 실현할 다른 수단이 있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기본권의 제한이 정당화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식품제조영업허가기준이라는 고시는 공익상의 이유로 허가를 할 수 없는 영업의 종류를 지정할 권한을 부여한 구 식품위생법 제23조의3 제4호에 따라 보건사회부장관이 발한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법의 규정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지니면서 그것과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의 성질을 가진 것이다.

나. 위 “가”항의 고시에 정한 허가기준에 따라 보존음료수 제조업의 허가에 붙여진 전량수출 또는 주한외국인에 대한 판매에 한한다는 내용의 조건은 이른바 법정부관으로서 행정청의 의사에 기하여 붙여지는 본래의 의미에서의 행정행위의 부관은 아니므로, 이와 같은 법정부관에 대하여는 행정행위에 부관을 붙일 수 있는 한계에 관한 일반적인 원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다. 위 “가”항의 고시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될 때에는 위 고시는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므로, 원고들이 위 고시에 따라서 지게 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재적 행정처분을 하는 것은 위법하다 할 것이고,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음은 헌법 제37조 제2항(위 고시가 시행될 당시 시행중이던 구 헌법 제35조 제2항도 같다)이 규정하고 있는 바인데, 위 고시는 공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영업 등의 허가를 제한할 수 있다는 구 식품위생법의 관계규정에 따라 발하여진 것이므로,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제한할 수 있는 법률상의 근거는 있다고 할 것이지만, 위 고시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이 아니거나, 또는 필요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덜 제한하는 다른 방법으로 그와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든지, 위와 같은 제한으로 인하여 국민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그와 같은 제한에 의하여 달성할 수 있는 공익보다 클 경우에는 이와 같은 제한은 비록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다.

라. 헌법 제15조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데, 이 규정에 의하여 보장되는 자유 가운데에는 본래의 의미에서의 직업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선택한 직업에 종사하면서 그 활동의 내용·태양 등에 관하여도 원칙적으로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는 직업활동의 자유도 포함된다 할 것이고, 직업은 그 종류 성질 내용 사회적 의의 및 영향이 각양각색이어서 그 규제를 요구하는 사회적인 이유나 목적도 천차만별이고 그 중요성도 꼭 같지 않아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도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취하게 되기 때문에 그것이 위헌인지의 여부도 일률적으로 논할 수는 없고 구체적인 제한조치에 관하여 제한의 목적 필요성 내용과 그것에 의하여 제한되는 직업의 자유의 성질 내용 및 제한의 정도 방법 등을 검토하고 이들을 비교교량하여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할 것이며,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직업의 선택 자체는 제한하지 않으면서 직업활동의 내용이나 태양만을 제한하는 것일 때에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보다는 제한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범위도 커서 비교적 용이하게 제한의 필요성과 합리성을 긍정할 수 있겠지만, 형식적으로는 직업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에 있어서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직업활동의 자유를 크게 제한할 경우에는 그 제한의 합리성을 쉽게 긍정하여서는 안되고, 개인의 자유보다 우월한 매우 중요한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제한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그 제한을 합헌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마.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함으로써 잠재적인 판매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폐쇄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면서 그 허가의 요건을 한정하는 것(이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에 못지 않는 큰 제한으로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영업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고,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에 있어서도 국내판매를 완전히 금지하여 어느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 제한의 정도가 절대적인 것이어서 직업의 자유를 심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바. 계층 간의 위화감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상대적 박탈감, 즉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허용하게 되면 그로 인하여 종전에 수돗물을 마셨고 앞으로도 보존음료수를 마실 형편이 안 되어 수돗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보존음료수를 마시는 것을 보게 되면 그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입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는 취지로 이해되는바, 이와 같은 현상은 그로 인하여 사회적으로 중대한 불안이 야기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를 법률로 규제할 성질의 것은 되지 못하므로, 위화감의 방지는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만한 정당한 목적이라고 할 수 없다.

사.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은 근본적으로 국민이 수돗물의 질을 믿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와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와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이유만으로 보존음료수를 주한외국인에게만 판매하도록 허용하고 국내판매를 완전히 금지할 정도로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자들의 직업의 자유를 강력하게 제한하는 것을 정당한 것으로 볼 수 있을는지도 의문이고,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하는 것이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한 필요하고도 적절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자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될 뿐 아니라 식품위생법의 목적(제1조)에 비추어 보더라도, 보건사회부장관이 구 식품위생법(1986.5.10. 법률 제382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3 제4호나 현행 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는 자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고시를 발한 것이,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하여 꼭 필요하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고시는 효력이 없다.

