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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도803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허위유가증권작성,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사기][공1995.11.15.(1004),3654]
판시사항

가. 선하증권 기재의 화물을 인수하거나 확인하지도 아니하고 또한 선적할 선편조차 예약하거나 확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출면장만을 확인한 채 실제로 선적한 사실이 없는 화물을 선적하였다는 내용의 선하증권을 발행였다면 허위유가증권작성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나.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죄의 공동정범이 성립되는 경우

판결요지

가. 선하증권 기재의 화물을 인수하거나 확인하지도 아니하고 또한 선적할 선편조차 예약하거나 확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출면장만을 확인한 채 실제로 선적한 일이 없는 화물을 선적하였다는 내용의 선하증권을 발행, 교부하였다면 피고인들은 위 선하증권을 작성하면서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기재를 하였음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위 선하증권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볼 것이고, 피고인들이 진실에 반하는 선하증권을 작성하면서 곧 위 물품이 선적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고 하여 위 각 선하증권의 허위성의 인식이 없었다고 할 수 없으며, 화물이 선적되기도 전에 이른바 선선하증권을 발행하는 것이 해운업계의 관례라고 하더라도 이를 가리켜 정상적인 행위라거나 그 목적과 수단의 관계에서 보아 사회적 상당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들이 위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없으므로 허위유가증권작성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나. 허위작성된 유가증권을 피교부자가 그것을 유통하게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교부한 때에는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죄에 해당하고, 행사할 의사가 분명한 자에게 교부하여 그가 이를 행사한 때에는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죄의 공동정범이 성립된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원서

주문

원심판결 중 허위유가증권작성 및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의 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은 서울 중구 (이하 생략) 20 소재 화물운송주선업체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이사로서 위 회사의 실질적 경영자이고, 피고인 2는 위 회사의 영업계장인바, [1] ㈎ 공소외 2 주식회사 대표이사인 공소외 3과 공모하여 1993.12.18. 공소외 1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사실은 공소외 3이 중국 심양에 물품을 수출할 계획도 없고, 공소외 3이 인천항을 출발하여 중국 대련항에 입항할 얀셍 287더블유호에 화물을 선적한 사실이 없음에도 행사할 목적으로 공소외 3이 같은 날 얀셍 298더블유호에 알루미늄호일 등 미화 200,000불 상당의 화물을 선적하였다는 내용의 선하증권을 발급하여 허위유가증권을 작성하고 같은 달 20. 서울 강남구 도곡동 538 소재 국민은행 도곡동지점에서 공소외 3이 위 허위의 선하증권을 수출환매입서에 첨부, 지점장인 피해자 전만일에게 제시하여 이를 행사하고, ㈏ 즉석에서 위 선하증권을 진실한 것으로 믿은 위 전만일로부터 위 선하증권의 매입대금으로 161,286,279원을 공소외 3의 예금구좌로 입금받아 공소외 3이 이를 편취하는데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하고, [2] ㈎ 공소외 3과 공모하여 같은 해 18. 공소외 1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사실은 공소외 3이 위와 같이 오우션프린스 31엔호에 화물을 선적한 사실이 없음에도 행사할 목적으로 공소외 3이 같은 날 위 오우션프린스 31엔호에 폴리우드 등 미화 999,936불 상당의 화물을 선적하였다는 내용의 선하증권을 발급하여 허위유가증권을 작성하고, 같은 달 23. 위 국민은행 도곡동지점에서 공소외 3이 위 허위의 선하증권을 수출환매입신청서에 첨부, 위 전만일에게 제시하여 이를 행사하고, ㈏ 즉석에서 위 선하증권을 진실한 것으로 믿은 위 전만일로부터 위 선하증권의 매입대금으로 806,775,583원을 공소외 3의 예금구좌로 입금받아 공소외 3이 이를 편취하는데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하였다는 것인바, 원심은 대외무역을 영업으로 하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3은 실제로는 중국 심양에 물품을 수출할 계획조차 없고 인천항을 출발하여 중국 대련항에 입항할 얀셍 298더블류호 및 오우션프린스 31엔호에 화물을 선적한 일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1993.12.18. 공소외 1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피고인 2에게 그가 같은 날 위 얀셍 298더블유호에 알루미늄호일등 미화 200,000불 상당의 화물을 선적하였다는 내용의 선하증권과 그가 같은 날 위 오우션프린스 31엔호에 폴리우드 등 미화 999,936불 상당의 화물을 선적하였다는 내용의 선하증권을 각 발급하여 달라고 요청하자 피고인 2는 위 각 화물을 인수하거나 확인하지도 아니하고 또한 선적할 선편을 예약하거나 확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출면장만을 확인한 채 위 요청대로의 위 각 선하증권을 작성하여 피고인 1에게 보고한 후 그의 서명을 받아 이를 공소외 3에게 각 발급한 사실, 공소외 3은 위 전만일에게 위 각 선하증권이 마치 진정한 것인 양 가장하고 다른 수출관계서류들 및 수출환매입서와 함께 제시하여 위 전만일을 기망하고 이에 속은 위 전만일로부터 수출환어음의 매입대금조로 위 각 금원을 편취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이 공소외 3의 요청을 받아들여 위 각 선하증권을 발급하고 공소외 3이 이를 행사하여 수출환어음의 매입대금조로 금원을 각 편취한 사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위 각 선하증권의 허위성을 인식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소외 3의 금원편취 행위를 도울 의사를 가졌다고 바로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피고인들이 위 각 선하증권을 작성하고 행사함에 있어 그 내용의 허위성을 인식하였고, 위 각 선하증권을 이용하여 공소외 3의 금원편취 행위를 방조할 의사를 갖고 있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인들과 같은 주선업자들은 수출업자가 수출면장을 받은 뒤에는 보세구역에 입고된 화물을 임의로 출고할 수 없고 세관장이 정한 기간 내에 수출을 이행하여야 하는 실제 수출업무로 인하여 수출면장이 발급되면 당연히 곧 선적되리라고 믿고, 고객유치의 편의제공과 업무절차간소화 등을 이유로 화물이 인수되거나 선적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출업자의 수출면장만을 확인하고 선선하증권인 창고증권을 발행하여 오고 있는 점, 피고인들은 공소외 3으로부터 위 각 선하증권의 발급을 요청받자 그 화물에 대한 수출면장이 있는 데다가 달리 그 화물이 선적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었기에 그 화물이 조만간 선적되리라고 믿고 위 각 선하증권의 내용이 허위이거나 허위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주선업자들의 창고선하증권 발급 관례에 따라 위 각 선하증권을 발행한 점, 실제로 주선업자가 발행한 창고선하증권만을 믿고서 수출환어음을 아무런 조건 없이 매수하여 그 대금을 즉시 지불하는 은행은 드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로서는 공소외 3이 위 수출면장의 내용과는 달리 위 수출화물들을 실제로 선적할 생각 없이 위 각 선하증권을 발급받고, 끝내 선적하지도 아니한 채로 위 발급받은 각 선하증권을 이용하여 은행을 속여 수출환어음의 매입대금조로 거액을 편취하리라고는 미필적인 의심은 커녕 전혀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