아. 인간이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나 마시고 싶은 음료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의 하나로서 행복추구권의 중요한 내용을 이루고 있는바,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방지한다는 공공의 목적과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함으로 인하여 국민의 행복추구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비교하여 본다면, 행복추구권이 제한되거나 침해됨으로 말미암아 국민이 입게 되는 손실이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도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차.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구 헌법 제33조도 거의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국민이 수돗물의 질을 의심하여 수돗물을 마시기를 꺼린다면 국가로서는 수돗물의 질을 개선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그와 같은 의심이 제거되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만일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나 의심이 단시일 내에 해소되기 어렵다면 국민으로 하여금 다른 음료수를 선택하여 마실 수 있게 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다.

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함에 있어서는 규제하려는 쪽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덜 제한하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를 모색하여야 할 것이지, 제한당하는 국민의 쪽에서 볼 때 그 기본권을 실현할 다른 수단이 있다고 하여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기본권의 제한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고려종합 외 7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인섭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보건사회부장관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3점과 제4점에 대하여(상고이유서 제출 기간이 지난 뒤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에 기재된 보충상고이유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내에서)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이유의 요지.

가. 피고가 이 사건 과징금부과처분을 하게 된 경위에 관한 사실의 인정.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1976.1.23.부터 1987.6.23.까지 사이에 전량수출 또는 주한외국인에 대한 판매에 한함이라는 조건(다만 원고 주식회사 서림은 제품을 전량수출에 한함이라는 조건)하에 각 보존음료수제조업(광천수 또는 지하수를 음용에 적합하도록 정수처리하는 영업. 1991.3.11. 식품위생법시행령 제7조 제1호 너.목이 개정됨에 따라 보존음료수제조업은 광천음료수제조업으로 그 명칭과 내용이 변경되었다)의 허가를 받았는데, 원고들은 1990.7.경 각기 위 허가조건을 위반하여 그들이 제조한 보존음료수를 내국인에게 판매하다가 적발되었고, 원고 산수음료주식회사와 원고 주식회사 고려종합은 같은 해 6월경 실시된 수질검사결과 그 제조판매한 보존음료수에서 일반세균수가 허용기준치인 1ml당 100마리 이하보다 많이 검출되었으며, 이에 따라 피고는 1990.8.30. 원고들에 대하여 각기 영업정지 4월에 갈음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는 이 사건 과징금부과처분을 하였다.

나. 이 사건 과징금부과처분이 적법한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이 사건 과징금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1) 원고들은 원고들에 대한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에 붙은 위 허가조건은 식품위생법의 목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에 위반함으로써 식품위생법에서 허가권자에게 부여한 부관부과에 관한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구 식품위생법(1986.5.10. 법률 제382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3 제4호(개정된 후의 현행 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도 같은 취지이다)는 공익상 그 허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어 보건사회부장관이 지정하는 영업 또는 품목에 해당되는 때에는 영업의 허가 또는 품목제조의 허가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근거한 구 식품제조영업허가기준(1975.9.1. 보건사회부고시 제3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1호 제4조 제1호는 보존음료수제조업의 신규허가는 하지 아니하되 다만 전량수출 및 외자도입법에 의하여 합작 또는 기술제휴하는 경우에는 신규허가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구 식품제조영업허가기준(1984.5.28. 보건사회부고시 제84-38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6호 제2조 제4호는 보존음료수제조업을 구 식품위생법 제23조의3 제4호의 규정에 의한 허가제한영업으로 규정하면서 다만 전량수출을 목적으로 하거나 주한외국인에게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그 허가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하면서 붙인 전량수출 또는 주한외국인에 대한 판매에 한함이라는 위 허가조건은 법령이 직접 특정한 행정행위의 효과 또는 효력을 제한하기 위하여 부과한 이른바 법정부관으로서 허가관청의 재량으로 붙이는 부관과는 그 성질을 달리하므로, 부관부과에 관한 목적한계, 비례·평등의 한계일탈이라는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2) 원고들은 또한 위 허가조건은 국민으로 하여금 보존음료수를 그 자신의 선택에 따라 마실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인 행복추구권 소비자선택권을 침해하였고, 합리적 근거없이 내국인을 주한외국인 등에 비하여 부당하게 차별대우를 하고 보존음료수제조업자를 정수기제조업자에 비하여 차별대우를 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하였으며, 보존음료수제조업자의 영업대상을 외국 또는 주한외국인으로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인 직업선택의 자유의 내용을 이루는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되어 당연무효이므로, 위 허가조건에 위반하였다고 하여서 한 이 사건 과징금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직업선택의 자유나 맑고 깨끗한 물을 자신의 선택에 따라 마실 권리 및 내국인이라고 하여 외국인에 비하여 불평등한 대우를 받지 아니할 권리라고 하더라도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자유와 권리를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 법률로써 이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보존음료수를 내국인에게 무제한적으로 판매를 허용할 경우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대다수 국민으로 하여금 수돗물이 식수로 적합하지 아니하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하고 나아가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기를 기피하게 하여 결국 식수공급행정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보존음료수를 마시는 계층과 수돗물을 마시는 계층간에 위화감을 조성하여 소득계층간의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며, 또한 우리나라 수돗물에 적응하지 못하는 주한외국인이나 우리나라 해외근로자에게 식수로서 보존음료수를 공급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성이 있어, 구 식품위생법 제23조의3 제4호나 현행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 및 이에 근거한 위 식품제조영업허가기준이 원칙적으로 보존음료수제조업에 대한 영업허가를 할 수 없되 다만 전량수출을 목적으로 하거나 주한외국인에게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영업허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고, 원고들은 위와 같은 허가조건하에 이를 수인하여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았거나 그 허가를 받은 자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하였으며, 또한 맑고 깨끗한 물을 그 자신의 선택에 의하여 마실 국민의 권리는 수돗물의 수질개선 지하수나 약수음료의 사용 청량음료의 사용 정수기의 사용 등의 방법에 의하여 추구할 수도 있어 비록 보존음료수의 내국인에 대한 판매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당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하면서 붙인 위 허가조건이 원고들의 영업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고는 볼 수 없고, 원고들이 정수기제조업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불이익한 대우를 받는 결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위와 같은 공공복리를 위한 법률상의 제한으로써 국민의 행복추구권 소비자선택권 및 평등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된다고도 볼 수 없어 위 허가조건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3) 원고 산수음료주식회사 및 원고 주식회사 고려종합은, 일반세균은 인체에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 것이고, 외국의 수질기준에서도 일반세균에 대하여는 그 허용기준치를 정하지 않는 것이 대다수임에도 불구하고 보존음료수의 일반세균허용기준치를 1ml당 100마리 이하로 정하여 놓고 위 원고들이 제조판매한 보존음료수에서 위 허용기준치 이상의 일반세균이 검출되었다고 하여 한 이 사건 과징금부과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하였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음용수의 수질기준은 해당 국가의 자연적 조건 등에 따라 다르게 설정될 수 있는데, 식품위생법 제7조 제1항은 보건사회부장관은 국민보건상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식품 등의 제조방법 등에 관한 기준과 그 성분에 관한 규격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위 기준과 규격에 맞지 않는 식품 등의 판매를 제한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58조는 그 위반에 대하여 허가의 취소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원고들이 제조판매한 보존음료수에서 공중위생법 제30조 제2항 수도법 제4조 등의 규정에 근거하여 마련된 음용수의수질기준등에관한규칙(1984.3.31. 보건사회부령 제744호)에서 정한 일반세균의 허용기준치인 1ml당 100마리 이하를 초과하는 일반세균이 검출된 이상 이는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고, 피고가 위 원고들의 위와 같은 위반에 대하여 영업정지 4월에 갈음하는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2. 원고들이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을 당시의 허가조건과 그 근거가 된 보건사회부고시의 성질에 관하여.