2. 당원의 판단.

가. 먼저 허위유가증권작성 및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허위의 유가증권을 작성한다고 함은 작성권한 있는 자가 자기 명의로 기본적 증권행위를 함에 있어 유가증권의 효력에 영향을 미칠 기재사항에 관하여 진실에 반하는 내용을 기재하는 것을 말하고, 이러한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죄가 성립하려면 유가증권의 내용이 진실에 반한다는 것을 주관적으로 인식하여야 하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위 각 선하증권 기재의 각 화물을 인수하거나 확인하지도 아니하고 또한 선적할 선편조차 예약하거나 확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출면장만을 확인한 채 공소외 3의 요청대로 위 얀셍 298더블류호에 실제로 선적한 일이 없는 알루미늄호일 등 미화 200,000불 상당의 화물을 선적하였다는 내용의 선하증권과 위 오우션프린스 31엔호에 실제로 선적한 일이 없는 폴리우드 등 미화 999,936불 상당의 화물을 선적하였다는 내용의 각 선하증권을 발행, 교부하였다는 것이므로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들은 위 각 선하증권을 작성하면서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기재를 하였음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위 각 선하증권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볼 것이고, 피고인들이 진실에 반하는 선하증권을 작성하면서 곧 위 각 물품이 선적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고 하여 위 각 선하증권의 허위성의 인식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으며, 화물이 선적되기도 전에 이른바 선선하증권을 발행하는 것이 해운업계의 관례라고 하더라도 이를 가리켜 정상적인 행위라거나 그 목적과 수단의 관계에서 보아 사회적 상당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당원 1985. 8.20. 선고 83도2575 판결 참조) 피고인들이 위 각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없으므로 허위유가증권작성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한편 허위작성된 유가증권을 피교부자가 그것을 유통하게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교부한 때에는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죄에 해당하고, 행사할 의사가 분명한 자에게 교부하여 그가 이를 행사한 때에는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죄의 공동정범이 성립되는 것인데, 피고인들이 위 각 허위작성된 선하증권을 은행에 제출하여 행사할 것이 분명한 공소외 3에게 교부하여 공소외 3이 이를 행사한 이상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죄에도 해당된다 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허위유가증권작성 및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허위유가증권작성죄 및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므로 상고논지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나. 다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방조 및 사기방조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위 사기방조죄 등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고, 소론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이 공소외 3의 금원편취 행위를 방조할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허위유가증권작성 및 허위작성유가증권행사의 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방조 및 사기방조의 점에 관한 상고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주심) 안용득 신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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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5.3.3.선고 94노2935
참조조문