구 식품위생법 제23조 제1항 제22조 제1항에 의하면 식품 또는 첨가물의 제조업 등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영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건사회부장관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구 식품위생법시행령(1986.11.11. 대통령령 제12,00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28호는 보존음료수제조업을 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영업으로 정하고 있었으며, 현행 식품위생법 제22조 제1항 제21조같은법시행령 제7조 제1호 너.목도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바(다만 1991.3.11. 식품위생법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보존음료수제조업이 광천음료수제조업으로 그 명칭과 내용이 변경되었음. 이 뒤에는 원고들이 허가를 받은 당시를 기준으로 "보존음료수제조업"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한편 구 식품위생법 제23조의3 제4호나 현행 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는 공익상 그 허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어 보건사회부장관이 지정하는 영업 또는 품목에 해당되는 때에는 영업 또는 품목제조의 허가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보건사회부장관이 이 규정에 따라 허가제한영업을 지정한 고시로서 원고들이 받은 이 사건 허가에 적용될 식품제조영업허가기준(1985.3.11. 보건사회부고시 제85-17호로 개정된 것. 이 고시 부칙 제2항 제2호에는 이 고시 시행이전에 보존음료수제조영업 등의 허가를 받은 자는 이 고시 제2조 제4호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원고들이 1976.1.23.부터 1987.6.23.까지 사이에 허가를 받은 이 사건에는 1985.3.11. 개정된 위 고시가 적용된다. 이 뒤에는 이 고시를 "고시"라고 부르기로 한다) 제2조 제4호 제1조 제6호는 보존음료수제조업은 허가를 할 수 없고 다만 제품을 전량 수출하거나 주한외국인에게만 판매하여야 하는 등의 요건을 갖추는 경우에만 그 허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계법령의 위와 같은 규정내용에 의하면, 위 고시는 공익상의 이유로 허가를 할 수 없는 영업의 종류를 지정할 권한을 부여한 구 식품위생법 제23조의3 제4호에 따라 보건사회부장관이 발한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법의 규정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지니면서 그것과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의 성질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바 (당원 1987.9.29. 선고 86누484판결; 1988.5.10. 선고 87누1028 판결 등 참조), 보존음료수제조업은 제품을 전량 수출하거나 주한외국인에게만 판매하여야 하는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가를 할 수 있도록 위 고시에 규정되어 있고 원고들이 위 고시에 따라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이상, 원고들은 위 고시의 법규명령적인 효력에 따라 제품을 전량 수출하거나 주한외국인에게만 판매하여야 할 의무를 직접 지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들이 받은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에 위와 같은 내용의 허가조건이 붙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 고시에 따라서 직접 지게 되는 의무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여, 이와 같은 조건은 이른바 법정부관으로서 행정청의 의사에 기하여 붙여지는 본래의 의미에서의 행정행위의 부관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법정부관에 대하여는 행정행위에 부관을 붙일 수 있는 한계에 관한 일반적인 원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위 고시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될 때에는 위 고시는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므로, 원고들이 위 고시에 따라서 지게 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제적 행정처분을 하는 것은 위법하다 고 할 것이다.

원래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음은 헌법 제37조 제2항(위 고시가 시행될 당시 시행중이던 구 헌법 제35조 제2항도 같다)이 규정하고 있는 바인데, 위 고시는 공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영업 등의 허가를 제한할 수 있다는 구 식품위생법의 관계규정에 따라 발하여진 것이므로,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제한할 수 있는 법률상의 근거는 있다고 할 것이지만, 위 고시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이 아니거나, 또는 필요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덜 제한하는 다른 방법으로 그와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든지, 위와 같은 제한으로 인하여 국민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그와 같은 제한에 의하여 달성할 수 있는 공익보다 클 경우에는 이와 같은 제한은 비록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헌법에 위반되는 것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므로, 위 고시가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의무를 지게 하고 있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 것인지의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3. 위 고시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인지의 여부에 대하여.

가. 직업의 자유와 그 제한.

헌법 제15조(구 헌법 제14조도 같다)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데, 이 규정에 의하여 보장되는 자유 가운데에는 본래의 의미에서의 직업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선택한 직업에 종사하면서 그 활동의 내용 태양 등에 관하여도 원칙적으로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는 직업활동의 자유도 포함된다 고 할 것이고,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도 직업의 자유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위 고시는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자에게 제조한 음료수를 전량 수출하거나 주한외국인에게만 판매하도록 하여 국내에서 우리 국민에게는 판매하지 못하게 금지함으로써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임이 명백한바, 이와 같은 직업의 자유의 제한이 과연 헌법에 합치하는 것인지가 문제된다.

원래 직업은 그 종류 성질 내용 사회적 의의 및 영향이 각양각색이어서 그 규제를 요구하는 사회적인 이유나 목적도 천차만별이고 그 중요성도 꼭같지 않아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도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취하게 되기 때문에 그것이 위헌인지의 여부도 일률적으로 논할 수는 없고 구체적인 제한조치에 관하여 제한의 목적 필요성 내용과 그것에 의하여 제한되는 직업의 자유의 성질 내용 및 제한의 정도 방법 등을 검토하고 이들을 비교교량하여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직업의 선택 자체는 제한하지 않으면서 직업활동의 내용이나 태양만을 제한하는 것일 때에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보다는 제한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범위도 커서 비교적 용이하게 제한의 필요성과 합리성을 긍정할 수 있겠지만, 이와 같은 구분도 반드시 절대적인 것은 아니어서, 형식적으로는 직업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에 있어서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직업활동의 자유를 크게 제한할 경우에는 그 제한의 합리성을 쉽게 긍정하여서는 안되고, 개인의 자유보다 우월한 매우 중요한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제한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그 제한을 합헌적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 그 제한이 특정한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때에는, 그 금지가 일정한 경우에 예외를 인정하는 상대적인 것인지, 아니면 전혀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인지에 따라 제한의 정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그에 따라 합헌적인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도.

위 고시는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으려는 자에게 그 허가를 하여주면서 그 대신 국내에서 우리 국민에게 판매하는 것(이 뒤에는 "국내판매"라고 약칭한다)만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형식적으로는 직업활동의 자유만을 제한하는 가벼운 정도로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피상적으로 보면 그럴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원고들이 위 고시로 인하여 받는 제한은 매우 중대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원고들은 1987년 현재 보존음료수의 해외수출량이 총생산량의 1.3%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기록 제34장), 그와 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인정할만한 자료를 기록에서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또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와 같은 비율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그 밖에 국내에서 외국인에게 판매되는 양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제조하는 보존음료수의 거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우리 국민에게 판매할 수밖에 없는데, 이와 같은 보존음료수의 잠재적인 판매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폐쇄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면서 그 허가의 요건을 한정하는 것(이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에 못지 않는 큰 제한으로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영업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에 있어서도 국내판매를 완전히 금지하여 어느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하고 있지 않고 있으므로, 그 제한의 정도가 절대적인 것이어서 직업의 자유를 심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정도로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려면 매우 중요한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제한이 필요하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다. 제한의 목적 및 그 필요성.

그러면 이제 위 고시가 원고들의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목적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1) 원심이 피고의 주장에 따라 위 고시가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는 자의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목적으로 인정한 것 중의 하나는, 보존음료수를 내국인에게 판매하는 것을 제한없이 허용할 경우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대다수 국민으로 하여금 수돗물이 식수로 적합하지 아니하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하고 나아가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것을 기피하게 하여 결국 식수공급행정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목적의 하나는 보존음료수를 마시는 계층과 수돗물을 마시는 계층간에 위화감을 조성하여 소득계층간의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원심은 그 밖에 수돗물에 적응하지 못하는 주한외국인이나 우리나라 해외근로자에게 식수로서 보존음료수를 공급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성이 있다고도 설시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사유는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에 대하여는 더 이상 살펴보지 않기로 한다).

(2)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두번째의 목적, 즉 위화감의 방지는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만한 정당한 목적이라고 할 수 없다. 피고가 주장하는 위화감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상대적 박탈감(상대적 박탈감), 즉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허용하게 되면 그로 인하여 종전에 수돗물을 마셨고 앞으로도 보존음료수를 마실 형편이 안되어 수돗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보존음료수를 마시는 것을 보게 되면 그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입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는 취지로 이해되는바, 이와 같은 현상은 그로 인하여 사회적으로 중대한 불안이 야기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를 법률로 규제할 성질의 것은 되지 못한다. 보존음료수를 국내판매하게 되면 국민중의 일부만이 보존음료수를 마실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는 국민들이 음료수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만큼 커지는 것을 의미하게 되어(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이 실현되는 상태라고 하겠다) 국가나 사회 전체로 볼 때에는 복리가 증진된 상태라고 할 터인데, 그로 인하여 국민중의 다른 일부가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유만으로 이와 같은 복리의 증진을 저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이와 같은 상대적 박탈감의 방지를 평등의 원칙에 의하여 정당화할 수도 없다.

오히려 보존음료수를 국내에서 주한외국인에게 판매하는 것만을 허용하는 것이 위와 같은 위화감을 더 조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3) 이에 비하여 원심이 인정한 첫번째의 목적, 즉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허용할 경우에는 대다수 국민으로 하여금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게 하고 나아가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것을 기피하게 하여 결국 식수공급행정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게 되므로 이를 방지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는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한 정당한 목적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와 같은 이유만으로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하는 것이 과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꼭 필요하고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점이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목적이 정당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목적과 수단 사이에 균형이 유지되지 아니하면 합리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 그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별문제이겠지만,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은 근본적으로 국민이 수돗물의 질을 믿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수돗물의 질이 객관적으로 어떻게 평가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와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물론 보건사회부장관이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허용한다면 정부 스스로 수돗물의 질이 나쁘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되어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과연 그럴 것인지, 또 그렇다면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어느 정도나 커질 것인지는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와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이유만으로 보존음료수를 주한외국인에게만 판매하도록 허용하고 국내판매를 완전히 금지할 정도로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자들의 직업의 자유를 강력하게 제한하는 것을 정당한 것으로 볼 수 있을런지도 의문이다.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수돗물의 질을 향상시키거나 그와 같은 불안감이 근거가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객관적인 자료에 의하여 국민에게 명백히 알려주는 것일 터인데, 그와 같은 조치는 취하지 아니한 채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만을 금지한다고 하여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근본적으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므로,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하는 것이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한 필요하고도 적절한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4) 그렇다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목적만으로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자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고 하지 않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식품으로 인한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식품영양의 질적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국민보건의 증진에 이바지하려는 식품위생법의 목적(제1조)에 비추어 보더라도, 보건사회부장관이 구 식품위생법 제23조의3 제4호나 현행 식품위생법 제24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위와 같이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는 자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고시를 발한 것이,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하여 꼭 필요하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고시는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4. 위 고시가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인지의 여부에 대하여.

헌법 제10조(구 헌법 제9조도 같다)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행복추구권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임을 밝히고 있는바, 인간이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나 마시고 싶은 음료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의 하나로서 행복추구권의 중요한 내용을 이룬다 고 할 것이므로, 국민이 마시고 싶은 음료수를 선택할 자유를 제한하기 위하여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위 고시는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자라고 하더라도 국내에서 우리 국민에게는 보존음료수를 판매하지 못하게 금지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우리 국민이 위와 같은 음료수를 선택하여 마실 행복추구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식수공급행정의 혼란을 방지한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위와 같은 행복추구권을 제한할 수 없는 것임은, 더 설명할 필요없이 위 3.항에서 살펴본 바에 따라 이미 밝혀졌다고 하겠다.

뿐만 아니라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더 커지는 것을 방지한다는 공공의 목적이 정당한 것이고, 그 목적을 위하여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하는 것이 필요하고도 적절한 수단으로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와 같은 공공의 목적과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함으로 인하여 국민의 행복추구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비교하여 본다면, 행복추구권이 제한되거나 침해됨으로 말미암아 국민이 입게 되는 손실이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도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민이 수돗물의 음료수로서의 질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게 되면 다른 음료수를 찾게 되는 것이 당연한데,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조성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국민으로 하여금 다른 음료수를 선택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수돗물만을 마시도록 강요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구 헌법 제33조도 거의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국민이 수돗물의 질을 의심하여 수돗물을 마시기를 꺼린다면 국가로서는 수돗물의 질을 개선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그와 같은 의심이 제거되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만일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나 의심이 단시일내에 해소되기 어렵다면 국민으로 하여금 다른 음료수를 선택하여 마실 수 있게 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는 대신 보존음료수의 국내판매만을 금지하는 것은 수돗물의 질에 대하여 의심이 생기는 책임을 보존음료수에 전가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민으로 하여금 수돗물만을 계속하여 마시도록 간접적으로 강제함으로써 국민의 환경권을 제한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원심은 맑고 깨끗한 물을 마실 국민의 권리는 수돗물의 수질개선 지하수나 약수음료의 사용 청량음료의 사용 정수기의 사용 등의 방법에 의하여 추구할 수도 있으므로 행복추구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시하고 있으나, 그와 같은 방법들이 보존음료수를 사서 마시는 것보다 더 용이한 방법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수돗물의 질의 개선은 국민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함에 있어서는 규제하려는 쪽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덜 제한하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를 모색하여야 할 것이지, 제한당하는 국민의 쪽에서 볼 때 그 기본권을 실현할 다른 수단이 있다고 하여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기본권의 제한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논리는 앞뒤가 뒤바뀐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위 고시가 보존음료수제조업의 허가를 받은 원고들이 보존음료수를 국내판매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의 자유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피고가 무효인 위 고시가 효력이 있는 것임을 전제로 원고들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한 이 사건 과징금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피고의 이 사건 과징금부과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직업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어 그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안우만 김용준(주심) 천경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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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12.12.선고 90구2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